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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올레 & 오름 걷기여행 - 올레 최신코스 업데이트 / 걷기 좋은 길 40코스 ㅣ 길따라 발길따라 6
길을찾는사람들 엮음 / 황금시간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당신과 함께하고싶은 올레길, 오름 걷기.
나도 지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다람쥐 채바퀴 돌듯 어제 오늘 반복되는 일상에 힘이 빠진다. 특히 봄엔
하던 일을 멈추고서 트래킹여행을 떠나볼까 외국 여행 정보를 훑고 있었는데 그틈에 보인 한권의 책.
작년에 생략했던 제주도. 매번 차로 이동하면서 쏘였던 바람도 좋다고 기억하고 있었건만.... 갑자기 가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다도, 올레도 아닌 <걷기>였다.
머리 속 온갖 잡생각을 떨쳐버리고 싶을 때 운동화를 질끈 묶고 개천가로 뛰어나간다.
땀이 나도록 움직이다보면, 머리도 맑아진다. 걷는다의 매력을 요즘에서야 아는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멀리 걷고 싶다.
책이 솔찬히 무거웠던 이유.
독자에게 좀더 세세하게 알려주고 싶다는 편집부의 마음이 보인다.
올레길, 오름의 코스별 지도와 난이도를 포함한 정보, 이름의 유래, 돌담 쌓아올린 사연, 역사이야기까지 비빔밥처럼 섞었지만_ 복잡하지 않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해준다. 실은 이 이야기가 좀 더 듣고 싶다.
책장 속속들이 자리잡은 사진도 예쁘지만, 표현하는 글이 참 예쁘다. 마음을 홀리기엔 그만이다.
보는 내내 그 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길 위에 두발로 단단히 디뎌가며 걸어가는 내 모습이 상상된다. 다른 길에선 엄마와 함께 걷고 싶어졌다. 제주도의 바람을 같이 맞으며 체온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를 향해 무조건 차를 몰던 제주도 여행의 끝이 보인다. 이 책 한권과 배낭을 메고 떠나봐야겠다. 갈까 말까, 망설였던 물음표가 사라져버렸다.
거인이 쓰는 우산 같은 거대한 삼나무.편백나무 숲. 이 길에 접어들고부터 오가는 사람이 아예 없다. 숲이 내게만 걸을 수 있는 특권을 준 것 같아 우쭐해진다.
숲을 지나고, 숲도 나를 지났다.
p243 삼나무 .편백나무 숲
적어도 이 길에서는 '걷는 것'말고는 다른 것을 깊게 생각할 수 없다. 아니 하고 싶지 않다.길을 걷다 운명의 연인을 만난 것도 아니고 돈다발을 주운 것도 아니다. 그 이유는 걷는 것,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p289 바리메오름 마법지팡이 같은 숲
갈림길이 나온 것은 시간이 꽤 흐른 뒤였다. 오로지 '걷기'만 했다.
걷고 또 걷고, 그래도 자꾸 걷고 싶어지는 삼나무 숲길이었다. 지금 눈앞에 포장된 길과 흙이 깔린 길이 뻗어 있다.
p295 삼나무 숲길 그래도 더 걷고 싶은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