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엔 니체, 퇴근길엔 장자 - 회사 앞 카페에서 철학자들을 만난다면?
필로소피 미디엄 지음, 박주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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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엔 니체 퇴근길엔 장자

아주 오랜만에 재미있는 철학 입문서를 만났다:) 한국경제신문에서 보내주신 신간 ‘출근길엔 니체 퇴근길엔 장자’로, 작년에 철학에 대한 재미를 깨닫게 해주었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와는 또 다른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철학 입문자들도 거부감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인다. 철학에 대한 이론서들은 해당 사상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의 실생활에 접목시켜 직접적인 그리고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면 실존주의가 당장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치열하게 고심해보지 않는다면 연결 짓기 어려운 것이 그 중 하나이다.
다만, 이 책에서는 현대사회의 철학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두루 끼치고 있는 저명한 학자들의 치열한 주장의 결과물 아주 쉽게 풀어내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또한 걱정, 근심, 불안과 같이 현대인들의 일상적인(그리고 또 부정적인)감정을 철학적 사유와 연결 지어, 해당 문제를 명쾌하게 인지하고 해결을 위한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한다. 그 점에서 이 책이 출퇴근 길의 직장인과 더불어 이제 철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친절한 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직장인이여, 철학이라는 무기를 손에 넣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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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포르투갈 - 산티아고 순례길, 지금이 나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면
한효정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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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포르투갈_한효정

산티아고 순례길부터 리스본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길을 완벽하게 담은 시인님의 글이라니 무조건 읽어보고 싶었다. 살면서 가장 스스로의 가치를 모르고, 무료하기 짝이 없는 삶을 살 때 알게 된 순례길. 그리고 그 고단함을 기꺼이 행복으로 받아들이며 걷는 이들의 다큐를 보았던 경험이 나에게는 인상깊게 남아있다. 그들과 저자처럼 나도 내가 지금의 나로서 충분할 수 있는 여행길 산티아고로 떠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책장을 넘겨보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바다와 숲이 있어서만이 아니다. 이렇게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내가 지쳐 있거나 길을 잃고 헤멜 때 화살표 같은 이들이 나에게 힘을 주고 나를 원래의 자리로 돌려주기 때문이다.

✏️수평선 끝으로 해가 저물고 있었다. 사브리나와 나는 와인 잔을 가지고 테라스로 나와 해가 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하루하루 생명이 꺼져가는 아버지를 떠올렸는지 모른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사브리나를 보면서, 어쩌면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브리나가 카미노를 그만두고 돌아가겠다고 하자, 그녀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계속 걸어라. 난 곧 떠날 사람이니, 넌 너의 길을 가거라." 어떤 사람이 죽음을 목전에 두고 딸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의 죽음을 객관화시키고, 딸이 멈추지 않고 계속 길을 걷게 하려는 그마음은 어디서 오는걸까.

✏️허수경[포도나무를 태우며]부분
서는 것과 앉는 것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까
삶과 죽음 사이는 어떻습니까
어느 해 포도나무는 숨을 멈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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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생활 - 부지런히 나를 키우는
임진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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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나를 키우는 읽는 생활_임진아

제목과 부제부터 속표지까지 모조리 내 취향을 탕탕. 가만히 책을 읽고 있다보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누는 친한 친구가 생긴듯 하다. 그것도 하루종일 가득 이야기해도 질리지 않는 책에 대해서! 나의 생활이 곧 읽는 생활이 될 때가 있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기 힘들정도로 지쳐버린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그런 부분에 대한 힘듦없이 충만함을 느낄 수 있을 테니. 책 읽는 사람의 '진짜' 마음에 대해서 대변해주고, 작가가 가진 책에 대한 아기자기한 마음을 소중히 꺼내보는 기분이 가득 들기에 읽는 내내 더없이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양한 책과 작품세계를 만나며 생각한 것들 중 하나는 나의 시간을 보내게 하는 책이 있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게 하는 책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책은 나의 시간을 떠올리며 그 경험을 소유하게 해주는 책이 되리라는 것. 오늘도 내일도 부지런히 나를 키우는 읽는 생활을 이어나갈 수만 있다면 나에게도 행복은 멀지 않게 느껴질 것 같다.

✏️쉬워보이는 것에서 느껴지는 특별한 온기는 가만히 있는 개인을 움직이게 한다.

✏️미래의 나에게 모든 일을 맡기고 떠난 여행과 공연으로 인해 채워진 것들이 나에게 남았고, 어느 부분은 이미 내가 되었을 테다.

✏️모두 비슷한 마음인지 폐점 직전의 서점에는 계산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선다. 이 책들은 당장 필요하지도 않고, 오늘 못 사더라도 언제든 온라인 서점으로 주문할 수도 있고, 이 책의 존재 자체를 잊더라도 일상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간 이 자리를 지킨 서점에 신세를 진 적 있는 마을 사람들은 책을 가득 안고서 줄은 선다.

✏️세 명 이상의 공통된 취향이 어른을 기른다. 인간으로 자라나면서 이런 장면은 언제까지나 필요하다.

