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호신 크리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0
이송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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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다.

나에게도 나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있을까?

내가 위급할 때마다 '짠'하고 나타나서 나를 구해주는 그런 수호신의 존재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 소설은 바로 주인공과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 현현한 귀여운 수호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얄팍한 정의감과 오지랖으로 엄마를 잃었다고 생각한 주인공 '이한조'는 죄책감으로 인해 세상과의 소통을 끊는다. 그러나 자신의 반에서 왕따를 당하는 '지승현'과 그런 지승현을 괴롭히는 '권승재'를 두고 보기가 어려웠던 한조는 결국 지승현을 위기에서 구하다가 권승재 패거리에게 린치를 당하고, 그 바람에 엄마의 유품이자 선물이었던 '크리커(양궁에서 힘을 조절하는 장치) 목걸이'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한편, 공원에서 정신을 잃었던 한조는 자신이 누군가의 무릎을 베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그 무뤂의 주인은 다름 아닌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여학생. 게다가 그 여학생은 자신이 바로 한조의 수호신이며, 한조의 성장을 돕기 위해 세상에 내려왔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데...


<나의 수호신 크리커>는 세상에 한없이 무관심해진 한 소년과, 그런 소년의 성장을 돕기 위해 직접 세상에 내려온 귀여운 수호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호신은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대의 여학생으로 나온다. 엄청난 초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뛰어난 미래 예지 능력도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수호신 크리커는 그저 '한조'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한조와 그 주변의 세상을 변화시킨다. 학교 내의 왕따 문제, 그리고 부조리에 저항하려다가 굴복당한 양궁 선수의 이야기 등 지금도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무겁지 않은 문체로 다루면서 우리들에게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수호신의 존재는 단순히 수호신 자신에게 의지하도록 하지 않는다. 그저 옆에서 지켜보면서 자신이 지켜야 할 대상이 스스로 성장하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다. 왜 수호신이 평범한 10대처럼 묘사되었을까? 그것은 어쩌면 그 또래의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수호신'이기 때문은 아닐까? 좌절한 양궁 선수에게 힘이 되어준 '한조'와, 세상과 등진 '한조'를 다시 한 번 밝은 세상으로 발돋움하게 해 준 반 친구들. 이들이 모두 서로의 수호신이 되어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된다. 수호신은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다. 누군가가 위로를 느끼고 도움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 누구도 수호신이 될 수 있다.


"달이 기울고 있었다. 가로등 아래, 그림자 하나가 뛰기 시작했다. 그 그림자에 또 하나의 수호신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저 달은 알겠지.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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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2021-11-16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여자가 수호신이고, 남자가 주인공이에요??
재미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