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년 유태인의 지혜 탈무드 - 채우리 세계명작 2
배영옥 엮음, 김미정 그림 / 채우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들은 흔히 유태인들을 세계의 여러 민족 중에서 두뇌가 가장 뛰어난 민족이라 생각한다.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유태인들은 세계의 역사를 뒤바꿔 놓을 만큼 놀라운 업적들을 남겼다. 그러한 업적만큼이나 유태인들의 활동 분야 역시 정치•과학•문학•예술•종교 등 다양하다. 아인슈타인, 뉴턴, 마르크스, 프로이트 등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을 법한 이 네 명의 인물은 모두 유태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유태인만 하더라도 50∼60여명은 족히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유태인들이 세계에서 두뇌가 가장 뛰어난 민족이라는 생각은 일리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유태인들에 대한 찬사가 있기에 앞서 유태인들의 생활 지침서이자, 정신적 지주라고 하는 탈무드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탈무드가 유태인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탈무드의 가르침에 따라 태어나 성장하고 교육받고 생활한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는다는 말이 있지만, 한 권의 책이 이렇게 한 민족 전체에게 영향을 끼치는 책이란 그리 많지 않다. 과연 탈무드가 어떤 책이기에 유태인들이 이토록 헌신적으로 탈무드의 가르침을 따르고 지향하는 것일까? 유태인들에게 있어 탈무드는 조상 대대로부터 내려져 온 가르침이었다. 기원전 200년경부터 500년까지 약 700여년에 걸쳐 랍비들에 의해 종합 정리되어 이루어진 실로 장대한 책인 탈무드. 축척되어 내려온 지혜의 결정체가 바로 탈무드인 것이다.

유태인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마디로 수난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로마의 학정에서부터 근대 독일의 나치 대학살 까지. 그러한 수난의 역사 속에서, 유태인들이 수 천년간 뿔뿔이 흩어져 살아오면서도 그들 고유의 문화와 민족성을 잃지 않고 지켜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탈무드였다. 유태인들이 나라 없는 설움을 딛고 다시 영토를 되찾기까지, 유태인 특유의 정신력과 함께, 탈무드가 존재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 조상 대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탈무드는 유태인들에게는 정신적 지주나 마찬가지였다. 만약 탈무드가 전부 소실되어 버렸더라면 그들은 다른 민족들의 이방인 노릇이나 하며 평생 살아야 할 운명이었을지 모른다. 탈무드는 유태인을 하나로 연결시켜 주는 고리와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다.

유태인의 역사는 곳 탈무드의 역사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유태인과 탈무드는 함께 해 왔다. 현재 우리가 접하는 탈무드는 완벽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유태인들이 수 천년동안 여러 민족에게 수난을 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탈무드도 여러 차례 수난을 당한다. 탈무드는 1244년부터 1957년에 이르기까지 기독교도 들에 의해 10여 회에 걸쳐 찢기고 불태워 졌다. 그러한 수난의 역사 속에서도 탈무드가 현재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구전이라는 원시적인 방법에 의해서 이다. 구전의 방법을 택해서 까지 탈무드가 현재까지 전해진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영영 사라져 버렸을지 모를 지혜의 결정체인 탈무드를 현재의 우리가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탈무드는 '바다'. 유태인들은 탈무드를 바다라 불렀다. 그것은 이 책 속에 담긴 지혜의 무궁무진함, 바로 이것 때문이다. 한없이 넓고 끝없는 바다처럼 탈무드에서는 유태인들의 선조 때부터 축척되어 내려온 수많은 지혜들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탈무드는 유태인들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민족이 읽어볼 가치가 있는 삶의 지혜가 담긴 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 탈무드는 유태인들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나는 탈무드를 누구나 한번쯤은 꼭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유태인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책의 교훈적 내용들도 그렇지만, 유태인에 대해 연구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탈무드를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유태인들은 탈무드와 함께 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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