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암실문고
브라이언 무어 지음, 고유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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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_ 브라이언 무어

아일랜드의 보수적인 배경에서 자라난 주디스의 입장에서 서술되며 시작된 이야기는 그녀의 소박하지만 정갈한 삶의 모습에 대해 흥미로웠다. 이후 스스로 그리고 주변인들과 작가가 서술하는 그녀의 보수적이다 못해 통해 억압적인 환경들은 읽는 이의 마음으로 하여금 연민이 아닌 불쾌감까지 들게 한다. 다만, 시대적 배경과 이러한 장치들이 뜻하는 바가 흥미롭게 펼쳐지기에 높은 가독성을 가지고 읽어 내릴 수 있었다.
아일랜드라는 소도시에서 자신만의 희망을 품으며 살아가는 여인에게, 어설픈 허세와 지극히 남성우월주의적 시대상으로 점철된 남성의 등장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는 영국문학, 더 정확히는 아일랜드 문학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충분하게 느껴졌다.

20세기 중반에 탄생한 숨겨진 걸작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서, 함께 사유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값지게 여겨진다.

✏️이제 40대 초반의 성숙함을 통해 서서히 꽃을 피우는 중이었으며, 그러면서 오직 쇠락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그윽하고 화려한 결실을 기다리고 있었다.

✏️술은 망각을 돕는 게 아니라 기억을 도왔고, 어수선하게 널브러진 불쾌한 사실들을 이성적이고, 아름답고 완벽한 패턴으로 재정리해 주었다. 주디스는 위험하고 실망스러운 순간을 떨치려 술을 마시는 게 아니었다.

✏️그녀가 술을 마시는 건 이 모든 시련을 좀 더 철학적으로 바라보고 더욱 꼼꼼히 따졉괴 위해서 였다. 이성을 거절하는 각성제의 힘을 빌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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