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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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에 만났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책이였어요. 아이들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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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기초 한자사전 - 그림풀이 중심
아트미디어 편집부 엮음 / 담터미디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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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서 처음 받는데 아이들 처음 한자 익히기에 좋은거 같아요~ 선물용으로 구매하기로도 굿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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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개정판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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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작가의 데뷔작 <새의 선물>  

 

" 나는 삶을 너무 빨리 완성했다. '절대 믿어서는 안 되는 것들' 이라는 목록을 다 지워버린 그때, 열두 살 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 "

 

우물가를 중심으로 두채의 살림집과 가게채로 이루어진 감나무집을 둘러싼 사람들의 개인사와 냉소적이고 담담한듯한 시선으로 자신의 삶과 사랑을 말하는 어른 같은 아이 열두살 강진희의 이야기가 담긴 성장소설이다. 우물가를 제외하곤 나의 유년시절 그곳과도 많이 닮아 있어서였을까? 책을 덮고나서 아련하고 쓸쓸하면서도 따뜻하게 기억하고 싶은 여운이 필름의 잔상처럼 오래도록 남았다.감추고 나의 싶은 치부를 들킨듯 부끄럽기도하고 열두 살 진희의 어린 아이 답지 않은 생각들과 행동에 뜨끔하고 애잔해지기도 했다.

 

한없이 깊고 어두운곳의 우물 물 - 살랑이는 물결 위로 반사되어 보여지는 내 모습이 그녀의 냉소적인 시선에 의해 발가벗겨지고 깊은 우물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부끄러운 몸을 감출 겨를 없이 예닐곱 그 모습이 두레박으로 떠올려져 광진테라 아줌마의 설겆이와 장군네 빨랫감 사이로 스며들어 또 다른 나의 이야기도 들리는듯 하다. 삶이란 것을 의식할 만큼 성장한 나이. 그래서 성장할 필요가 없어졌던 열두 살- 이라 했던가? 그 절반 나이 예닐곱도 충분히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망각하고 있는것 중 하나는 아이들은 언제나 어른들이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훨씬 영리하고 똑똑한 존재라는것 아니던가!

 

" 나는 짜증이 난다. 아무 잘못도 없이 나에게 극복해야 할 상처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어른들에게 적의가 생긴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루어진 부모의 인연으로 인해서 왜 이런 과제들을 짐 져야 하는 것인지 부당하다.

  나는 지금 엄마와 아버지 생각으로 마치 돌덩이가 얹힌 듯이 가슴속이 묵직한 것이었다."

 

" 그 이야기를 들은 뒤 나는 다시는 엄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더이상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그 이야기에서 나는 슬픔을 느꼈으며 그런 슬픔이 나에게 약점을 만드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엄마에게나 나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기를 원치 않았다.

  건드려질 때마다 아픔을 느끼는 상처를 갖는다는 것은 내 삶에 대한 스스로의 조절 능력을 상실하는 거였다.

  나는 내 상처를 건드리는 사람의 의도대로 반응하면서 살고 싶진 않았다. "

 

여섯살에 엄마는 실성하여 자살했고 아빠는 아이 곁을 떠났다.

그래서 외할머니댁에 맡겨진 채 이모,삼촌과 함께 살지만 아빠의 살아있음을 알기에 엄마와는 달리 아빠라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은 훨씬 커진다. <꽃밭에서> 라는 노래를 부르며 처음 아빠라는 발음을 해 봤다는 진희. 그녀와 달리 난 엄마의 대한 그리움으로  <꽃밭에서> 라는 노래를 부른 기억이 있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곁에 있는 아빠에게 전해져 가슴 아파하며 슬퍼하시지 않을까 걱정되어서 아빠가 들어간 이 노래만 불렀던 기억이.. 그래서 내겐 너무 슬픈 노래 -

책임 없는 상처와 원치 않는 시선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보여지는 나' 와 '바라보는 나'로 분리시키는 법을 일찍 터득하고 삶의 이면과 비밀을 누구보다 일찍 깨닫게 되는 진희. 생각 없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으면서 어딘가에 뚫어질 듯한 시선을 두고 있는 것. 습관인줄도 몰랐던 습관이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소설 속에서 진희는 '보여지는 나' 가 되고 읽고 있는 나는 '바라보는 나' 가 되는듯 했다.

