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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
와카타케 치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부키 / 2026년 4월
평점 :
📚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
✦ 와카타케 치사코 (지은이)
✦ 권남희 (옮긴이)
✦ 부키
이 책을 읽으며 자꾸 한 장면이 떠올랐다.
남들은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것처럼 보이는데,
나만 덜컹거리는 느린 열차 안에 앉아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 기분.
괜히 조급해지고, 내가 너무 뒤처진 건 아닐까
마음이 쪼그라들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와카타케 치사코는
그런 마음에 조용히 말을 건넨다.
“느려도 괜찮다.
당신의 속도로 가고 있다면 그것도 충분한 삶이다.”
50대에 펜을 들고, 8년 동안 한 작품을 붙잡아
63세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는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보통 우리는 꿈에도 유통기한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나이가 지나면 늦었다고,
이제는 현실을 봐야 한다고 스스로 선을 그어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선을 너무도 가볍게 넘어선다.
특히 좋았던 건 성공담을 뽐내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반짝이는 결과 뒤에 있는 느리고, 답답하고,
때론 멍하니 흘려보낸 시간들까지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더 위로가 됐다.
누군가의 눈엔 한심해 보일 만큼 천천히 가더라도,
결국 자기 속도로 계속 걸어간 사람이 만들어낸 결말이라
더 진짜처럼 느껴졌다.
읽다 보니 자꾸 내 이야기를 하게 됐다.
나 역시 빠른 성과를 내는 사람이 아니다.
남들은 척척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데
나는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고,
애써도 눈에 띄는 결과가 없을 때면 괜히 작아진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느리고 서툰 지금의 내가,
언젠가 내 인생의 오후쯤엔 환하게 불꽃을 터뜨릴 수 있을까?
신기하게도 이 책은 “당연하지!” 하고
섣불리 희망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다정하게 등을 토닥인다.
지금 멈추지만 않는다면,
아직 결말을 단정 짓기엔 이르다고.
책을 덮고 나니 성공에 대한 마음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더 오래 남았다.
행복이 거창한 성취에만 있는 게 아니라,
내 속도를 인정하고 오늘을 살아내는 데에도 있다는 것.
축제는 꼭 젊은 날 한가운데서만 열리는 게 아니라는 것.
조금 느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참 따뜻하다.
어쩌면 아직 내 인생에도 초대장이 오지 않았을 뿐,
축제는 준비 중인지도 모르겠다.
“늦은 게 아니라, 아직 내 시간이 오지 않은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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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키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주간심송에서 함께 읽고 필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