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전쟁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10
로버트 코마이어 지음, 안인희 옮김 / 비룡소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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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학생들이 초콜릿을 팔라는 학교측의 강제적인 요구에 너무 순종적인 것이 의아했다.

배경이 1970년대 미국의 사립고등학교라는 것을 감안하며, '그때의 사회분위였나'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해내는 다수의 학생들을 보며 답답함과 용기없음을 비난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생각과 겹쳐 떠오른 생각은,  
지금 우리가 순응하고 감내하는 많은 일들이 몇십년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눈을 벗어나 본다면, 우리 또한 답답하고 용기없는 사람으로 보이리라는 것이다.

제리처럼 용기있게 잘못을 지적하고, 그 사회의 다수로부터 내쳐지는 그런 용기야 말로 후대에는 인정받겠지만, 해놓고도 순응하길 거부한걸 후회하는 제리처럼 힘들고도 힘든 일이다.

이 책은 단순한 한 사건을 둘러싼 얘기가 아니라, 인간의 권력 투쟁, 인정 투쟁, 힘의 욕구, 그에 맞서는 소수의 외로운 투쟁이라는 인간을 역사를 다루는 성장소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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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쪽-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
제리는 대답을 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 대답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치 그런 식으로 아픔 위에 뚜꼉을 덮어 둘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서 서두르는 것은 아픔 이상의 다른 어떤 것이었다. 아픔은 이미 그에게 존재의 본질이 된 지 오래였다. 그러나 다른 것이 지금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끔찍한 무게였다. 다른 무엇일까? 깨달음이었다. 방금 그가 얻어낸 깨달음. 머릿속이 지금 갑자기 얼마나 명료한지. 웃기는 일이다. 정신은 육체에서 분리되어 몸을 벗어나, 아픔 위로 높이 떠올라 있었다.
"괜찮을 거야, 제리."
아니, 그렇지 않아. 그는 구버의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자신이 깨달은 것을 구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 구버에게 풋볼을 하라고, 풋볼을 하라고 말해야 한다. 달리기를 하라고, 그리고 풋볼 팀에 돌아가라고, 또 초콜릿을 팔라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팔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하라고 말해야 한다. 그 말을 하기 위해 목소리를 되찾으려고 해 보았지만 입에 무언가 이상이 있었다. 이빨과 그의 얼굴이 잘못됐다. ~ 사람들은 네가 해야 할 일을 잘하라고 말하지. 하지만 진짜로는 그런 뜻이 아니야. 그들은 네가 너의 일을 하기를 바라지 않아. 네 일이 동시에 그들의 일이 아니라면 말이야. 웃기는 일지지만 구버, 속임수야. 우주의 질서를 방해하지 마라, 구버, 포스터가 뭐라고 말하든 상관없어.
~ 괜찮아, 구버. 더는 해치지 못해. 알아? 난 떠 있어, 아픔을 넘어 그 위에 떠 있다고. 내가 방금 말한 것만 기억해. 그게 더 중요한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너를 죽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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