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두 얼굴
폴 존슨 지음, 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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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 마르크스, 톨스토이, 헤밍웨이, 브레히드, 러셀, 사르트르, 오웰, 촘스키 등.... 거물 지식인들의 이면성을 파헤친다. 그런데 인간은 원래 이면적이다. 위선, 허영, 남성우월주의, 이기심, 과시욕 등등... 저자는 지식인들의 지저분한 사생활과 그 이중성을 신랄하게 파헤치지만, 인간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인간에게는 원래 위선이 있고 허영이 있고, 또 이기주의도 좀 있는 것이고.... 인간은 원래 그런 거다. 인간적 위대함을 성취하겠다고 수행하는 종교 수행자들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인간성인데, 하물며 지식인들이라고 예외일까.


그런데 저자가 비판하는 지식인들의 라인업이 대체로 좌파적 경향이다. 저자는 좌파적 이데올로기에 많은 반감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문학이라던가 예술이라던가 인문학계가 원래부터 좌파 경향이라고는 하지만, 저자가 줄 세운 라인업은 노골적으로 좌파적이다. 그리고 저자는 그 좌파적 사상가들의 이중성을 까발린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부르주아의 삶을 산 지식인들의 이중성 같은 것들.. 그런데 어쩌겠는가. 원래 글을 쓰고 사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인텔리며 중산층이고 부르주아들이다. 물론 그 중에서도 불행한 인텔리와 불행한 부르주아들이.


조금 여유가 있으면서 불행한 이들이 글을 쓰고 사상을 만든다. 지식인들의 삶은 대체로 고통과 좌절에 얼룩져있다. 불행한 인간만이 글을 쓴다. 행복한 인간은 글을 쓰지 않는다. 사상같은 것을 만들 필요도 없다. 행복한 이들은 삶 속에서 늘 충만함을 건져 올리니까. 그런데 조금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사람들, 그런 사람들 중에 돈과 시간이 있는 사람들이 글을 쓰기 시작한다. 불행과 고통은 이상을 쫓게 만든다. 지식인들의 내면에서 모순과 부조리, 이기주의, 우월심, 사치욕, 불안정하고 방탕한 정신성이 나타나는건 당연한 것이다. 사상은 평화 속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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