흠... 아니~ 그 반대인것 같기도 하고...

 

" 고달픈 삶을 벗어난들 더 나은 삶이 있다는 확신은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떠난다.

  더 나은 삶이 있다는 확신은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떠난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기보다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아무 확신도 없지만 더이상 지금 삶에 머물러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에 떠나는 이의 발걸음은 가볍다.

  그런 떠남을 생각하며 아줌마는 사라진 버스 쪽을 그렇게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는 것이리라. "

 

" 그때 버스에 한 발을 올려놓는 것으로 아줌마의 인생은 달라질지도 모른다.

  '지금의 삶'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아줌마가 느꼈을 복잡한 갈등이 내 가슴으로 들어와 스몄다.

   나도 떠나고 싶은 건가, 나에게도 지금의 삶에 대한 번민이 있어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건가.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다른 삶은 어떤 것인가. 엄마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또 아버지라는 발음을 극복하지 않아도 되는 삶?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나는 더욱 우울해진다.  내 삶이 이어지는 한 그들의 이미지를 떠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뜻에서 내게는 '다른 삶'이란 없었다. "

 

이미 사라져버린 버스의 뒷 꽁무니를 뒷쫓는 광진테라 아줌마의 시선에서 같이 느껴졌던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이 진희를 통해 걸러내지자 내 마음 속 그것들도 고요해졌다.

 

" 나에게 있어 이별의 고통을 느끼는 것과 그 이별에 대한 항체가 분비되는 것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

  음식물이 들어가자마자 침이 분비되는 것과 같다.

 이별이 닥쳐왔다는 것을 깨닫자 그것을 녹여 없애기 위해 내 마음속에서는 또 내가 두 개로 나뉘어진다. "

 

" 사랑이 아무리 집요해도 그것이 스러진 뒤에는 그 자리에 오는 다른 사랑에 의해 완전히 배척당한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장소가 가지는 배타적인 속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랑,새로운 사랑은 언제나 가능한 것이다. 

  운명적이었다고 생각해온 사랑이 흔한 해프닝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았을 때 사람들은 당연히 사랑에 대한 냉소를 갖게
  된다.
그렇다면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사랑에 빠지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그들은

  얼마든지 다시 사랑에 빠지며, 자기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거리유지의 감각과 신랄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집착 없이 그 사랑에

  열중할 수 있다. 사랑은 냉소에 의해 불붙여지며 그 냉소의 원인이 된 배신에 의해 완성된다. "

 

" 완전히 헤어진다는 것은 함께했던 지난 시간을 정지시킨다. 추억을 그 상태로 온전히 보전하는 것이다.

  이후로는 다시 만날 일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시간에 의해 지나간 시간의 기억이 변형될 염려도 없다.

  그러므로 완전한 헤어짐이야말로 추억을 완성 시켜준다.

  현식오빠와 완전히 헤어짐으로써 내 첫 키스라는 추억의 박제는 완성되었다. "

 

하모니카 소리, 황혼이 배경이 되어 한 염소와 남자의 실루엣에서 느껴지던 첫사랑(?)의 그림자도 첫 키스의 추억처럼 박제 되어간다.

 

" 그러므로 지금처럼 할머니가 마땅히 이모를 야단을 쳐야 할 때 어이없이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면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

  다. 내 정통성이 뿌리를 내린 곳은 할머니의 사랑이 아닌 책임감이나 의무 따위의,그러니까 사랑보다 훨씬 저급한 감정이 아

  닌가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에는 이쁘고 좋기만 한 고운 정과 귀찮지만 허물없는 미운 정이 있다. 좋아

  한다는 감정은 언제나 고운 정으로 출발하지만 미운 정까지 들지 않으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 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운 정

  보다는 미운 정이 훨씬 너그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한 사랑의 이유가 있는 고운 정은 그 이유가 사라질 때 함께 사

  라지지만 서로 부대끼는 사이에 조건 없이 생기는 미운 정은 그보다는 훨씬 질긴 감정이다. 미운 정이 더해져 고운 정과 함께

  감정의 양면을 모두 갖춰야만 완전해지는 게 사랑이다. 어쩌면 미운 정이란 고운 정보다 훨씬 더 얻기 힘든 무르익은 감정인

  지도 모르겠다. "

 

" 성숙한 어른이 슬퍼하는 것보다는 철없는 아이의 슬픔은 더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러므로 철없는 사람은 마음껏 철없이 행동하면서도 슬픔에 닥치면 불공평하게도 더 많은 사랑과 배려를 받는 것이다.

