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 일기 - 시간 죽이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2
송승언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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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일기-시간죽이기_송승언

무언가를 열렬히 애정하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내공.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작가가 애증하는 수 많는 매체(만화, 게임 등)중 아는 것이라고는 포켓몬뿐이었다. 그것조차 즐기지 않으니 공감이라는 필요조건에 충족되는 것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럼에도 그가 이야기하는 무용함의 가치에 있어서 만큼은 평소 생각해오던 바와 아주 유사해 놀라웠다.
결국 나 자신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자진하여 시간을 들이고 있는 모든 무용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스쳐가며 말이다. 어떠한 것이든지 작가의 마음처럼 애증의 형태를 띄더라도 온 마음과 시간을 다해본자에 대한 부러움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그런 무용한 것을 위한 노력으로 만들어 진 허황한 한순간은 현실을 사는 내게 조금이나마 살아 갈 힘을 주는 것 같다.

✏️이제 '순수문학'은 게토화된 지 오래인데. 여기서 독자가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것도 헛된 바람이겠 고, 그저 이 장르가 줄 수 있는 재미와 가치에 공감하는 이들이 적게나마 유지되도록 가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뻔한 소리 외에는 할 말이 없다. (...) 그런 점에서 어떻게든 읽는 사람 자체를 늘리는 데 주력하는 웹소설 콘텐츠 창작자들은 최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니 그들을 질투하거나 미워할 것도 없다. 오히려 동맹군이면 동맹군이었지, 최소한 그들이 순수문학의 적은 결코 아닐 것이다.

✏️지금이야 누굴 읽고 안 읽고가 나에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그때는 내가 무엇을 읽는지가 제법 중요한 시기였다. 그때 내 읽기에 도움이 되었던 그 친구들, 그들 모두 오타쿠였다. (...) 어쨌든 여러 장르에서 읽기 행위 자체를 놓고 있지 않은 많은 독서인에게 한마디 전하고 싶다. 부디 계속 그래 달라고.

✏️어쩌면 이 세상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는 것은 상당히 피곤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떨 때는 숨 쉬는 것만으로도 피곤한 게 삶인데, 행복을 열심히 좇지 않을 자유마저 없는 세상이라면 불행이 라는 단어보다 더 불행한 단어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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