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 배따라기, 김연실전 외 8편 한국문학대표작선집 13
김동인 지음 / 문학사상사 / 199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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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감자'라는 제목에서 시골의 구수하고 옛날 모습을 그린 책이라는 짐작을 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처음의 내 짐작은 터무니 없는 것이었음을 알수 있었다.이 책의 주인공 복녀는 가난하지만 선비의 딸로서 막연함이나 기품을 지니고 있었지만 80원에 게으른 홀아비에게 팔려 시집을 가게된다. 하지만 복녀의 서방은 게으름 때문에 이미 신용을 잃었고 심지어 칠성문 빈민굴로 쫓겨가게 되었다. 하루의 품삯은 32전인데, 우연히 발견한 것은 놀고있는 여자인부들이 더 많은 품삯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복녀 또한 일하지 않는 인부들 축에 끼게 되었다. 가을이 된후 빈민굴 여인들은 중국인 감자밭에 들어가 감자 도둑질을 했다.

복녀 또한 왕서방 감자밭에 들어가 감자를 훔치다 주인인 왕서방에게 들켜 왕서방에게도 몸을 맡기게 된다. 남편 또한 왕서방이 찾아오면 으레 비켜주었고 이리하여 복녀네는 빈민굴에서 부자가 되었다. 아마도 그때마다 찾아오는 돈이었기에, 남편이 의례 자리를 비켜주는것은 아니었을까.. 그 때 왕서방이 백원을 주고 처녀하나를 마누라로 사오게 되었다. 새 색시가 오는 날 복녀는 왕서방을 찾아가 실갱이를 벌이다가 낫에 찔려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비참한 죽음이다] 사흘 후, 복녀의 남편, 왕서방, 한방의사가 모여 서로에게 돈이 오가게 되고, 결국 복녀는 뇌일혈이란 진단을 받고 공동묘지로 옮겨졌다.

얼마 전 뉴스에서 돈 때문에 팔려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자기 자식을 티켓다방에 취직시키고, 친구를 술집에 팔아 넘기는 것을. 심지어는 아들의 손가락을 부러뜨려서 보험료를 받기까지 했다. 이게 말이 될 일일까? 복녀가 이 소설 속에서 몸을 팔면서 사는 것과 현재와 다를 바 없다. 돈 때문에 술집이나 미아리에 갇혀서 매음을 하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노예의 그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물론 돈이란 생계유지 및 품위유지에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돈은 있다가도 없어지는 종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복녀가 죽은 후에도 슬퍼하기보다도 돈만 오가는 모습들, 현대인들과 정말 똑같다. 사람의 목숨보다도 순결보다도 돈이 우선으로 무엇이든 돈으로 해결하려는 그런 자세가 너무 안타깝다.

아직까지도 돈 때문에 매음을 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돈만 주면 다 된다는 식이다. 어리석은 인간들이다. 언제 돈에 지배당하지 않는 세상이 올까 궁금하기까지 한다. 아무리 착하고 자신의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많다 해도, 나는 아직까지 욕심많은 사람이 더 많다고 본다. 우리나라를 위해서라도, 나자신을 위해서라도, 복녀의 안타까운 죽음을 위해서라도, 돈이라는 매물의 노예는 돼지 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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