  성숙한 사람은 으레 슬픔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그 같은 배려를 받지 못한다. 성숙한 사람은 언제나 손해

  이다. 나는 너무 일찍 성숙했고 그러기에 일찍부터 삶을 알게 된 만큼 삶에서 빨리 밑지기 시작했다. "

 

열두 살 진희는  할머니의 완전한 사랑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의심하고, 스물한 살 이모에게 미운정까지 질투를 낸다. 역시나 다른 여느 아이처럼 사랑에  목마른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아이처럼 투정 부리지 않는다. 투정을 부려도 할머니는 다 받아주셨을텐데 조숙한 진희는 그사랑을 책임과 의무가 아닐런지 의심스러운 모양이다. 진희가 할머니에 대한 감정이 고운 정만 있는 이유이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생명의 뿌리인 부모라는 존재의 상실과 부재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들 아이에게 눈치 없는 어른들의 행동이 더해져 아이는 눈칫밥만 느는거 같아 가슴이 아리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는데 속마음과 달리 너무 빨리 성숙해버린 아이의 모습이 안쓰러웁다.

 

" 어느 날 나는 지나간 일기장에서 '내가 믿을 수 없는 것들' 이라는 제목의 긴 목록을 발견했다.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않는다 말인가. 이 세상 모든 것은 다면체로서 언제나 흘러가고 또 변하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사람

  의 삶 속에 불변의 의미가 있다고 믿을 것이며 또 그 믿음을 당연하고도 어이없게 배반당함으로써 스스로 상처를 입을 것인

  가. 무엇인가를 믿지 않기로 마음먹으며 그 일기를 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삶을 꽤 심각한 것이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나는 그

  목록을 다 지워 버렸다. 이제 성숙한 나는 삶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또 어린애의 책무인 '성숙하는 일'을 이미 끝마쳐버

  렸으므로 할 일이 없어진 나는 내게 남아 있는 어린애로서의 삶이 지루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

 

" 숲속에 열매 하나가 툭 떨어졌다. (....) 여우가 깜짝 놀라 뛰기 시작 했다.(....) 그래서 숲속의 모든 동물이  다 뛰었다.

  온 숲이 뒤집혀졌고 숲은 그 숲이 생긴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삶도 그런 것이다. 어이없고 하찮은 우연이 삶을 이끌어간다. 그러니 뜻을 캐내려고 애쓰지 마라. 삶은 농담인 것이다. "

 

 커다란 비밀을 일찍 알아버림으로서 조숙해진 열두 살의 소녀 진희의 시선속에 그렇게 우리들의 삶도 비밀도 간파 당한 기분이다. 상처와 아픔이 시간의 흐름속에서 단단히 여물어 딱지를 앉게 만들고 그 딱지가 떨어져 나갈즈음 어느새 나를 위로하고 우리를 포옹하는 이야기의 힘이 된다는것이 놀랍기만 하다.

 

 

아주 늙은 앵무새 한 마리가

그에게 해바라기 씨앗을 갖다주자

해는 그의 어린 시절 감옥으로 들어가버렸네

 

- 자크 프레베르. <새의 선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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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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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곳에선 이미 알고 있지만 잊고 망각하며 사는것들을 일깨워주는 책. 신과함께하는 작가여서 그 감동이 배가 되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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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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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연금술사> 에 이어서 그의 작품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고 완전히 반했다.  

그가 쓴 책을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내가 만난 그의 책은  삶과 죽음 인생의 과정속에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아닌 마음속 깊은 곳 우리가 찾아야할 숨은 보석을 글로 풀어내고 있다는 느낌이 한결 같다.

신이 포함된 글짓기이고 공통의 향기가 어려있는것만 같다.

그 느낌을 한마디, 한문장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나의 표현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럴때 작가들의 타고난 글재주들이 정말 부럽다.

