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어린이를 위한 인생 이야기 26
장 지오노 원작, 채혜원 편역, 이정혜 그림 / 새터 / 199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회 질서가 복잡하고, 경제가 어려울 때 친구들에게 희망을 찾아 줄수 있는 책이라는 추천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이 책의 주 인공이 직접 본 떡갈나무 숲과 노인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주인공인 장지오노와 같이 산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같이 배낭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드는것만 같았다. 장지오노가 산을 여행하다가 그만 길을 잃어 하루 종일 산을 해매며 돌아 다니는 모습. 물이 마시고 싶어 쩔쩔매는 모습을 볼 때 나는 '장지오노가 이러다 쓰러지면 어떡하지?' 하는 조바심을 가지며 한 줄 한 줄 책을 읽어 나갔다. 만약 그때 장지오노가 양치기 노인을 만나, 물을 얻어 마시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암울한 생각을 해 보았다.

이 글에 나오는 양치기 노인은 정말로 인정이 많고, 착한 성품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처음에 장지오노를 만났을 때, 낯선 등산객인데도 불구하고 물을 마시게 해 주었고, 그날 밤에 노인의 집에서 재워주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다음 날, 노인은 장지오노를 데리고 황무지에 가서 땅에 도토리를 심었다. 이 부분에서 나는 노인이 황무지에 도토리를 심는 것은 '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양치기 노인은 1년 전에 10만개의 도토리를 심은 결과 2만개의 떡갈나무가 자랐다고 한다. 그런데 '20%의 성과만 얻었다면 떡갈나무를 자라게 하는데는 노인이 더 손해가 아닌가?' 이렇게 느꼈던 난 이 책을 다 읽고야 양치기 노인은 명예와 보수를 바라지 않고, 진실된 마음으로 도토리를 심었다는 것을 알았다. 세상에는 악한 자와 선한자, 강한자와 약한자가 있기 마련인데 양치기 노인은 그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때론 퉁명스럽고, 때론 자상하신 그런 분이었다. 장지오노는 노인과 헤어져 20년 후에 다시 그 곳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그 황무지는 20년 전과 달리 거대한 떡갈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사람들은 그 곳에 행복하게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었다. 장지오노는 흐뭇하였다. 굽은 허리를 힘들게 이끌고 돌아 다니며 한 곳 한 곳마다

정성을 다해 도토리를 심은 노인이 떠올랐던 것이다. 나는 비로소 그 때야 그 노인이 무엇을 위해 그런 노력을 기울였는지 깨달았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은은한 향기가 배어나는 작품인 것 같다. 버려진 황무지 땅에다 도토리 씨앗을 뿌리며 자신의 이익을 구하지 않는, 양치기 노인의 삶의 모습. 당장에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또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 묵묵한 삶의 자세. 그것은 우리들에게 성실한 자세를 가르쳐 주며, 묵묵하게 자신의 업적을 쌓아 가는 자세가 성실성에서 비롯된 것을 알려 준 것 같다. 양치기 노인이 생애를 마칠 때까지 심었던 도토리 한톨 한톨. 거기엔 양치기 노인의 소중한 마음이 묻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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