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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지우 지음 / 달그림 / 2019년 10월
평점 :
보이지 않아도 때가 있어.
누구나 때가 있지.
미끄러질 때도 있지만
훨훨 날아오를 때도 있지!
목욕탕에서 발견한 인생 철학
“누구나 다 때가 있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낯익은 초록색의 너~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그 물건이죠~
손 끝에 느껴지는 촉감이 까끌거리는게 계속 긁고 싶어진대요.

초록색의 겉표지를 벗기면 또 다른 느낌의 표지가 있어요..
살구색? 미색?을 띄며 맨질맨질한 표지가 마치 때를 잘 밀고 부드러워진 피부를 표현한게 아닌가 싶어요.
수줍게 뒤돌아 앉아계시는 여성분의 뒤모습이 보입니다.
지우
홍익대학교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국민대학교 미술교육과 석사 과정을 졸업했습니다.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엉뚱한 상상으로 책을 짓습니다.
목욕탕에서 늘 열심히 때를 미는 때 타월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때를 상상하며 말합니다.
'누구나 때가 있듯이, 소원하는 것을 이룰 때도 올 거야.'
이 책을 통해 독잗르이 따뜻한 감동을 받거나 시원하게 웃을 때가 제 소원이 이루어지는 '때'일 것입니다.
그린 그린 책으로는 《못 말리는 망미주》, 《고양이는 알고 있어》, 《우리 집이 위험해》등 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는 《유치원엔 네가 가! 》가 있습니다.
【때】에는 두 가지 뜻이 있어요.
하나는 '피부의 분비물과 먼지 따위가 섞이어 생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을 뜻합니다.
이 그램책의 제목 또한 모든 사람의 몸에는 때가 있듯, 원하는 바를 이룰 자신의 때가 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누구나 때가 있다.

첫 페이지부터 저 '때'는 무엇을 말하는건지 생각하게 되죠??
목욕 가방을 들고 가시는게 목욕탕을 가야 할 때인가봐요.
때가 되었군, 깨끗해질 때.
또 만났네, 시작할 때. 톡톡 제법 잘 불었네.
제대로 불리지 않으면 때가 잘 나오지 않을 뿐더러 아프기만 하고
살은 벌겋게 달아올라 화끈거리게 되요.
씻고 나왔음에도 허옇게 각질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ㅠㅠ
쫘악 비틀어 물기 한 번 쭈욱 빼고.

전 비누를 톡톡 묻히고 때를 밀어요.
간지러워도 꾸욱 참아야 할 때.
내가 하면 안 간지러운데, 왜 그렇게 엄마가 밀어줄때면 간지러웠던지...
어릴땐 가만히 있으라면서 등짝(?) 스매싱 당하는 아이들도 참 많았던거 같은데ㅋㅋ
요즘은 같이 목욕을 다니는 경우가 드물어서 일 수도, 때가 없어서 그런지
이런 장면 보기가 흔치 않은거 같아요.
스윽스윽 엿가락같이 긴 뱃노래를 부를 때.

잘 불려진 때를 밀다보면 힘이 덜 들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면서 밀게 되죠^^
엿가락처럼 긴 때를 만날 수도 있지요ㅋㅋ
탁탁, 뒤집을 때.

박수를 두 번 치면 몸을 뒤집자고 사전에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신기하죠..
아이들은 뽀로로 극장판 영화에서 로봇에게 붙잡혀 목욕을 당하던 포비가 생각난다며 엄청 웃었어요..
아는 사람만 아는 그 sign~
씩씩 쓱쓱, 싹싹 썩썩
날아올를 때.
어디 갈래??

때 수건 가랜드~~ 목욕을 하고 나면 개운해서 날아갈거 같은 기분일까요??
몽글몽글 때 툭툭.꼬질꼬질 때 팡팡.
구석구석 때 쏙쏙.
돌고 돌아오는 때.
이 그림을 보고 둘째 녀석은 쭈쭈인줄 알았대요ㅋㅋ
때가 밀리는 방법을 저렇게 써놓으니 재미있었어요.
아프다고 밀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저렇게 해봐야겠어요~
벅벅 버버벅.
보이지 않아도 다 때가 있어.
누구나 때가 있지.

뒤 쪽까지 구석구석 잘 밀어줘야 해요.
촤악촤악 마무리할 때. 다시 만날 때.

깨끗한 물로 때 타월에 묻은 때와 내 몸에 묻어 있는 때들을 말끔히 털어내요.
다 때가 있어.

때 수건이 자신의 할 일을 다 마치고 기분 좋아 날아가고 싶은가봐요.
어릴땐 동네의 이름을 딴 목욕탕이 많아서 골라서 가는 재미도 있었던거 같은데
지금은 대형 사우나가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거 같아요.

이젠 목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입니다..
아주머니의 스카프가 이태리 타월로 바뀌었습니다.ㅋㅋ
책과 함께 보내주신 귀한 때수건입니다.
저는 그날 바로 이 선물을 써야할 때임을 알고 아이들과 함께 사우나에 다녀왔습니다.
나의 묵은 각질을 벗겨주는 용도로만 생각했던 물건이
자신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한 때임을 알고 어둡고 축축한 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새삼 다르게 보이게 되더라구요.
책을 보는 내내 살아있는 사람처럼 말을 하는 때수건에게
다음에 만날 때는 제가 먼저 말을 건네줘야 할거 같아요.
나를 깨끗하게 해줄 때야, 아프지 않게 잘~ 밀어달라고~~
누구나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자기 몫의 일을 해내며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그 때가 선물처럼 찾아올 것입니다. 아직 나의 때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태리 타월처럼 바쁘게, 신나게 살다 보면 그 때를 곧 만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이 작은 때수건처럼 저도 누군가가 필요할 때 작은 도움이라도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열심히 노력하여 살아야겠습니다.
허니에듀 서평단을 통해 서로 다른 【때】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책을 알게 해주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