 

제목 그대로 주인공 베로니카는 죽기로 결심한다.

나머지 생에 대한 무기력함으로  수면제를 털어 넣고 힘겹게 정신병원에서 깨어난다.

그곳의 삶에서 살아있는 시간이 짧아지고 그 반대의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대한 욕구는 점점 강해진다.

 

"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내 하루 하루가 지겹도록 똑같았던건 바로 내가 원했기 때문이란 걸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

  아마도....."

" 나는 좀 더 미친짓을 했어야만 했어. " 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그녀에게도 깨달음은 너무 늦게 찾아왔다.

 

정신병원안에서 정신병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들은 짊어져야할 책임도 먹기위해 싸울 필요도 권태로운 활동에 매달려야 할 필요도 없었다.그들은 정신병자였으니까 모든것이 용인 되었다. 그래서 이젠 정신병자가 아닌 정상인으로 삶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음에도 그곳의 생활과 습관에 익숙해지는 이들이 늘었다.

 

" 난 여기서 두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어. 한쪽은 사회로 복귀할 수 잇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고, 다른 한쪽은 병이 완전히 나았는데도  삶의 짐을 짊어지고 싶지 않아 미친척 하는 사람들이야. 난 다시 자신을 사랑하고 싶어. 난 그럴 필요가 있어. 나와 관계된 결정을 나 혼자 내릴 수 있다는걸 스스로에게 증명해야만해.내가 선택하지 않은것들에게로 떠밀려가진 않을테야 "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버스안에서 중년의 아줌마의 만남과 짧았던 대화가 떠오르며 한참 상념에 잠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짐작에 그 분은 이 책을 읽어보신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같이 타고 있는 버스안 사람들이 신체는 정상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 한가지 이상의 내면 장애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고.. 그렇다면 그것 또한 정상은 아니지 않겠냐고..

이어지는 얘기에서 겉으로 보여지는것도 중요하지만 내부를 가꿔야한다고 하셨고 그런의미에선 믿음(종교)도 도움이 될꺼라고 하셨던 말씀.정상이지만 정신병원에 사는 사람들, 정신병이 있지만 심각하지 않기에 정상인으로 감추어져 사는 사람들.

 

" 우린 모두 자기 자신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어. 하지만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바라보면,

그 모든 세계들이 서로 어울려 태양계,성좌,은하계를 형성하는 걸 알 수 있지 "

" 개개인의 인간은 모두 유일해요. 자기 자신만의 자질, 본능, 쾌락의 형태, 모험을 추구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사회는 집단적인 행동 양식을 강요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왜 그런 식으로 행동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게 되죠 "

" 부인은 그 누구와도 닮지 않은 '다른' 사람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닮기를 원하죠.

  그건 내 관점에 볼 때 심각한 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

" 모든 사람과 닮기를 자신에게 강요하는게 심각한 거죠. 그건 신경증. 정신장애, 편집증을 유발시켜요.

   자연을 왜곡하고 하느님의 법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겁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숲에 똑같은 잎은 단 하나도 창조하지 않으셨어요. "

" 남들과 다른 존재가 될 용기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연의 순리에 역행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신체는 비트리올-혹은 사람들이 속되게 부르는 식으로 말하면, 아메르튐을 만들어내기 시작하죠 "

 

책 속 빌레트 정신병원의 이고르 박사가 말하듯 우리들은 아메르튐이라는 치명적인 독에 중독되어 사는건 아닐까?

 

- 아메르튐(이고르 박사가 즐겨 부르는 식으로 하자면,비트리올)의 주표적은 의지였다. 그 병에 걸린 사람들은 차츰차츰 모든

   욕망을 상실하게 되고, 몇 년이 지나면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고 만다.

   자신이 원하는 현실을 만들어 줄 높은 벽들을 쌓느라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 버렸기 때문이다.

-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데 급급하다 보니, 내적인 발전마저도 한정시켜버린것이다.

   그들은 계속 직장에 나가고,텔레비전을 시청하고,교통이 막힌다는 불평을 늘어놓고 자식들을 낳는다.

   하지만 그 모든것은 조금의 내적 동요도 없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모든것이 통제되고 있으므로.

