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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베이킹 - 기본에 충실한, 그래서 더 특별한 앙꼬의 브레드 수업
앙꼬 박정미 지음 / 시드페이퍼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매일 매일 식빵을 구워도 온가족이 그날 다 먹어주니
이렇게 빵만들기가 신날줄이야!!
제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오븐은 올해로 8년이 되어가는 광파오븐인데
어제 신랑이랑 데이트하면서 슬쩍 '오븐' 얘길 했더니 이사가면 바꾸자네요
한동안 홈베이킹에 관심도 뚝, 귀찮아서 다 사다먹고 있었는데
요즘 베이킹에 재미가 붙어 비싼 오븐과 한동안 내려뒀던 키친***
요런 반죽기 보며 설레고 있어요

제가 요즘 신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클래식 베이킹 때문인데요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빵들, 차근차근 따라하면 신기하게도 만들어지고
발효 어려운 겨울인데 제법 잘 나와서 빵굽는 재미가 쏠쏠해요
저만 재미있는게 아니라 빵이 맛있으니까 가족들이 굽자마자 다 먹어주고
더 없나 아쉬워할정도니 정말 빵구울맛 나겠죠?

그동안은 덮어놓고 어려울것 같고 복잡할것 같아서 쳐다도 안봤던
다양한 방법으로 식빵을 구워보고 있는데
전 원래 식빵류, 치아바타, 바게트 이런 심심한 빵을 좋아해요
최근에 식빵 관련책이 몇권 나와서 살까말까 고민하다 제타입이 아니라 안샀는데
그 책들보다 더 제대로 식빵 따라만들기 좋은 책이 바로 클래식 베이킹
재료도 별다른게 없는데 어쩜 반죽법에 따라 맛, 풍미, 식감이 다 달라
매일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뭘 만들까 고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할정도에요
맨 처음엔 새로운 시도가 겁나 스트레이트법부터 만들어봤고
지난 중종 식빵이 너~무 맛있어서 이번엔 풀리쉬 식빵을 만들어봤어요

그동안 그냥 블로그에서 떠도는 밀크로프 레시피로 만들 때는
늘 뭔가 들쭉날쭉하고 베이킹 방법 자체가 정돈되지 않았는데
앙꼬님의 클래식 베이킹은 레시피가 무척 안정되고 확실하다는 느낌
책에선 반죽 속도나 온도까지 꼼꼼하게 짚어주고 계시지만
아쉽게도 저는 오래된 국민제빵기 오*으로 반죽하기 때문에
온도나 속도 조절을 못해 그냥 예전에 하던 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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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발효까지 마치고 나오는 빵반죽의 질감이나 반죽 비율이
어쩜 그렇게 딱 제대론지~너무 마르지도 않고 질척거리지도 않고
딱 보들보들하면서 촉촉한 반죽 상태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스크래퍼로 반죽을 2개로 분할하고

둥글둥글 둥글리기~
그동안 빵을 많이 만들어봤어도 '둥글리기' 방법을 몰라 그냥 경단 빚듯이
손에 올려놓고 데굴데굴 굴리면서 모양 안나오는게 영 의아했었거든요
이번에 제대로 둥글리기 방법도 알고나니 속이 다 시원한 느낌


덧밀가루를 바르지 않아도 적당히 촉촉한 반죽 비율이 정말 끝내줘요
맨 처음 베이킹을 시작할 때는 이런저런 레시피들에 도전해보지만
그중 몇몇이 마음에 들면 그냥 그 레시피에 정착하게되어서
다른 시도나 노력 없이 쭉~그 레시피로만 만들게 되는데요
그게 몇년이 지나니 빵도 점점 맛이 없어지는 느낌이고 재미도 없더라구요
그랬는데 구하기 쉬운 재료들로 조금씩 변화를 주며 나타나는 큰 차이~
왜 이제서야 이런 제빵책이 나온건지!!
제가 베이킹 접기 직전에 만난건 정말 다행이다 싶으면서 운명 ㅎㅎㅎ

