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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베이킹 - 기본에 충실한, 그래서 더 특별한 앙꼬의 브레드 수업
앙꼬 박정미 지음 / 시드페이퍼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요리에 참 관심이 없던 시절에 '오븐'만 있으면
뭐든 뚝딱뚝딱 맛있게 해낼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결혼하면서부터 제일먼저 들인 가전은 바로 오븐이었어요
오븐만 있으면 세상 모든 빵은 다 만들 수 있을줄 알았는데
따로 클래스나 수업을 들어본적도 없고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려니까
어려운점이 많아 유명했던 홈베이킹 블로그 몇곳을 참고해서 많이 따라했었는데
그중 가장 자주, 많이 들여다보고 따라했던 레시피가 바로 앙꼬님 레시피
그당시 같이 활동하셨던 블로거분들 중 상당수는 그대로 활동을 접기도 하시고
점점 더 성장하며 고급스러운 홈베이킹을 선보이시는 분들도 계신데
제가 가장 많이 참고하고 따라했던 앙꼬님은 후자

이전에 출간하신 꼼꼼한 홈베이킹책도 참 잘 보고 있는중에
이전과 다르게 점점 더 프로페셔널해지는 빵의 모습을 블로그를 통해 지켜보고 있었어요
이전에는 쉽게 집에서 따라할 수 있는 편안한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점점 더 전문가다운~빵에 깊이가 생기는 그런 느낌이었달까요??
그래서 따라하기보다는 지켜보고 감탄하고 구경하는 일이 좀 많아졌는데
앙꼬님의 그런 전문적인 '빵'에 대한 내용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책 제목부터 고급스럽고 차분한 느낌, 책 표지 디자인까지 참 예쁜

클래식 베이킹


딱 보기에도 표지에 보이는 빵들이 고급스러우면서 먹음직스럽죠??
일반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선 만나볼 수 없는 발효빵과 여러 계열의 빵들
품격있어보이는 표지만 봐도 빵순이 마음 설레는 클래식 베이킹이에요

홈베이킹 책은 딱 둘중 하나죠~책이 좀 얇거나 두껍거나
이전 책인 앙꼬님의 꼼꼼한 홈베이킹 책도 무척 두툼하고 자세했던것과 같이
이번 클래식 베이킹책 역시 채 사이즈가 일반 책보다 살짝 크고 두께감이 있는 편이에요

취미로 시작한 홈베이킹이었는데 벌써 여러권의 책을 출간하게된 이야기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즐겁고 행복한 일임에 분명하다는 담담한 말부터 참 가슴 와닿는 프롤로그
겸손하지만 솔직하고 명쾌한 앙꼬님의 이야기
처음에는 돌처럼 딱딱하고 못생긴 빵을 구워 크게 낙심하고
계속 반복해서 빵을 구웠지만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빵이 만들어질지 고민하지 않고
딱 그만큼의 열정만 가지고 있었던것 같다는 말
아마 혼자 집에서 책보며, 블로그의 레시피들을 보며 홈베이킹을 하는 분들이라면
다들 같은 감정을 느끼며 동조할 수 있는 문구들이 많아 꼼꼼하게 읽어봤어요
그저 홈베이킹을 사랑하고 좋아해서 취미로 즐기는
가볍게 즐기지만 조금 더 감각있게 잘 하는 정도로 느껴졌었던 앙꼬님의 베이킹
저도 한동안 아기 키우느라 통 손을 놓고 지내다가
이제 아기들이 좀 자라서 다시 슬슬 들여다보기 시작했는데요
너무 급격하게 수준 높아진 앙꼬님의 빵을 보고 깜짝 놀라서 입을 떡 벌리고 구경했던 기억이 나요
프롤로그를 읽어보며 알았는데 2015년 우연하게도
르방을 이용해 유럽스타일의 빵을 만드는 베이커리에서 일을하게 되었으며
베이킹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 편견을 없애고 이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전환점이 되었다는 말에 앙꼬님 베이킹 스타일의 변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사실 저도 수십권 가지고 있는 홈베이킹 서적
겹치는 내용들도 많이 있는데 정통 방식으로 하나하나 만드는 빵은 방법도 어렵고
구하기 어려운 재료도 많아서 약식으로 편하게 만드는 방법들을 주로 따라하게 되었었어요
그렇지만 늘 베이커리에서 제대로 만든 빵과는 거리를 좁힐 수 없어서
집에서 만드는 빵은 어쩔수 없다~라고 생각해버렸는데
언제나 원인은 저 때문이었단걸 깨닫게 되었답니다
보기좋게 아기자기하고 딱 예쁜 느낌의 앙꼬님책들
이번에는 표지부터 차례까지도 묵직하면서도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
말 그대로 '클래식'이라는 이미지를 제대로 담고 있는데요
정말 현업 인기 쉐프의 책은 계량부터 업소용에 낯선 재료들도 많이 사용하고
도구나 기기 자체가 달라 따라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이해하기도 힘들었어요
제빵이나 홈베이킹에 대해 깊이있게 알고 싶다~생각했지만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줄줄줄 텍스트 투성이의 이론은 재미없고 읽기도 싫고
그렇지만 베이킹을 오래하다보면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죠
앙꼬님의 클래식 베이킹은 딱 그 중간쯤 느낌으로
일반 베이킹서적과 다르게 '빵'에 대해서 제대로된 이론을 깊이있게 다루면서
책장만 주르르륵 읽어보다 '못하겠다'싶어 덮어버리는 책과 다르게
'해볼만 한데?' '해보고 싶다'라는 느낌이 드는 딱 적당한 전문성을 갖춘점이 달라요