✏️보인다는 건 보고 싶어서 생긴 시선이 아닐까.

✏️나는 부엌일로 마음을 일으키는 사람이라 먹고마시는 살림을 주도하게 되었고, 빨래에 대한 관심이 넘치는 동거인이 자연스럽게 빨래를 담당하게 되었다.

✏️새로 산 책들이 자리를 잡지 못한 책 며칠을 이리저리 쌓이게 되자 큰 결심을 했다. 책이란 건 책장을 벗어난 순간 짐덩이가 되면서 과거의 내가 싫어진다.

✏️자신을 계속해서 알아가기 위해서는 각자의 테이블이 필요한 법이다.

📌세상이 얼마나 진보하든, 종이도 책도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생활에서 여유는 사라지지 않는다. _가쿠라 미츠요, 오카자키 다케시, 이지수 옮김[아주 오래된 서점]

#읽는생활 #부지런히나를키우는읽는생활 #임진아 #위즈덤하우스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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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질문들 - 마거릿 애트우드 선집 2004~202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재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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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질문들_마거릿 애티우트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인 마거릿 애티우트 여사님. 내가 과연 이 작가에 대한 서평을 쓸 수 있을까라는 무거운 마음에 쉽게 글자를 옮겨 담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미룰 수 없기에 시작해보려한다.
그녀의 작품은 sf나 소설로서 하나의 장르로 단정지을 수 없다. 이번 '타오르는 질문들'이라는 강의, 서문등을 묶은 선집에서 밝혔듯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시대의 삶 혹은 과거의 명백히 밝혀졌던 사건들을 차용했다는 점을 작가 스스로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기에도 그렇다. 나는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그녀의 작품에 다소 불편함을 느끼는 자(대부분은 차별하는 자가 되겠지)가 있더라도, 그것을 모두가 읽어야만 할 이유라고 생각한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인터뷰집의 모음은 그 시기별로 정리되어 있어, 당시 시대상의 훨씬 앞서 나간 그녀의 가치관과 작품세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읽기에 용이하다. 앞으로 그녀의 작품을 읽을 계획이 있다고 하여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또한 그녀의 엄청난 사유적 세계와 지식, 지혜, 지성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긍정적인 자극제이자 또 하나의 공부가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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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방
알렉스 존슨 지음, 제임스 오시스 그림, 이현주 옮김 / 부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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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방_알렉스 존스/제임스 오시스

작가들의 삶과 공간, 인터뷰집에 우리가(혹은 내가^^)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을 함축한 한 문장을 이 작품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작가의 공간을 방문하는 것은 곧 작가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작가의 공간과 그 안에 있는 사물은 비범함을 목격한 증인입니다. 그의 서재를 거닐며 어질러진 책상을 구경하고 삐걱거리는 문을 지나는 사이, 작가가 우리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다양한 시대를 살아왔지만, 시대를 넘나드는 문학적 가치를 남긴 이들의 발자취는 어떠한 삶이라도 흥미롭기 마련이다. 그 중 이미 읽어보았거나, 익숙한 작가 혹은 선호하는 작가들이라면 우리는 무슨 글이든 읽어보고 싶어지리라!!

그 중 나의 사랑 에밀리 디킨슨. 그녀가 그토록 애정했던 문구함(현재는 그대로 재현되어 하버드대학 에밀리디킨슨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음)을 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너무 호사스러울까. 하지만 느껴보고 싶다. 내가 그녀를 추측할 수 있는 유일한 물성 문구함을 통해, 시를 생각하고 기록하고 보관하였던 그녀의 삶을.

📌격정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을 쓰고 싶다면, 실제 삶이 규칙적이고 질서 정연해야만 한다.

[오노레 드 발자크-일중독자]
48시간 동안 세 시간만 자면서 쉬지 않고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나는 살아 있지 않아. 일이란 끔찍한 악마에 사로잡혀 나 자신을 지치게 만들고 있어".

[마르셀 프루스트-눕방시전]
심란할 때 온기가 도는 침대에 누워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애쓰거나 몸부림칠 힘이 다 사라지면 머리를 이불 속에 파묻고 가을 바람을 맞는 나뭇가지들처럼 흐느껴 운다.

[에밀리 디킨슨_고독 받아들이기]
"매티, 여기에 자유가 있어" 그가 스스로 조성한 고독 속에서 써 내려간 시는 무려 1800여 편에 달한다.

[스티븐 킹_고생 왕]
소설가 스티븐 킹은 작가의 뮤즈가 마법처럼 짠 나타나는 동화는 어디에도 없다고 했죠. "온갖 힘든 일을 모두 겪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요.

[미셸 드 몽테뉴_내밀예찬]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자기 마음을 달래고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집에 없는 자에게 애석한 마음이 든다.

#작가의방 #알렉스존스 #제임스오시스 #부키 #에밀리디킨슨 #마르셀프루스트 #몽테뉴 #스티븐킹 #발자크 #버지니아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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