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심결 : 간화선 수행, 어떻게 할 것인가
수불 지음 / 김영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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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간화선을 접한 입문자가 읽기에 적당한 간화 개론서. 선수행에 관한 배경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읽으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고, 이미 선수행 중인 재가수행자나 제방 수좌스님들이 읽기에는 익숙한 이야기들이다. 조계종 출판사에서 펴낸 <간화선>이나 월암스님이 펴낸 <간화정로>와 맥을 같이 한다. 다만 눈여겨 볼 것은, 전국 선원의 간화선 풍토가 수년간 오래 오래 참구하는 분위기라면, 수불스님은 간화선이란 단기간에 타파해야 함을 강력히 역설한다는 점.


화두는 '짧고, 빠르게, 확!' 한 번에 들어서 타파할 수 있어야 한다. "좌복 위에서 끝까지 화두 놓치지 마라"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활구만 들리면 짧은 시간 내에 화두를 타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10년, 20년 화두 들어도 의심을 깨트리지 못하면서, "다음 생까지 화두를 계속 들고 가라"고 말한다. 발심한 학인으로서 이 말에 속으면 공부를 그르치고 말 것이니 조심해야 한다. 그런 주장은 화두의 원리도 모르면서 그저 화두를 금과옥조로 떠받들기만 하는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오해일 뿐이다. 화두는 짧고 빨리 들수록 좋은 것이지, 길게 오래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 그것은 간화선의 요지를 모르는 것이다.


화두는 빨리 깨닫도록 장치된 수단이다. 그것을 질질 끌고다니면서 "화두 들고 의심하다 죽어야지, 다음 생에도 수행하는 모습으로 거듭난다"라고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참으로 허망한 짓이다. ----- p. 139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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