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한 관계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 매우 예민한 당신을 위한
샤히다 아라비 지음, 이시은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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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은 유독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다양한 경우를 접한다.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로 세상에 희망과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이들은 유해한 사람들의 쉬운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돕고자 쓰여진 책이다.
저자는 과학적이고 다양한 연구결과, 사례들을 기반으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의 특성과, 그들이 유해한 관계에 쉽게 빠질수 밖에 없는 이유, 하지만 그것이 취약점이 아닌 강점인 이유에 대해 '설득'하고 있다.
상처받은 자들을 무작정 옹호하고 위로하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기본적' 권리나 경계가 침해 당했음에도 '내가 혹시나 과한 생각을 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달고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 쓰였기 때문에 오히려 과학적인 사실과 연구결과, 사례를 기반으로 쓰여졌다. 그래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괴로울 수도 있겠다.
유해한 관계에 빠져있거나, 아직 괴로움이 심각하게 남아있는 상태일때는 1장, 4-7장까지부터 읽기를 권한다.
2-3장에서 유해한 관계로부터 본격적으로 백전백승하기 위해
유해한 사람들을 표현하는 심리학적 용어, 사례들과
매우 예민한 나를 알아야하는 특성들, 대처방안이 함께 서술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읽으며 과거의 기억이 다시 올라와 힘들었다. 이 책에도 쓰여있지만 유해한 관계에서 있었던 경험은 단순히 기억뿐만 아니라 몸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반복해서 말한다. 유해한 사람들의 '유해함은 그들의 몫'이라고.
매우 예민한 우리는, 가지고 있는 특성을 인정하고 알아보고 공부해야 한다. 칼이나 팬도 쓰는 자에 따라 달라지듯, 매우 예민함은 특성중에 하나로 어떻게 쓸지의 선택 또한 우리가 하는 것이다.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우리 자신과 세상을 빛나게 할 특성 또한 이 덕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좋겠다.
유해한 관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많아 얼핏 그게 전부로 보일수도 있으나, 누구보다 매우 예민하며 유해한 관계로부터 아파온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며 쓰여진 매우 따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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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락모락 - 우리들은 자라서
차홍 지음, 키미앤일이 그림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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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서평단 신청을 하면서 따스한 느낌의 제목에 기대감도 모락모락 피어났다.
받아보자마자 앞표지 곰인형을 든 아이를 보고 잠시 내용을 짐작해 보았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 '네 예상은 빗나갔어!'말하는 머리카락 몇가닥 붙어있는 머리빗을 보았다. 이 책은 인상에 많은 영향을 주기에 신경쓰면서도, 때때로 소홀해지는.. 바로 '머리카락' 시선으로 써내려간 이야기였다. 제 3의 시선인듯, 나를 이야기하는 말이 색다르면서도 친근하게 느껴졌다. 따듯한 느낌의 그림을 보며 몇장만 볼까,했었던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자연스럽게 한장 한장 쓰다듬으며 보게되었다.
무서워 우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사락사락 쓰다듬는 엄마의 손길을 부드러운 바람 부는 것 같다고 한 표현에서 사랑과 따스함을 느끼고,
아이가 스무살이 되어 탈색하는 과정에서 이십년 평생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는 말에 소리내어 웃었다.
일생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며 하는 말과 행동들에 대해 반응하던 머리카락이, 어느순간 혼잣말이 길어지게 되며 여자의 시간도 꽤 많이 흘렀음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날 여자는 머리카락에게 말을 건다. 가장 오랫동안 함께 있었던 존재를 드디어 알아보았던 것이다.
'속상했던 일은 모두 잊기로 했어, 아니 이제 생각도 나지 않는 것 같아.'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그 자체로 사랑할수 밖에 없게 되어버린 존재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내일이 궁금하지않냐는 말을 마지막으로 덮었다.
그리고 뒤늦게 뒷 표지를 보게 되었다.
봄꽃이 가득한 원피스를 입고 마치 계절을 만끽하듯 하늘거리는 치맛단을 잡고 있는 할머니의 뒷모습이었다. 머리카락은 구름과 같아서 자유로워보였다.
