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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먹고살기 - 경제학자 우석훈의 한국 문화산업 대해부
우석훈 지음, 김태권 그림 / 반비 / 2011년 8월
평점 :
점점 메말라가고 각박해지는 세상입니다.
자살율은 수년째 OECD회원국 중 1위를 달리고,
'같이 살기'를 꿈꾸기 보다 '나부터 살고'를 외칩니다.
제가 학교를 다니던 80년대나, 그 이전세대는 책이나 영상매체에서 보면,
지금보다는 훨씬 낭만이 흐르고, 대화가 흐르고, 마음이 흐르지 않았나 합니다.
그걸 가능하게 한것이 문화의 향유였겠죠.
명작소설과 철학서, 사회학 저서를 함께 탐독하고, 아파하고, 공유하고...
클래식 음악과 통기타 음악에 젖어들고...
음악을 배우는 사람은 많아도 음악을 즐기는 사람은 적고,
책읽기를 강조하는 사람은 많아도 책읽는 사람은 적고,
국민이 함께 모여 '대한민국'을 외쳐도 평상시에는 스포츠를 외면하고,
한류를 자랑스레 외치면서 CD한장 DVD 한장 사지 않고,
마음을 나누길 꿈꾸지만 그런 공간을 찾기 힘든 그런 슬픈 사회입니다.
이런 우리의 실정을 수치와 이론으로 알려주고,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제시해 주는 책입니다.
(어쩜 글을 이렇게 맛깔나게 쓰시는지~
머리아픈 통계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
한 명의 고민과 대책으로 끝난다면 영원히 해결방법은 없겠죠.
우선 내자리에서 문화를 살리기 위한 실천을 해야겠습니다.
책 한권 더 사고, 클래식 CD 한 장 사고, 아이들과 음악회도 다니고...
문화를 살리려면 바삐 움직여야 겠습니다.
바삐 움직이나 보면 자꾸 내면에 달라붙고 싶어하는 우울도 떼어놓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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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
~누구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한국에서는 점점 더 소외되고 살 길을 찾기 어려운 분야, 이쪽이 잘돼야 한국 경제가 튼튼해질 뿐 아니라 장기적인 안정성도 높아진다고 볼 수 있는 분야, 하지만 이 상태로 내버려두면 시름시름 앓고 여기에 관련된 많은 사람이 제 목숨을 버리고 말 분야들이기도 하다. 우리에겐 참 잔인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농민들이나 젊은 문화인들의 자살이나 죽음에 대해서도 무덤덤하고 쉬 냉담해지는가 하면 금세 잊는다. 이처험 사악한 구조에서 생기는 비극을 그저 나약한 마음 탓으로 돌리면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p.293-
~도서관 짓느라 도서 구입비가 없고 학교 인프라 늘리느라 정작 학생들 급식 보조할 돈이 없고 오디오 콤포넌트 사느라 앨범 살 돈이 없다. 전부 토건 시대의 '뽀다구'문화의 잔재인 셈이다. 21세기 들어 우리는 하드웨어 시대를 극복하고 소프트웨어 시대를 맞는다고 했는데 죄다 말장난이었던 셈이다.
p.393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당당하게 선택할 수 있고, 또 그 선택이 비참한 경제적 고통으로 귀결되지 않는 경제,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고, 그 수단 중의 하나가 문화경제일 것이다. 토건의 시대를 넘어, 드디어 문화가 강물처럼 흘러 우리들의 삶이자 일이 되는, 한대 존 스튜어트 밀이 꿈꾸었던 그런 미래가 우리에게 열릴 것인가? 열리지 않으면 함께 열어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