보통의 홈베이킹, 요리책은 한 장에 완성된 플레이팅 사진과
재료, 조리과정을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클래식 베이킹의 두툼한 두께를 보면 레시피가 잔뜩 실려있나?하는 생각부터 들게 되는데요

식빵, 부드러운 빵, 특별한 빵 등 크게 섹션을 나눠뒀지만
딱 한눈에 보기에도 레시피 종류가 무지무지 많거나 한건 아니에요
차근차근 앙꼬님 본인이 취미로 시작했던 베이킹에 깊이있게 다가가는 과정을
솔직 담백하게 소탈하게 이야기하면서
베이킹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고 깊이있게 다가선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왜 그런지 이유도 모르고 그냥 순서대로 따라하는 홈베이킹도 아니고
시작도 해보기 전에 질려서 아예 엄두도 안내는 베이킹도 아니고~
어느정도 전문적인 빵을 집에서 만들어보고 싶은 분들께서 차근차근
클래스를 듣는 느낌으로 공부하며 따라해보기 참 좋은 책이에요

예전에는 '레시피' 계량에만 급급해서
늘 새로운, 멋진, 맛있는 그런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에
이론 부분은 대충대충 넘겨버리곤 했었는데요
요즘은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열심히 살펴보는 부분이 바로 이런 이론이에요
여러권의 베이킹 책을 보면서 재료에 대한 이야기는 수없이 많이 읽었음에도
클래식 베이킹에는 새로운 내용이 곳곳에 있어 참 재미있는데요
맛과 발효향이 좋아 빵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생이스트'는 가정에서 쓰긴 부담스럽죠~
보통은 이정도로 설명을 끝낼텐데 클래식 베이킹에서는
홈베이커들이 손쉽게 주로 사용하는 인스턴트 드라이이스트 대신 새로운 이스트를 추천해주셨어요
저는 처음 들어보는 '세미 드라이 이스트' 냉동보관이 가능하며 발효력이 강해
홈베이커들도 쓰기 좋은 이스트라는 설명은 수년간 홈베이킹을 하면서 처음 접해봤어요
베이커리에서 직접 제대로된 방식으로 빵을 만들어봤지만 그 방법 그대로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앙꼬님만의 방식으로~홈베이커들이 접하고 쓰기 쉬운 재료를 대체해서
무엇이 좋은지 나쁜지, 어떤 타입이 있는지까지 참 꼼꼼하게 짚어줘서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해요

설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요즘은 무설탕이다, 달지 않다고 하는 베이킹에서도 당류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설탕이 아닌 다른 재료로 대체해서 쓰는 경우가 많았더랬지요
설탕은 무조건 나쁘다, 줄여야한다, 적게 써야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인지
요즘은 요리책을 봐도 설탕 대신 올리고당이나 시럽, 유기농설탕, 원당을 대체하곤 하죠
그래서 저는 앙꼬님께서 당당하게 '백설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셔서 좀 놀랐어요
그렇지만 설탕은 단순히 단맛을 내는것 이외에도
고온에서 걸쭉한 액상으로 녹았다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 등 반응하면서
빵 껍질의 색을 더 진하게 하기도 하고 빵을 촉촉하게한다는 점도 배우고 복습했어요

제가 요즘 가장 관심을 보이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 바로 무쇠냄비에요
뜨끈뜨끈 맛있게, 더 멋스럽게 요리를 할 수 있는줄로만 알았는데
얼마전 참석했던 쿠킹클래스에서 무쇠냄비에 빵을 구우면 맛있다는 말에 놀랐어요
냄비에 빵을 구우면 정말 촉촉하고 맛있어서
평소에 빵 안드시는 분들도 그 자리에서 다 드실정도라고해서 관심이 생겼는데
역시 두루두루 다양한 방식을 접해본 앙꼬님의 노하우의 집합체답게
무쇠냄비로 구울 때의 특징, 방법까지 정말 완전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한번에 한개의 빵만 구울 수 있고, 냄비에 바로 반죽을 올리면 바닥이 타버리기 때문에
그릴을 올리고 테프론시트지를 올려야하는 등
직접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귀한 노하우까지 가득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해요

제가 주로 사용했던 반죽법은 '스트레이트법'
그 외에도 전날의 반죽을 섞어서 사용하는 묵은반죽법, 중종법등에 대한
자세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설명

그 이외에도 소금을 나중에 넣는 후염법이나 처음 들어보는 오토리즈법 등
반죽방법이 무려 7가지나 된다는 사실이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어려운 설명은 빼고
꼭 필요한 부분만 알기 쉽게 딱딱딱!!
읽자마자 잊혀지는 어려운 내용들 말고 딱 훑어보면 머리에 남을 정도만의
전문적인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제대로 공부가 되더라구요

