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ㅣ 넝쿨동화 13
안오일 지음, 방현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0년 5월

의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글 안오일
시와 동화를 열심히 쓰고 있어요. 건강하고 밝은 이야기, 따뜻하고 힘 있는 이야기를 써서 어린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멋진 어린이들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은 책으로는 어른과 청소년을 위한 시집 이외에 동시집 《사랑하니까》 《꼼짝 마, 소도둑!》이 있고, 동화책 《막난 할미와 로봇곰 덜덜》 《이대로가 아닌 이대로》 《욱대로가 아닌 이대로》 《우리들의 오월 뉴스》 《새가 되어 날아간 춘댁이》 등이 있어요.

그림 방현일
고양이만 보면 얼굴이 화사해지고 목소리 톤이 높아져요. 길에서 만난 고양이 친구와 가족이 된 이후 세상의 모든 고양이와 고양잇과 동물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길에서 고양이 친구를 만나면 인사를 건네고 간식을 나눠 주기도 해요. 《담벼락의 고양이 이웃》 《노래를 품은 섬 소안도》 《달 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별에 다녀오겠습니다》 《내 동생이 수상하다》 《비밀 씨앗 공방》 《전봇대는 혼자다》 《강원도의 맛》 등에 그림을 그렸어요.

제목 그대로 주인공 길고양이 여럿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당찬 표정으로

어딘가를 가는 걸까요? 응시하는 걸까요?

동네 놀이터를 새로 공사하면서 아예 고양이쉼터라하여 고양이 집과 화장실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길고양이에게 매일 밥도 챙겨주시는 분들고 있고 이제는 인식이 많이 바뀐듯 하다.

움직이는걸 싫어해 밖에 잘 안나가는 아이도 그 놀이터는 아주 열심히 간다.

개냥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이가 부르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밀당하는듯 다가와

하이하이브를 하기도 하고, 제 용돈으로 고양이 간식을 사서 갖다 주기도 하고

아마도 집에서 키우지 못하는 마음을 그렇게라도 달래는듯 하여 말리지는 않고 있다.

이 책을 보는 내내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며 안 되냐구 조르는 통에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가 담벼락 위에서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려고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재롱을 부리듯 넘 사랑스럽고 진지한 표정이 귀엽다. 저런 눈을 가진 고양이라면 나도 키울 수 있을것 같은데 ㅎㅎ

아까시 향기...아카시아의 다른 이름인가 하여 찾아보니 엄연히 다른 나무더라구요~

퍽!  "이야아아옹!"

쓰레기통을 뒤지던 연두는 비명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잠시 후 소리가 나는 공터쪽으로 다가갔다가 잡목 너머의 광경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데

노란 가림천을 하고 있는 저 고양이 이름이 연두인가보다...

왜 한 쪽 눈을 가리고 있을까? 아이들은 길거리를 다니다가 나쁜 사람들에게 해코지 당한거 아니냐구 한다. 과연 그럴까?ㅎㅎ

덩치가 무시무시하게 큰 고양이가 턱을 추켜세우며 검은 고양이를 쏘아보며

"한 번만 더 까불면 그땐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

 주변에 다른 고양이들도 있었지만 누구하나 나서지 못하는 상황인듯 보인다.

"우리······친구 할래?"

오늘 처음 봤는데 친구를 하자고?

오랫동안 친구 없이 혼자 다녔던 연두는 처음 보는 깜이를 마냥 믿을 수만은 없었다.

이미 예전 동네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연두는 친구하자는 애기에 선뜻 대답을 못한다.

'이제는 친구라는 말에 절대로 속지 않을 거야.'라고 다짐을 했었다.

다음 날 뻐끔이로부터 공격을 받으려는 찰나 번개처럼 나타난 깜이 덕에

연두는 위험한 상황을 모면하게 되고 친구하자는 말에 대답도 안 했는데도

자신을 위해 나서는 깜이의 도움에 놀라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된다.

꺄오~ 두 팔 벌려 날아들어 온 몸으로 돌멩이를 막아내는 깜이의 표정이 너무 실감나서 웃음이ㅋㅋ

깜이를 통해 양모스와 뻐끔이에 대해 말하다보니 예전 동네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 속이 부글부글, 제멋대로 행동하는 양모스와 뻐끔이가 몹시 못마땅하였다.

예전의 평화로운 동네를 생각하며 이렇게 애기도 못하고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깜이와 연두는 뜻이 통하게 되죠.

'여럿이 힘을 합치면 괜찮지 않을까? 게다가 깜이랑 함께하면 양모스한테 당하지는 않을 것 같아.'

"두렵다고 숨기만 하면 절대 바뀌지 않아."

"실패할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마찬자기로 바뀌는게 없잖아······.

"작은 눈송이도 모으고 모으면 큰 눈덩이가 되잖아, 우리가 다같이 힘을 차곡차곡 모으면 동네가 변할지도 몰라. 함께하자!"

하지만 그동안 양모스게 당한게 많고,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보니 같이 나서주겠다는 고양이는 없어요.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서로를 다독이며 다음 번을 기약해요.

그리고 그 동안 몰랐던 깜이의 ○○꼬리~

"난 한 번도 숨긴 적이 없거든."

"!"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더 눈에 띄어. 뭐든지 숨기면 숨길수록 다들 더 궁금해한단 말이야.

난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기로 했어. 숨긴다고 잘린 꼬리가 다시 생기는 것도 아니잖아.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면 누가 나를 좋아하겠어?"

나의 단점 가리기만 신경쓰느라 주변의 친구의 상처는 보지 못한 연두는 창피함을 느껴요.

연두의 가림천이 벗겨졌을때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으악! 이게 뭐야!"

놀랐다기 보다는 바닥에 누워 항복을 하는 자세 같은 양모스ㅎㅎ

"진짜 대장은 몸집으로 정하는게 아니야. 양모스, 이왕 대장하려면 진짜 대장이 돼!"

'대장이라고 해서 누구든 자기 마음대로 대한다면, 모든 게 엉망이 될 거야.

네 마음만 중요한 게 아냐. 주변 친구들 목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자신의 단점을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표현하는 모습에 조금 놀라긴했지만

연두의 눈에는 푸른 용기가 가득했다. 형형색색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는 신비로운 눈이었다. 깜이는 연두를 향해 "몽당 꼬리"를 힘차게 흔들어 주었다.

모두가 평화롭게 아까시 향기를 맡으며 자신만의 포즈로 봄볕을 즐겨요~

모두가 "함께'일 때 더 행복하겠죠?

 

용기가 필요한 고양이들 모두 모여라옹!

외모 때문에 남들 앞에 나서기 어려운 연두

예전처럼 행복한 동네를 만들고 싶은 깜이

억지로 대장 고양이 부하가 됐던 뻐끔이까지,

길고양이들은 저마다 다른 용기가 필요해요.

하지만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요. 함께 힘을 모을 때 가장 '큰' 용기를 낼 수 있어요!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사는 길고양이를 통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나쁜 일인줄 알면서도 어쩔수 없이 한다거나,

소신껏 발언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보였어요.

혼자는 어렵지만 여럿이 작은 힘을 보태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고양이를 키워하고 싶은 두 아이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용기있게, 당당하게, 그렇게 멋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