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유_j.s.먼로/지여울스릴러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님에도, 빠르고 속도감있게 전개되어서인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 처음에는 도플갱어 혹은 초인식자 등의 소재를 다루는 sf적 요소가 담겨 있는 소설인가 싶었지만, 그마저도 누군가의 상상 혹은 이상적 행동인지에 대해서 아무것도 추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심리스릴러 작품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책. 범죄를 다루는 스릴러는 많이 보았지만, 사람의 내면 혹은 그 너머를 다루는 작품은 많이 접해보지 않아서 신선했다:)스릴감 있고 빠르게 읽히는 작품을 읽고자 할 때 추천하고 싶다.📌이 모든 감정과 경험들은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
일본문학에 대해 무지해서 인지, 해당도서가 2007년 이후로 꾸준히 출판사에서 판권을 이동하여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책과 관련된 이런 잡다한 배경에 흥미로운 편:)매달의 소주제를 구성으로 이루어지는 시간과 계절감의 변화를 느끼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게 느껴졌다. 크게 애정하지 않는 이와 시간만 흘러가는 현실을 보내던 인물에게, 과거 연인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 지. 이별 후 9년 만에 연락을 한 이유를 토대로 풀어가는 이야기이나, 사랑에 대한 감정의 향연보다는 과거의 추억을 돌이켜보며 인간의 감정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는 감성이 담겨 있어 마음에 든다.✏️누군가를 진지하게 생각하며 그 사람을 위해 뭔가를 쓴다. 그건 너무 어렵고 쑥스러운 일이군요.✏️슬픈 감정과 행복한 감정은 어딘지 모르게 비슷해요. 지금 나는 따뜻한 바람을 느끼고 있어요. 봄이 바로 코앞까지 왔네요.✏️난 죽는게 슬펐어요. 그렇지만 죽는 일도 벌어지는 현실이 밉지는 않아요.✏️정신과 의사라는 존재는 많든 적든 자기 자신이 환자야.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정신과 의사는 자기가 안고 있는 문제와 같은 분야를 선택하고, 자기와 비슷한 환자를 진찰하게 되지. 우리는 타인을 치료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을 치료하고 싶은 것뿐일지도 몰라.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_ 브라이언 무어아일랜드의 보수적인 배경에서 자라난 주디스의 입장에서 서술되며 시작된 이야기는 그녀의 소박하지만 정갈한 삶의 모습에 대해 흥미로웠다. 이후 스스로 그리고 주변인들과 작가가 서술하는 그녀의 보수적이다 못해 통해 억압적인 환경들은 읽는 이의 마음으로 하여금 연민이 아닌 불쾌감까지 들게 한다. 다만, 시대적 배경과 이러한 장치들이 뜻하는 바가 흥미롭게 펼쳐지기에 높은 가독성을 가지고 읽어 내릴 수 있었다. 아일랜드라는 소도시에서 자신만의 희망을 품으며 살아가는 여인에게, 어설픈 허세와 지극히 남성우월주의적 시대상으로 점철된 남성의 등장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는 영국문학, 더 정확히는 아일랜드 문학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충분하게 느껴졌다.20세기 중반에 탄생한 숨겨진 걸작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서, 함께 사유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값지게 여겨진다.✏️이제 40대 초반의 성숙함을 통해 서서히 꽃을 피우는 중이었으며, 그러면서 오직 쇠락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그윽하고 화려한 결실을 기다리고 있었다.✏️술은 망각을 돕는 게 아니라 기억을 도왔고, 어수선하게 널브러진 불쾌한 사실들을 이성적이고, 아름답고 완벽한 패턴으로 재정리해 주었다. 주디스는 위험하고 실망스러운 순간을 떨치려 술을 마시는 게 아니었다. ✏️그녀가 술을 마시는 건 이 모든 시련을 좀 더 철학적으로 바라보고 더욱 꼼꼼히 따졉괴 위해서 였다. 이성을 거절하는 각성제의 힘을 빌려서.
나에게는 꿈이 있다. 멋진 서재를 품은 고요한 집에서 사는 것. 그것만이 내가 갈망하는 대상이라고 여겨도 큰 오해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 의미에서 ‘멋진 집은 모두 주인을 닮았다’라는 주제 아래에서 정재승 박사님의 서재를 품은 집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이자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디자인과 관련된 책이여서인지, 처음 만난 책의 만듦새에서부터 느껴졌던 멋짐이 아직도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책 2만 권을 소장하기 위해 설계한 뇌과학자 정재승 박사님의 저택이라니, 정말 이보다 부러운 호사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나에게 집은 단순한 공간 이상의 힘을 선사하는 곳이다.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충전 및 정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애정하는 것들로만 잔뜩 채운 온전한 나만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타인이 꾸미고 시간을 들인 집에 대한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디자인하우스의 책은 멋진 사진으로 또한 압도적인 디자인으로만 승부하지 않아서 좋다. 깊이있는 글로 충분한 사유를 던지고, 물성 자체로서의 오브제 역할을 다하니 그저 바라만 보고 쓰다듬고 아끼며 읽어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유일한 단점은 이러한 집을 설계하고 구성하고 싶다는 갈망이 심해질 뿐이라는 것이다. 보편적인 주거 가능성을 넘어선 그 이야기들을 엿보고 싶다면 이 책이 그 답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진득하니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보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