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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여름
김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대항하기 어려울 정도로 낯선 위기를 마주할 지도 모른다.
평범한 출근길 오전에 갑작스럽게 해고 통보를 받는다거나,
겪어보지 못했던 진도의 지진을 경험한다거나,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지인이나 절친한 친구가 하루 아침에 사라진다거나 하는...
그런 위기 속에서 우리 인간은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다.
겪어보지 못한 불안에 저항해봤자 우리는 더 상처 입을 뿐이다.
아픔을 줄이기 위해 맞을 때마다 몸을 숨기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 위기가 찾아오면 조급해져서 쥐구멍으로 숨고자 한다.
그렇게 설령 위기로 점철된 세계가 찾아온다 하더라도
우리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한다.
소설집 '사랑의 여름'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안과 위기에 빠진 존재들이
고뇌하고 괴로워하면서도 이야기의 다음 장을 완성하기 위해
제각각 자신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움직이는 이야기다.
때로는 우스꽝스럽기도, 때로는 공포스럽기도 한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들은 어떤 불안을 마주하게 될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그 불안 속에서 한 걸음을 뗄 수 있을까?
불안의 세계에서 꿈틀대는 여덟 존재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집 '사랑의 여름'
한 번쯤 추천해보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