제가 여태 빵을 만들면서 아직도 어렵고 잘 모르겠는 부분이 '둥글리기'
아마 클래스나 수업을 한번도 들어본적 없이 글로만 빵을 만들어오신 분들이라면
몇년이 지나도 잘 이해되지 않고 잘 모르는 과정이 한두가지씩 다 있으실꺼에요
둥글리기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엇을 조심해야하는지
마치 눈 앞에서 수업을 듣는 것처럼 모든 노하우를 아낌없이~자세하게 전해주고 있어
몰랐던 사실을 배우거나 그동안 막연하게 어렵게 느껴졌던 제빵 과정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서 무척 좋았어요

홈베이킹 레시피를 보면 '건과일'은 럼에 담가두라고 하는데
사실 럼이라는 것이 가정마다 있는 흔한 재료도 아니고 귀찮게 느껴져서
저도 빵만들 때 자주 생략하곤 했었던 과정인데요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런 전처리 과정도 세세하게 소개하면서
건과일은 수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대로 넣으면 빵의 식감이 단단해질 수 있고
전처리를 진행하면서 헹궈야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으며
풍미까지 좋아진다는 중요한 내용을 체크해주기도 해요
처음 베이킹을 접하는 분들은 '이론'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쉽게 생각해서 생략하기 쉬운 부분이 왜필요한지 역할과 중요성을 알려줘서
집에서 책만보고 만들더라도 제대로 이론을 배울 수 있어 좋네요

이렇듯 아무렇지 않게 대충하거나 빼먹고 하거나
그냥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베이킹 상식에 대해서 참 많은걸 배울 수 있는데요
'달걀물'도 빵 껍질에 윤기를 주는 용도로 그저 물과 계란을 같은 비율로 섞어서
대충 만들어 쓰면 되는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 달걀물까지도 달걀, 물, 소금, 설탕 등의 재료를 넣어서 섞고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 만들어둬야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정말 '제대로' 빵을 만들기 위해서 사소하게 생각했던 하나하나를 모두 제.대.로
앙꼬님께서 처음 베이커리에서 근무하시게 되셨을 때 느끼셨다던 신선한 충격~
클래식 베이킹을 찬찬히 훑어보다보면 그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것 같아요

어느정도 빵을 오래 굽고, 또 담백한 빵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발효빵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되는 것이 당연하죠
그래서 저도 여러권의 책을 사서 훑어봤지만 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그래서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앙꼬님이 만드셨던 빵들을 보면서
방법을 알려주셔도 따라서 만들어볼 수 있을까? 싶은 경계심부터 들었는데
쉬운 재료, 딱 가정에 맞춰진 보기 좋은 계량과 분량으로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다양한 반죽법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답니다

보통 집에서 빵을 만들 때는 많은 분량을 만드는 경우가 많죠
저도 그래서 2배, 3배합으로도 자주 만드는데
계량하다보면 곱하기를 잘못해서 계량 실수가 생길 때가 종종 있었어요
클래식 베이킹은 1배합, 2배합까지 표시하고 그 옆에 베이커스 퍼센트를 표시해
뭔가 일반 홈베이킹책과는 다른 전문적인 느낌이 팍팍!!
책의 구성 또한 화려하지는 않지만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세련된 감각으로
보기좋은 내용이 참 센스있게 편집되어 있어 보기 편해요

클래식 베이킹에서는 빵의 종류에 따라 구분하고 있는데
실제로 레시피를 따라하기 위해서는 제일 중요한 방법이 '제법'이더라구요
묵은반죽이 넉넉하게 있는 경우에는 묵은반죽법 레시피들만 쭉 찾아보게되고
또 그냥 편하게 바로 만들 때는 스트레이트법 레시피만 쭉~~
레시피 제목 옆에는 계량된 분량으로 빵을 얼마나 구울 수 있는지와
난이도, 제법까지 설명되어 있어서
빵 이름을 보면서 만들어볼 레시피를 결정하기도 쉬운 편이에요

베이킹을 하면 행복하고 즐겁지만 가장 잘하는 일은 아니다, 백설탕을 쓴다
등등 가끔은 너무 솔직해서 놀라는 문구들이 종종 있었는데
곡물식빵 역시 시판제품을 사용했지만 좋아하는 곡물을 직접 섞어도 좋으며
하루정도 지나고 먹어야 더 맛있다는 상세한 팁까지 솔직하고 털털한 글을 이곳저곳에서 만날 수 있어요
정말 많은 빵을 직접 구워보고 또 맛보고
수 많은 세월동안 그래왔음을 한구절 한구절에서 느낄 수 있어서
읽어보기만해도 참 즐겁고 배울점이 많은 클래식 베이킹이었어요

참 꼼꼼하게 짚어주고 알려주시는 앙꼬님의 책이라 두툼한 책 두께
첫장은 완성된 빵의 모습, 다른 한쪽은 재료의 분량과 빵 디테일이 설명되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