- 아메르튐에 의한 중독이 가져다주는 폐해는 증오, 사랑, 절망, 열광, 호기심 같은 정열들 역시 모습을 감춘다는데 있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아메르는 더 이상 아무런 욕망도 느낄 수 없었다.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았다.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만성적인 아메르는 일주일에 단 한번, 일요일 오후에만 자신이 병자라는 사실을 의식했다.

   이 시간대에는 자신의 증상을 잊게해줄 일이나 일상적인 잡사가 없기 때문에,

   그는 그때에야 뭔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 오후의 평온은 진저리나는 것이었고, 시간은 도통 흐르지 않았으며,

   내부에 쌓여 있던 짜증은 거침없이 분출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월요일이 되면,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느니 주말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느니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자신의 증상을 곧 잊어버렸다.

-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이 병의 유일한 장점은 그것이 이미 정상이 되어버렸다는것이다.

   따라서 중독의 정도가 너무 심해 환자의 행동이 주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격리가 필요치 않았다.

   대부분의 아메르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쌓아놓은 높은 벽들로 인해,

   겉보기에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상은 세상과 완전히 격리되어 있어서,

   외부에 머물러 있다 하더라도 사회나 타인에게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아메르튐...(비트리올) 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것을 연구하는 이고르박사. 제드카를 비롯한 그곳 사람들의 만남과 생활 그리고 에뒤아르의 사랑에서 ..베로니카는 그전과는 다른 깨달음의 삶을 선물 받는다.

 

" 죽음이 다가오는데도 넌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거야? 네가 폐를 끼친다든지 이웃에 방해가 된다든지 하는 생각 따윈 집어치워!

  만약 네 행동이 사람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들이 불평을 늘어 놓으면 되는거야.

  그들한테 그럴 용기가 없다면, 그건 그들 문제지 "

" 넌 미친사람들의 단순한 장난에도 주눅이 들고 말았지. 왜 더 멀리까지 가보지 않았어? 네가 잃을게 뭐가 있는데? "

" 자존심이란게 뭔데? 모든 사람들이 널 착하고 예의 바르고,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넘치는 사람으로 여기길 바라는게 자존심

  이야?  자연을 봐. 동물 다큐멘터리를 더 자주 보라고. 짐승들이 자기 영토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싸우는지 관찰해봐.

  우리는 모두 네가 그 사람의 뺨을 때리는 걸 보고 통쾌해했어. "

" 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야. 현재는 언제나 아주 짧지.

  무언가를 잔뜩 쌓아놓은 과거와 앞으로도 계속 쌓아갈 미래를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야. "

" 잡념이 다시 떠오를 겁니다. 그걸 막으려고들 해보세요. 자신의 정신을 지배하느냐 아니면 그것에 지배 받느냐.

  여러분은 그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이미 정신의 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두려움, 신경증, 불안등에 이리저리 끌려 다녔죠. 모든 사람에게는 이러한 자기파괴의 성향이 있으니까요. "

" 광기를 통제의 상실과 혼동하지 마세요. 수피 전통에서는 모두가 스승-나스루딘-을 미친사람이라 부른다는걸 기억하세요.

  모두가그를 정신이상자로 여기기 때문에, 나스루딘은 생각하는 모든것을 말하고, 하고 싶은 모든것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중세에는 궁정의 광대들이 그 역활을 했어요.그들은 대신들이 자리를 잃을까봐 감히 언급하지 못하는 것들을 스스럼없이

  왕에게 알려주었죠. 여러분도 이들처럼 되어야 합니다. 미친사람이 되세요. 하지만 정상인들처럼 행동하세요.

  남들과 다르다는 위험을 감수하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진정한 자아가 모습을 드러내도록 가만히 놓아두십시오. "

" 사람들이 당신이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 자신이죠 "

" 그녀는 자신이 곧 죽으리라는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두려워하지? 두려워 한다고 해서 그녀에게 도움이 될 것도 없고, 곧 발생할 치명적인 심장발작을 막을 수도 없었다.

   그녀에게 남아 있는 며칠 혹은 몇시간을 그 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해보는데 사용하는 편이 훨씬 나았다. "

" 젊음이란 그런거야. 젊음은 몸이 얼마나 버텨낼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지.

