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패니 플래그 지음, 김후자 옮김 / 민음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진이 아니라 글로서 구미를 당기는 능력.

최근들어 요리가 곁들여진 책을 많이 보게 된다.

요리는 이야기가 부드럽게 흐를 수 있도록 풍미를 더해주는 느낌이 든다.

읽는 내내 요양원에 에벌린 대신 앉아 있거나, 까페 한구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두껍지만, 가벼웠던 재질이 바람 타는것처럼  휘슬스톱까페 이야기에 빠져드는 속도도 빨랐다.

 

무엇이든 좋은 면만 보는 이지가 부러웠다. 그 대단함을 느꼈다랄까.

휘슬스톱 까페에선 그 누구나 받아들여진다.

 

이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스레드 굿부인과

그 이야기에 하염없이 빠져드는 에벌린.

한참 전인 1920년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마치 주위에서 함께 했었던 것과 같은 친근함은

에벌린 뿐만이 아니다.

 

 


 

이 말을 해주고 싶군요. 슬픔 속에서 살면 안 돼요. 그건 병을 부르는 가장 빠른 방법이랍니다. p97

에벌린, 미워해 봤자 소용없어요. 자신만 다칠 뿐이죠. 스컹크는 아무리 해도 스컹크인 것처럼, 사람들도 있는 그대로 그 자신일 뿐이에요 

그들도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다른 무엇이 되고 싶지 않겠어요? 틀림없이 그러고 싶을 거예요. 인간은 그저 약한 존재랍니다. p334

 


 

 자신의 회색빛 삶이 두려워 자살충동을 느꼈던 에벌린을 다독여주었던 말들이 내게도 토닥토닥해준다.

그녀가 변하고 자신을 일으켜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할 때쯤엔 더 이상 스레드 굿부인을 만날 수 없었지만,

 

그 만큼 스레드 굿 부인의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누군가에게 기댈 기둥이 되어 위로를 해준다.

단지, 힘내!! 이런 직접적인 말이 아니여도

얼마든지 전달받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해준다.

 

아주 멀리있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그들에게 흥미를 갖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죽음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데, 사람들을 바라보는 태도도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다.

 

어딘가에 있을 휘슬스톱 까페를 꿈꾼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친구를 만나 한껏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처럼 우중충하지 않아서 좋다.

봄 같이 따스한 온기를 품고 있는 이야기. 

한마디로 재밌다. 곳곳에서 전해주는 윔스통신이 깨알같다.

책 읽는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글

그래서 더 좋은 책.

이 책을 본다면, 내가 그랬듯이 당신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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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올레 & 오름 걷기여행 - 올레 최신코스 업데이트 / 걷기 좋은 길 40코스 길따라 발길따라 6
길을찾는사람들 엮음 / 황금시간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당신과 함께하고싶은 올레길, 오름 걷기.
나도 지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다람쥐 채바퀴 돌듯 어제 오늘 반복되는 일상에 힘이 빠진다. 특히 봄엔
하던 일을 멈추고서 트래킹여행을 떠나볼까 외국 여행 정보를 훑고 있었는데 그틈에 보인 한권의 책.
작년에 생략했던 제주도.  매번 차로 이동하면서 쏘였던 바람도 좋다고 기억하고 있었건만.... 갑자기 가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다도, 올레도 아닌 <걷기>였다.
머리 속 온갖 잡생각을 떨쳐버리고 싶을 때 운동화를 질끈 묶고 개천가로 뛰어나간다.
땀이 나도록 움직이다보면, 머리도 맑아진다. 걷는다의 매력을 요즘에서야 아는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멀리 걷고 싶다. 

책이 솔찬히 무거웠던 이유.
독자에게 좀더 세세하게 알려주고 싶다는 편집부의 마음이 보인다.
올레길, 오름의 코스별 지도와 난이도를 포함한 정보, 이름의 유래, 돌담 쌓아올린 사연, 역사이야기까지 비빔밥처럼 섞었지만_ 복잡하지 않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해준다. 실은 이 이야기가 좀 더 듣고 싶다.
책장 속속들이 자리잡은 사진도 예쁘지만, 표현하는 글이 참 예쁘다. 마음을 홀리기엔 그만이다. 