깨끗한 보울을 덮어 중간발효를 15분 해주고 들어보니
표면이 약간 오돌톨톨했던 반죽이 매~~끈하게 바뀐 모습
그동안은 이런 세세한 변화들이 눈에 띄지 않아서 왜 중간발효를 하는지 모르고
귀찮아하거나 패스했었는데 전에는 안보이던 것들이 하나씩 보이네요

반죽을 눌러 가스를 빼고 길쭉한 타원형으로 만들어

좌우를 안쪽으로 1/3씩 접어올리고


돌돌돌돌 말아올린 다음 가장자리를 꼬집어 여며요

어제 중종식빵을 각형 식빵틀에 굽고 싶었는데
정신줄 놓고 너무 발효를 많이 시키는바람에 그냥 뚜껑을 열고 구웠거든요
이상하게 큐브식빵이 유행하기 전부터 '큐브 홀릭'인 저라서 오늘 재도전!!
반죽을 식빵틀에 안에 넣고 잘 자리잡도록 손등으로 툭툭

산형 식빵으로 구우려면 빵틀의 90%, 각형틀에 구우려면 70~75% 높이까지 발효
큐브틀을 좋아해서 사이즈별로 많이 구입해뒀었지만
얼마만큼의 반죽을 넣고 얼만큼 발효시켜야하는지 몰라서
늘 뚜껑 틈으로 반죽이 넘치거나 안에서 꽉 채워지지 않아 각이 안나왔었어요
몇년을 해도 감이 잡히지 않고 왜 그런지 몰랐는데
반죽양도 영향이 있겠지만 '반죽크기'를 보고 발효시간을 결정한것이 아니라
그냥 무조건 40분 지나면 오븐에 넣고 구워서 들쭉날쭉했거든요

그래서 단 한번도 제대로 각진 큐브모양으로 구워낸적이 없었는데 다시 도전!!

210℃로 예열한 오븐, 온도를 180℃로 낮춰 30분 구웠어요
아기들 방학이라 사실 발효나 굽는 중간중간 들여다보지 못해서
오븐 작동이 끝나고 문을 열 때~반죽이 다 튀어나온건 아닐까 두려웠는데
예상외로 깔끔한 식빵틀의 모습

두구두구두구 설레는 마음으로 뚜껑 슬라이드를 슥 당겨보니

참 많고 많은 빵을 구웠지만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각형식빵...성공한것 같죠?

분명 이전에도 수 없이 빵을 만들어보고 많은 시도를 했던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대충 맛없는 빵, 마른 빵, 부풀지 않은 빵, 딱딱한 빵이 나와도
집의 환경에선 어쩔 수 없다고 환경탓만 했었거든요
정말 제 열정, 노력에 맞는 거기까지의 빵이 나온거란 생각은 한번도 안했는데
살짝 마음 가짐만 다르게 했음에도 결과물 차이가 어마어마해서
매일 빵을 구우면서 매번 놀라고 있어요

참 많이도 빵을 구웠지만 제대로 나온적은 없던 각형 식빵
저희집 오븐에서 이런 식빵이 나올 수 있다니!!

윗면이 멀쩡해도 밑부분 모양이 덜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불신의 눈초리로 경계하며 빵틀에서 분리 해봤는데
제대로 완벽한 모습으로 구워졌더라구요




얼마나 기뻤는지 요리조리 돌려가며 각이 살아있는 풀리쉬 식빵 감상
그리고도 휴대폰으로 찍어서 빵 좋아하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마구마구 자랑도 해줬답니다

소금 계량할 때 저울이 이상한건지 조금 많다 싶더라니
살짝 짭짤하게 구워졌지만 여러가지로 제게 참 의미있는 풀리쉬 식빵
제과보다는 제빵에 관심이 많아 이런저런 책들을 참 많이 봤지만
따라하기 좋고 무엇보다도 결과물이 너무나 마음에 드는 클래식 베이킹
레시피 하나하나가 완전 소중해요
이런 레시피를 직접 만들어보고 먹어볼 수 있어 너무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