  하지만 몸은 언제나 버텨내. "

" 만약 내개 그런일이 일어난다면? 내겐 삶의 기회가 있어. 과연 나는 그 기회를 꽉 붙들고 있는 걸까? "

" 난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에뒤아르..

  항상 저질러 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없어 포기했던 실수들을 저질러 가며, 공포가 다시 엄습해올 수도 있겠지만,

  그걸로는 죽지도 기절하지도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기껏해야 날 지치게 하는게 고작일 그 공포와 맞서 싸워가며,

  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현자가 되기 위해 미치광이가 되는 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을거야.  

  난 그들에게 모범적인 삶의 교본들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욕망을, 자신의 모험을 발견하라고,

  살라고 충고할거야!"

" 우리는 살아가는동안 무슨 실수든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단 한가지. 우리 자신을 파괴하는 실수만 빼고. "

 

파울료코엘료 작가의 책은 머릿속 상상으로만 지어낸 글이 아니라 그의 삶이 상상과 버물어져 녹아져 있기에 더 흥미롭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감화되어 쓴 첫작품 순례자도 그래서 좋았고 이듬해 내놓은 연금술사도 순례길의 영향이 있어 보였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소설 베로니카처럼 정신병원에 입원한 경험도 몇차례 있었다는걸 알고 좀 놀래긴 했지만 그런 순간들이 좋은작품을 쓸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 또 내가 어려워하는 .. 하지만 너무나도 궁금한 신에 대한 이야기도 소설속에 많이 나타나고 표현되어 있어 나의 갈증을 해소해주기에 읽는 재미를 더 하는것 같다.

 

" 수피 명상이란 무엇인가? 신이란 무엇인가? 세상이 구원 받아야 한다면 구원이란 무엇인가? 아무것도 아니였다.

  여기 있는 - 그리고 바깥에 있는 - 모든사람들이 고유의 삶을 살아가며 다른 사람들도 나름의 삶을 살게 내버려둔다면,

  신은 매순간 속에, 후추알 하나 하나 속에, 땅에 떨어져서는 바로 녹아버리는 눈송이 하나 하나 속에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신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삶이 곧 신앙 행위라는 사실은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단순해 보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계속 신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 "

" 그들이 남긴 글들은 모두 살아라!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어. 네가 산다면 신께서도 너와 함께 살리라.

   네가 위험을 무릎쓰길 거부한다면, 신께서도 하늘로 물러나 철학적 공론의 한 주제로 남으리라. "

" 에뒤아르는 어떤 시인이 쓴 시를 발견했다. 그때 난 나 자신에게 말했다. 정신나간 자의 운명은 또한 나의 운명이 되리라. "

 

   자, 기쁘게 너의 빵을 먹어라.

  그리고 즐거이 너의 술을 마셔라.

  하느님께서 네가 해놓은 일을 받아들이셨으니

  항상 너의 옷을 희게 하라.

  항상 너의 머리에 향이 나게 하라.

  네가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삶을 즐겨라.

  하나님께서 네게 주신

  태양 아래 덧 없는 나날들을

  네가 태양 아래 땀을 흘린것은

  바로 이러한 네 몫의 삶 때문이라.

  네 마음속의 길을

  네 눈속의 욕망을 쫓아라.

  하느님께서 너에게 셈하자 하신날을 잊지 않은채.

 

" 종국에 이르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셈하자 하시리라. 그러면 내가 그분께 말하리라.

  제 삶의 어느 기간에 저는 바람을 쳐다 보았습니다. 씨 부리는것을 잊었습니다. 제 나날들을 즐기기 못했습니다.

  제게 주어진 술조차 마시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는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죠. 저보다 앞서 살았던 보스(주석:*중세후기의 네덜란드 화가), 고흐, 바그너, 베토벤,

  아이슈타인 그리고 그밖의 많은 미치광이들이 그랬듯이. 저는 인간들에게 제 천국의 환영들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 그분께서 말하리라. 한 여자가 죽는걸 차마 보지 못해 내가 병원에서 탈출 했노라고. 

  하지만 먼저 하늘에 가 있을 그녀가 날 위해 나서 주리라." 큰 목소리로 에뒤아르가 말했다.

 

너무나 가슴 뛰게 재밌게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소설이였다. 

1월에 읽었지만 올해 읽은 최고의 책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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