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미쳐 있는_샌드라길버트, 수전구바여성의 생각과 언어가 거부되던 시대에 의문을 품고 반기를 든 여성 작가와 예술가들. 이 작품을 통해 여성으로서 규정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발화한 여성 작가들의 계보와 투쟁, 희망의 기록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더불어 여성문학의 발자취로부터 현 시대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바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공부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굉장히 뜻깊었다. 특히 갈등과 모순이 거침없이 드러나는 세계를 살았던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싸움에 지쳐있을지도 모를 누군가가 위로 받기를 바란다는 편집자님의 글은 여성문학과 그들의 삶에 대한 일대기를 빠짐없이 읽고 기록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작가님의 소개부터 압권이다. ‘동물들은 자기 몸 중에서 연한 부분인 혀로 새끼들을 핥아 사랑을 표현해요. 사람들은 혀로 말을 하지요. 하지만 말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사람 사이에 다리가 되어 주기도 하지만 갈등을 불러일으켜서 갈라서게도 해요. 오해를 풀어 갈라진 마음을 다시 붙이기도 하고, 힘을 모아 함 께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게도 하고요. 이야기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나와 너를 잇는 다리를 만드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여기서부터 이 책은 이미 작품이겠구나를 느끼며 읽어보았다. 아이들과 부모 사이에 빼놓을 수 없는 갈등주제 ‘잔소리’. 아무리 기질적으로 순하거나, 환경에 잘 적응하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아이라 할지라도 학부모님들은 어째 부족한 점에 대한 것만 보이는지 유독 이와 관련된 주제와 관련해 면담이 잦은 편이다. 물론 모든 상황과 가정의 환경, 양육태도에 따라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마음’일 터이다. 그래서 이 책을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꼭 권유하고 싶다:)
📚꼬마마녀와 마법케이크_플라비아Z. 드라고/신수진아무래도 비룡소가 기존에 보여주었던 아동문학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는 확신이 들게 된 작품. 클래식한 맛의 아동문학 시리즈들이 비룡소의 색이라는 평을 주변 선생님과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최근 보여주고 있는 신작들에서는 디자인과 시대상에 이르기까지 트렌디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기대가 되는 비룡소의 신작들. 과자 삼형제는 미스터리함과 반전 속에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추리력을 한 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면, 이번 꼬마마녀와 마법케이크는 승부욕이라는 아이들의 빼 놓을 수 없는 감정에 대해서 지혜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뻔하지 않아 만족스럽고, 장면마다 빼곡한 일러스트와 섬세한 표현들이 취향저격.
📚여름이 오기 전에_김진화계절감과 휴가철에 대한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작품. 여름이 오기 전에를 ’뭉끄 서포터즈‘를 통해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서포터즈를 위해 꾸려진 꾸러미는 선물을 받는 듯 기쁘고 귀엽고 아기자기함에 미소가 지어졌다.여름방학을 맞이한 가족들이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정 속에 현대를 살아가는 부모님의 현실적인 씁쓸한 모습, 그럼에도 그 안에서 자신만의 행복과 안정을 찾아가는 아이의 세계를 엿볼 수 있어 몽글몽글하면서도 다시 꺼내 읽고 싶어지는 작품이었다. 특히 이 작품에 대한 작가님의 소개가 특히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으며 누구나 자기만의 한 순간을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낑낑 가방을 들고 기차를 기다리고, 갑자기 쏟아진 비를 쫄딱 맞고, 숙소를 못 찾아 헤매기도 했던 일들이 기억 나면 좋겠어요. 일상에서도 여름은 반짝입니다. 오늘 만든 맛있는 반찭도, 햇빛 쏟아지는 날의 땀 나는 산책도, 집 안 가득 정리 안 된 장남감들도 모두 행복한 기억이 될 수 있어요. 언제나 너덜너덜해질만큼 사랑하세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
📚덕후일기-시간죽이기_송승언무언가를 열렬히 애정하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내공.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작가가 애증하는 수 많는 매체(만화, 게임 등)중 아는 것이라고는 포켓몬뿐이었다. 그것조차 즐기지 않으니 공감이라는 필요조건에 충족되는 것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럼에도 그가 이야기하는 무용함의 가치에 있어서 만큼은 평소 생각해오던 바와 아주 유사해 놀라웠다. 결국 나 자신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자진하여 시간을 들이고 있는 모든 무용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스쳐가며 말이다. 어떠한 것이든지 작가의 마음처럼 애증의 형태를 띄더라도 온 마음과 시간을 다해본자에 대한 부러움이 느껴지는 글이었다.✏️그런 무용한 것을 위한 노력으로 만들어 진 허황한 한순간은 현실을 사는 내게 조금이나마 살아 갈 힘을 주는 것 같다.✏️이제 '순수문학'은 게토화된 지 오래인데. 여기서 독자가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것도 헛된 바람이겠 고, 그저 이 장르가 줄 수 있는 재미와 가치에 공감하는 이들이 적게나마 유지되도록 가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뻔한 소리 외에는 할 말이 없다. (...) 그런 점에서 어떻게든 읽는 사람 자체를 늘리는 데 주력하는 웹소설 콘텐츠 창작자들은 최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니 그들을 질투하거나 미워할 것도 없다. 오히려 동맹군이면 동맹군이었지, 최소한 그들이 순수문학의 적은 결코 아닐 것이다.✏️지금이야 누굴 읽고 안 읽고가 나에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그때는 내가 무엇을 읽는지가 제법 중요한 시기였다. 그때 내 읽기에 도움이 되었던 그 친구들, 그들 모두 오타쿠였다. (...) 어쨌든 여러 장르에서 읽기 행위 자체를 놓고 있지 않은 많은 독서인에게 한마디 전하고 싶다. 부디 계속 그래 달라고.✏️어쩌면 이 세상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는 것은 상당히 피곤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떨 때는 숨 쉬는 것만으로도 피곤한 게 삶인데, 행복을 열심히 좇지 않을 자유마저 없는 세상이라면 불행이 라는 단어보다 더 불행한 단어가 필요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