개미 1 (양장) - 제1부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동안 읽은 책들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읽었고, 가장 읽고 싶었던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는 참 흥미로운 책이었다. 추리 소설? 과학 소설? 이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혼란스러웠던 부분이다. 그리고 글의 전개 역시 처음에는 개미들의 세계와 인간들의 세계 두 세계의 이야기가 따로 진행되지만, 그것은 다시 개미들의 세계, 인간들의 세계, 지하실로 들어간 사람들의 그들만의 세계의 세가지 이야기로 진행된다.

천재 곤충학자 에드몽 웰즈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그가 남긴 저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차지하기 위한 다른 과학자들간의 암투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가가 연구실로 사용하던 깊은 지하실로 사람들이 하나 둘 실종되고, 수사에 나섰던 구조 대원들과 형사들 마저 지하 세계로 잠적해 버리자 경찰 당국은 지하실 입구를 봉쇄하고 수사를 포기한다. 개미 세계의 벨로캉에서는 개미들이 원인 모를 떼죽음을 당하고 그 비밀을 밝히려는 수개미 327호는 바위 냄새를 풍기는 개미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리고 암캐미 56호와 병정개미 103683호를 알게된다. 그들과 함께 바위 냄새를 풍기는 개미들에 대해서 조사하지만, 그들은 도리어 그 바위 냄새를 풍기는 개미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리고 수개미 327호의 죽음, 거의 대부분의 암캐미들이 생식 중에 죽어버리는 <신생의 축제>에서 살아남은 암캐미 56호, 동쪽으로 머나먼 탐험을 떠난 103683호.

한편, 인간 세계의 퐁텐블로시에서는 살타 삼형제를 비롯한 몇 명의 과학자들이 연쇄적으로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 현장에는 범인의 지문이나 다른 아무런 흔전조차 남아 있지 않은 채 수사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피살자들은 모두 종합 화학 회사 CCG에서 극비리에 추진중인 <바벨 계획>팀의 연구원들이다. 살인 사건을 맡은 형사 멜리에스와 개미 박사 에드몽 웰즈의 딸인 미모의 여기자 레티샤는 서로 반목하면서 사건의 베일을 하나하나 벗겨 나간다. 그러던 중에 또다시 한 사람의 과학자가 살해되고 그가 남긴 단서는 'FOURMIS' 즉, 프랑스어로 개미라는 일곱 글자뿐이었다. 그 단서로 인해 수사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어 멜리에스와 레티샤는 거짓 정보로 개미들을 유인하고, 결국에는 개미들을 조정하여 살인극을 빚어낸 범인들을 찾아내고 만다. 그 범인은 에드몽 웰즈의 『백과사전』에 깊은 감명을 받고 개미들이 멸종되지 않도록 그들을 지키고자 하는 노부부로 밝혀진다.

'개미' 두 사건이 결국 하나로 얽혀 있음이 드러나기까지 팽팽한 긴장의 끈을 한시도 늦추지 않고 숨가쁘게 갈마들며 진행된다. 그리고 희귀한 실험과 역사적 사실로 구성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도 그 내용이 더욱 깊어지고 재미를 한층 더해주는 요소이다.나는 '개미'를 읽으며 한 마리의 개미, 혹은 하나의 개미 도시가 태어나서 성장하고 멸망해 가는 과정을 치밀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낸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 '개미'를 쓰기 위해 거의 30년 전생애를 바쳐 개미를 관찰하고 연구하였으며, 개미에 관한 논문이 콘테스트에서 호평을 받아 <뉴스> 재단의 주선으로 아프리카로 가서 개미 연구에 몰두한 적이 있는 개미 박사이기도 하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개미들로부터 시작되는 사실적인 묘사는 마치 현미경으로 보는 듯 섬세하고 정교하다.

그리고 수백만 개미떼가 전열을 갖추어 전쟁을 치를 때 전차를 방명해 적을 공격하기도 하고, 세균전을 펼치기도 하는 등의 광경이나, 개미가 뿜어내는 냄새의 언어인 페로몬을 화학적으로 분석하여 사람과 개미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한 대화를 시도하는 장면 등에서 이 '개미'가 과학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는 것 같다. 언젠가 개미들의 언어가 더 발전하여.. 더이상 페로몬이나 단순한 청각 언어가 아니라 인간과의 커뮤니 케이션. 즉 의사소통이 되는 날이 온다면, 참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이 책에 대해서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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