보는 내내 그 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길 위에 두발로 단단히 디뎌가며 걸어가는 내 모습이 상상된다.  다른 길에선 엄마와 함께 걷고 싶어졌다. 제주도의 바람을 같이 맞으며 체온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를 향해 무조건 차를 몰던 제주도 여행의 끝이 보인다. 이 책 한권과 배낭을 메고 떠나봐야겠다. 갈까 말까, 망설였던 물음표가 사라져버렸다.

 


 


거인이 쓰는 우산 같은 거대한 삼나무.편백나무 숲. 이 길에 접어들고부터 오가는 사람이 아예 없다. 숲이 내게만 걸을 수 있는 특권을 준 것 같아 우쭐해진다.

숲을 지나고, 숲도 나를 지났다.

p243 삼나무 .편백나무 숲




적어도 이 길에서는 '걷는 것'말고는 다른 것을 깊게 생각할 수 없다. 아니 하고 싶지 않다.길을 걷다 운명의 연인을 만난 것도 아니고 돈다발을 주운 것도 아니다. 그 이유는 걷는 것,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p289 바리메오름 마법지팡이 같은 숲




갈림길이 나온 것은 시간이 꽤 흐른 뒤였다. 오로지 '걷기'만 했다.
걷고 또 걷고, 그래도 자꾸 걷고 싶어지는 삼나무 숲길이었다. 지금 눈앞에 포장된 길과 흙이 깔린 길이 뻗어 있다.

p295 삼나무 숲길 그래도 더 걷고 싶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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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stones - Pleasure & Pain
The Wallstones (더 월스톤즈)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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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구매가 안되서, 전곡 다운받았습니다^^;; 아쉽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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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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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이 좋았던 작가의 신간은 기다려지기 마련이다.
나역시 정유정 작가의 (내심장을 쏴라)를 보고, 꽤 오랫동안 인상에 남은 터라 새로나올 책을 기대하고 있었다.

휴가중 새벽에 짬짬이 보려고 책장을 열었지만 쉽게 내려놓을 수 없어서 눈이 벌게지도록 읽은 7년의 밤.

이 기회를 놓쳤다면 직접사서 보는게 당연한 책이다.

 

살인자의 아들로 시작되는 도입부분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안개속에 가라앉은 사건을 건져서 들춰내고 싶어진다.

그만큼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던 잡념들이 사라져버렸다. 이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I believe in the church of baseball.

끝없는 악몽속에 있던 살인자, 아들만은 자식과 같은 길을 가지 않기를 바랬던 최현수.

사이코패스의 정점을 찍은, 악마같은 놈 오영제.

어디하나 기댈 곳도 없고, 쫓기듯 정처없이 떠도는 살인자의 아들 최서원.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의 다리역할을 하는 연결고리이자 또 다른 삶을 느끼게 해주는 해결자 안승환.

 

실은 요즘 추리소설이나 스릴러쪽의 책을 읽다보면, 결말까지 비참하게 보여주는 글들이 있어서 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유정작가의 글은 그렇지 않다는 걸 이미  경험으로 알지 않는가.

음침하고 축축하게 젖은 이야기  이후엔 독자에게 해를 보여줄거란 것을.

최현수에 대한 안타까움과 걱정 그리고 오영제의 끈덕짐에 질려 할 수록 결말이 빨리 보고 싶어진다.

악의 무리를 어서 해치워주길 바라면서 술렁술렁 읽어 넘길까 했지만 그것이 내키지 않는다.

문장 하나하나가 힘을 가지고 있다. 정갈한 맛_

 

낚시바늘의 갈고리 같이 독자를 콱 낚아채서 놓아주질 않는 글이란 생각이 든다.

작가의 다음 책이 벌써 기다려진다. 활발한 활동을 응원한다. 그전에 내가 놓쳤던 첫 장편소설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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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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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한책, 김애란 작가의 깨알같은 글과 웃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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