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복숭아 - 꺼내놓는 비밀들
김신회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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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숭아'라니, 무슨 내용일까? 요즘같은 이 폭염에 한입 깨어물면 시원한 달콤함이 사륵 퍼지는 그런 느낌일까? 제목만 보고 서평단에 신청한 뒤 안내문자를 받고 든 생각이었다.
기대한가득 출근버스 안에서부터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생각한 그 과일은 왜 안나오는거지? 아홉번째 작가분의 이야기까지 읽고나서야 책의 겉표지를 한참 들여다 보았다. '나의 복숭아, 꺼내놓는 비밀들.' 그리고 조금씩 다른 크기와 모양, 색으로 그려진 네 개의 복숭아까지.
같은 종인 나무에,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땅에서 자라 때로는 비바람 아니면 태풍까지 혹독하게 맞아가며 자란다. 남들만큼은 아닐수 있더라도 애지중지 키웠는데.. 노력이 무색하게 쉽게 멍들고 물러버리는 열매라고 나온 복숭아가 야속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사실 먹기 전까지는.. 이 복숭아의 매력을 누구도 알 수가 없다. 모양이 어떻다고, 무르기 쉽다고, 연약하고 다루기 힘들다 해도.. 한 입 베어무는 순간 그 생각이 달라진다.
비밀이란건 주로 부족한 점이거나, 어떤 기준과는 다른 점들이 된다고 생각한다.
부끄러워서, 혹시 이것 때문에 남들에게 소외당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들. 결단코 법을 어기거나 부도덕하거나 비윤리적인것조차 아닌데 어쩐지 비밀이게 된 것들이 나에게도 있다. 훔쳐온것도 아니고 독을 넣은것도..썩은 것도 아니었다. 근데 그냥 어려워했다. 우연히 한 입 먹어보고 나서야, 그저 나라는 품종의 복숭아라는 것을 알았다. 내 나무에 나온 복숭아는 이렇구나.
이 책을 읽고나니, 이제는 두렵게 생각만 하기보다 먹어보는것도 괜찮은 선택이란 생각을 했다. 때로는 정말 못먹고 버려야 할 순간이 올 수도 있겠지만, 정말 달고 맛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걸 구분할 수 있는게 연륜일지도 모르겠다.
아홉 명의 각기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로 한번쯤 내 복숭아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수확의 기쁨을 같이, 혹은 각자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나의복숭아 #글항아리 #북클럽문학동네 #에세이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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