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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의 탄생 ㅣ 일공일삼 91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평점 :
[자존감, 성장동화] 최근에 읽은 어린이 책 중에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내용은 평범한 아이 일수의 성장기입니다.
문방구 주인 부부가 어렵게 얻은 아이 금지옥엽 같은 아이 일수.
일수 엄마는 일수의 모든 걸 대신해주며, 엄마 말을 잘 들으라고만 하며 키웁니다.
엄마 말만 듣던 일수는 그것밖에 못 하는 아이가, 청년이, 어른이 됩니다.
자기 생각도 없고, 무얼 하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과연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재미있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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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51쪽
"여보, 내가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한테 제일 고마운 게 뭔지 알아?"
아버지가 물었어요.
"뭔데?"
"나한테 별 기대를 하지 않은 거. 그래서 내가 대단해지지 않아도 죄지은 느낌 없이 살 수 있는 거."
"그 얘기를 지금 왜 하는데?"
"일수한테 너무 기대하지 마. 대단해지지 않았을 때, 엄마에게 죄지은 느낌으로 계속 살게 될지도 몰라."
~"어머니가 별 기대를 하지 않으니, 당신이 이 모양 이 꼴로 사는 거 아냐! 난 우리 일수를 당신처럼 키우지 않을 거야!"
59쪽-
~ 동네 최고의 명필은, 옛날 명필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고사성어, 속담도 가르쳐 주었지요. '철학이 있는 사람이 좋은 글씨를 쓸 수 있다.'면서요. 명필은 느닷없이 질문을 하기도 했어요. 일수는 그 시간이 가장 두려웠어요. '같아요', '몰라요'를 쓰지 말고 대답해야 하니까요.
하루는 동네 명필이,
"일수야, 너는 누구니?"
하고 물었어요.
"백일수요."
일수가 대답했어요. 같아요, 몰라요를 쓰지 않고 대답해서 다행이었어요.
"그런 거 말고. 너는 누구니?"
일수는 가만히 있었어요. 뭘 물어보는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명필은 일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어요. 그리고 다시는 일수에게 질문을 하지 않았어요.
117쪽
~ 다리가 저릴 때까지, 일수 씨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들여다보았어요. 국민, 시민, 예비군, 어머니의 하나뿐인 아들, 가훈업자, 일석 반점 단골, 문구점 아저씨인 일수 씨는 분명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아닌 일수 씨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