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이 나온 지 7년만의 후속작이 등장했다.
이번엔 '너를 위한 시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너를 위한 시간이라...과연 그 시간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 온조는 상점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난주와 이현, 그리고 혜지를 내세워 새롭게 출범한 '시간을 파는 상점'은 학교 지킴이 아저씨의 해고를 막아달라는 첫 의뢰를 받는다. 과연 가능할까?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 주는 사람이 있을까? 비록 학교를 위해 물심양면 힘써준 아저씨지만, 상부에서 결정한 일을 학생들이 엎어버릴 수 있을까?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온조와 친구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 해고 철회 시위를 시작한다. 사람이 과연 모일까하는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 서서히 인파가 모이고, 무관심해 보였던 재학생들조차 시위대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비록 큰 행동으로 보여주진 못해도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시간을 내놓고, 또 그 시간을 다시 받아가면서 이어지고 있던 것이다.
<시간을 파는 상점 2>는 전작보다 훨씬 더 큰 스케일로 우리를 찾아왔다. 전작이 개인 간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작은 사회와 공동체 의식으로 범위가 확장되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이 온조 한 명에서 난주와 이현, 그리고 혜지로 늘어난 것도 어쩌면 '시간'은 지금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매개하는 거대한 개념임을 상기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타인을 위해 시간을 내 놓는 것. 그것은 곧 자기 자신의 시간을 위한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시간을 내놓는 것은 단순히 그 시간에 남을 돕는 것뿐만이 아니다. 남을 도우면서 비로소 자신의 내면에 싹트는 공동체 의식과 이타적인 마음을 발견하는 것이다. 결국 타인을 위한 시간은 곧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기도 하다. 작품의 부제처럼 '너를 위한 시간'은 곧 '너'에서 확장되는 우리 사회의 모두를 위한 시간이기도 하다. 세상을 좋은 곳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