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습니다 - 무사히 나이 들기 위하여
박현희 지음 / 뜨인돌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사히 나이 들기 위하여

작가 박현희 

사소한 일들이 쌓여 분명 무언가가 된다는 믿음으로 매일 몸을 쓰고 글을 쓴다. 고등학교에서 사회 과목을 가르치고  회곡 낭독 모임을 비롯한 여러 독서 클럽을 운영한다. 멋진 언니들과 신나는 일들을 작당하는 재미로 산다.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수상한 북클럽』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라면』 나는 내 편이니까』 상식이 정답은 아니야』 등 여러 책을 썼다.

이 책은 자신을 돌아볼 틈 없이 나이 틀어가던 50대 여자 사람이 달리기와 글쓰기를 통해 매일 아주 작은 성취감을 느끼며 자신을 돌보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라고 해요. 시작은 몸 쓰는 일에 대해 써내려간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무사히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아무런 일이 없이, 아무 탈 없이 편안하게.라는 뜻이 있네요.

서평이벤트에 책이 소개되었을때 제일 눈에 띄었던 것이 권장 대상이 40~50대. 그동안 유아~초등 저, 중, 고학년, 중학생 이상만 보다가 40~50대라니, 웃음이 나오면서도 내 나이대이네, 그럼 내가 읽어어야 하는 책이구나 싶었다.

100세 시대, 120세 시대 등등 의학의 발전으로 기대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시대에 무사히 나이 들기 위하여라는 말이 그냥 흘려들려지는 않는걸 보니 나도 이제 내 몸 걱정을 좀 해야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불치병 리스트가 길어진다는 작가님의 말에 어찌나 격하게 공감이 가던지 어려서부터 눈이 나빠 안경을 쓰고 있었지만 언제부터가 모니터를 보고 있다보면 자꾸만 눈이 멍~ 해지는 매직 아이하는 기분이 들어 노안검사를 했더니 다행히 아직은 아니라고 하여 안도했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막상 몸의 어딘가에서 이상함을 감지하면 나이를 무시할 수가 없다. 

예전보다 결혼 전령기가 많이 늦어지기도 하고 결혼 후 몇년 뒤에 첫 아이를 낳으니 40대에 학부모가 되었다. 지금 40~50대는 위로는 부모님을, 아래는 자식을 돌봐야하는 위치다 보니 나만 떼어서 생각할수가 없는 힘든 나이대인거 같다. 그렇다보니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더라도 이런 저런 상황을 핑계대며 바로 병원을 못가고 초록색 검색창을 마구마구 검색하다가 혼자 진단을 내리고 병원을 찾게 되고, 아직까지 큰 질병은 없음을 확인하고는 다시금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 나를 돌보지 않게 되는것 같다.

손가락 관절 좋지 못해 아껴써야 하는걸 알지만 손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나 할까, 어떤 날은 아이들 머리 묶느라 돌리는 고무줄까지도 짜증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손으로 하루종일 무언가를 만드는 예술가, 손님의 머리를 만지는 미용사라면 손을 많이 써서 그렇다고 어디다 하소연을 할텐데 그렇지도 못한 내가 왜 이렇게 손이 망가지는건지 나조차 이해가 안되니 정말 답답했다.  올해 유독 더 자주 아프고 걱정이 되어 병원을 갔더니 채혈해주시는 간호사쌤 말이 지금 이 나이의 여자들은 육아를 하는 것만으로 안 아플 수가 없는 시기라고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프면 병원에 빨리 와서 원인을 찾아내서 치료를 해야한다고. 걱정했던 질환은 나오진 않았지만 어떻게 해줄 수 없는 노화이고 너무 불편하면 약을 먹는 방법밖에 없다는 너무나도 뻔한 처방에 맥이 빠지고 나도 작가님처럼 불치병 리스트를 추가하게 되었다.

책 속의 작가는 지속가능한 몸 쓰기의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는데 돈이 적게 들어야하고, 오래오래 계속 할 수 있어야 하며, 온전히 혼자 할 수 있어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달리기를 선택한 이유는

우선 첫째로 동료나 싱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특별한 도구나 장비도 필요없다. 특별한 장소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달리기에 적합한 운동화가 있고, 그럭저럭 도로가 있으면 마음 내킬 때 달리고 싶은 만큼 달릴 수 있다.

40평생 살아 오면서 운동이라고 아니 취미라고 정해놓구 꾸준히 해본 것이 없다. 그렇다고 시간을 내어 어딘가에 등록을 해서 다닐 수 있는 여유도 없다. 선뜻 등록을 하기도 그렇고, 그래서 내가 택한 운동은 그냥 무작정 집을 나서는 걷기이다.

나갈때까지 나갈까 말까 고민이 힘들지 나서기만 하면 어쩔수 없이 집으로는 돌아와야하니깐 걸을 수 밖에 없으니깐. 단 반환점을 어디로 해야할지는 걸으면서 조절하면 된다. 저녁식사시간이 늦은 집이다 보니 1시간 걷고 오기도 빠듯하다. 겨울철에는 걷기만 해서는 땀이 안나니깐 중간중간 뛰면서 땀을 내고(마스크 덕에 미친듯이 헉헉거리는건 나의 몫이고) 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 6월이 걷기엔 딱인거 같다. 근데 요 며칠 퇴근하고 집에 가면 에어컨이 틀어져있다보니 저녁 먹고, 설거지하면서 땀이 다 마르니깐 또 다시 나가기 싫어지는 의지박약자가 되고 있다. 거의 매일과 매일은 큰 차이가 있다고 하였는데 반성해야겠다.

글을 쓰고 싶은 이들에게 드리는 세 가지 질문있다.

첫 번째 왜 글을 쓰고 싶은가요?두 번째 질문 무슨 글을 쓰고 싶은가요?세 번째 글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요?

알고 있어서 쓰는게 아니라 쓰면서 알게 되고, 쓰기의 과정이 고통스럽다면 그 고통이 쓰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앎에서 오는 것임을 깨닫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

학교 다닐때도 책 읽는거 안 좋아했던 나로서는 글을 쓰겠다고 하는건 굉장한 모험이고 도전이다. 좀더 책과 친해지고자 아이들에게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시작해본 서평이벤트는 내가 산 책과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과는 달리 어마어마하게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되도 않는 서평을 쓰겠노라 신청을 하고, 읽으면서 걱정, 쓰면서 걱정, 내가 이걸 왜 하는거지 하면서도 또 다시 하게 되는 이 마음은 뭘까?

"오늘 하루,

나를 위해 무엇을 했나요?"

작가님의 말대로 뭔가 무용담은 이 책에 없지만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고, 이미 육체의 나이는 50대 이상일지 모르나 진짜 50대가 되기 전에 만나서 참으로 다행이고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듯 엄마인 내가 건강해야 가족과 내 주변 사람들의 건강도 돌볼 수 있는 것이라 믿는다. 오로지 나를 위해 걷기와 달리기를 병행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도 조금씩 덜어낼 수 있었으면 하는 큰 바램을 가져본다.

한때는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하는 어린아이였던,

언젠가는 노인이 될,

혹은 이미 노인이 된,

자기 몸을 사랑하고 싶은

모든 여자 친구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부디 당신의 몸과 마음이 팰롱팰롱하기를.

나도 당신 곁에서 팰롱팰롱하겠다.

(펠롱펠롱은 반짝반짝의 제주 말이다.)

 

출판사 뜨인돌루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