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신달자 지음, 송영방 그림 / 문학의문학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늦은 밤 일을 마치시고 돌아오신 아버지께 선물 받은 책이다. 책 표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세상의 아내들에게. 남편들에게. 그리고 아들딸들에게 전하는 희망과 감동의 에세이. 나는 오랜만에 선물 받은 책을 가지고 내 방으로 돌아와 겉표지를 모두 벗기고 한장 한장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난 늘 책을 선물받고 싶은 사람이었다. 누군가 선물로 무엇을 줄까. 하고 물을때면 이미 정해져 있던 그 것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 난감하던 사람이었다. 왜 우리들은 책을 선물 받고 그 것을 선물하는 것에 그토록 거부감이 있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아버지는 책을 선물 하시곤 하셨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고 나는 지금 껏 학생 때 한번 그리고 지금 단 두번 아버지께 책을 선물 받아 보았다. 물론 아버지는 어린 시절부터 중고 책 방에 들려 갖고 싶은 책을 마음껏 사주시는 분이었다. 언젠가 선물받은 새 책을 누군가 훔쳐가 어찌나 화가 났던지 분개했던 일이 생각난다. 어쨌든 이 책은 내게 초입부터 그런 향수를 느끼게 했던 책이었다. 난.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 눈 앞에 있어도 그 것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은 모두 다르다. 그 책의 구절이 사람 마다 각각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강도는 서로 다르다. 좋은 책이라고 극찬해도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그러할 수 있겠느냐만은. 이 책은 결국 나를 울리고 말았다. 난. 감정이 똑부러진 여자는 아니다. 감추는 일에 익숙하며 남을 무시하는 일에도 익숙하다. 어리숙한 동정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남의 일에 말려드는 것을 종종 꺼린다. 그렇게 누군가는 가지고 있는 고독과 슬픔을 그 것도 가족이 가지고 있는 고독과 슬픔을 때때로 모르는 천치 같은 여자였다. 우리의 아버지 우리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결코 이 책 안의 부모들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들은 살아가고 있다는 것 우리 자식들은 그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나는 아버지들의 말하지 않아도 알잖아. 라는 주장을 거부하는 여자다. 결혼해서도 그 것은 변함 없을 것이다. 애정을 표현하고 사랑을 내뱉고 포옹하는 것이 당신이 말하는 애정이다. 하다 못해 무뚝뚝한 한 아버지가 지금껏 한번도 하지 않으셨던 저 애정의 문구가 박힌 책을 선물로 건내는 그 센스만큼은 발휘해도 좋지 않을까 웃으며 생각하는 바이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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