표지도 이 이야기의 여정을 함께했다는 느낌이 들어 다시 한번 감동을 받았다.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엔 행복하게 된 동화같은 소설을 본 느낌이 들었다.
보는 내내 울고 웃었던 신기하고 따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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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신형철 지음 / 난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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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식듣고 달려왔습니다! 시화라니ㅠ 선생님의 언어로 어떤 세계를 볼수 있을지 너무나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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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궁궐 기담
현찬양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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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못드는밤의궁궐기담 #현찬양 #엘릭시르서평단
책을 펼치면 제목이 나오기도 전에 붙어있는 궁녀규칙조례. 마치 따로 가지고 다녀야 할 것처럼 별도로 붙어 있었다.
읽고 있으니 마치 내가 이제 막 입궁하는 나인이라도 된 것 같았다. 이 조례들이 생기게 된 이유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목차를 본 쯤에야 뒤늦게 든거보면 말이다.
경복궁 교태전의 중전과 공주, 그리고 각 나머지 거처에서 후궁들을 모시는 나인들의 눈과 입을 통해 기괴한 사건이 눈에 보이듯 그려진다. 그리고 정말로 삿된 것들이 벌이는 짓인가 싶었을 때, 범인도 아닌 범인이 나타난다.
한동안 여러 책을 돌아가며 읽는 습관이 있었는데,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괴담 말하는 모임에 슬쩍 껴서 앉아있는 나인처럼 귀를, 아니 눈을 책에서 뗄수가 없어서 그랬나보다. 엘릭시르 프로수다러 서평단으로 알게되었지만 몰입할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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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전
정은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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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는 아홉살에 첫사랑을 만났고 열살에 고아가 되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녀는 그 순간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 기억하기로 했다. 가능하면 빠짐없이.'
정은우 작가의 투고로 발굴된 첫 연재작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작품이라고 한다. 정은우 작가에게도 <주간문학동네>에게도 의미있는 작품이 아닐지.
서평단 활동으로 티저북을 받아보았다.
읽기전에 따로 검색하지않아 국자전이란 제목에 짧지만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메인 인물이 고난속에 성장하며 역사에 기록될 서사를 그려낼듯한 고전문학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배경은 20세기..대한민국이었다.
국자전의 대한민국에선 평범한 사람말고 능력자가 존재한다. 그들은 국가에서 하는 검사를 통해 적합과 부적합으로 나뉜다. 그리고 그에 따라 칭송받는 영웅이 되기도, 일생을 감시속에서 관리받아야하는 반동이 되기도 한다.
태어날때부터 가지고 나는 능력으로 나누어지는 세계. 국가의 입장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일테지만, 과연 그 검사는 능력의 유무나 과거말고는 미래를 얼마나 정확하게 알수있다는 걸까. 특수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한 개인에게 국가가 강제할 수 있는건 어디까지 일지, 불편하지만 해야만 하는 생각이 떠올라 더 몰입하여 읽어갔다.
그저 선천적인 요소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이들은 낙인속에 간신히 어른으로 자라더라도, 능력을 제어할수있더라도 그들의 생은 아슬아슬했다. 결국 돌아올수없는 곳으로 끌려가기도 했다.
국자의 딸 미지는 비능력자다. 초능력과는 관련없을 것 같은, 있어봤자 어린시절 영웅놀이를 했던 기억뿐이다. 선생이던 미지가 학교에서 벌어진 일로 휴직하게 되고, 국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엄마가 능력자임을 알게 되면서 티저북은 끝이 난다.
가상의 인물과 설정인 소설을 읽고 있었지만 어쩐지 마음에서 올라오는 기시감은 읽을수록 강렬해졌다.
'세상이 좋아졌다'는 말들이 범람해도 인권단체 씨앗이 계속해서 있는 이유를,
관련없던 것과 정말 상관있게 되어버린 상황에 미지는 어떻게 행동할지,
윤수일은 어떤 모습이며 국자와 어떤 일로 어떤 관계를 맺을지,
이 소설의 끝에서 그곳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알고 싶어졌다.
우연한 기회로 좋은 작품을 알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루빨리 작품을 전부 읽어보고 싶다.

#정은우 #국자전 #북클럽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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