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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타이완 여행기 - 2026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2024 전미도서상 번역부문 수상, 2024 일본번역대상 수상, 2021 타이완 금정상 수상
양솽쯔 지음, 김이삭 옮김 / 마티스블루 / 2025년 11월
평점 :
먹보 일본인 소설가의 대만 미식 탐방. 알잘딱깔센 대만인 통역사가 하드캐리하는. (철 지난 유행어들이죠? 저는 요즘말은 잘 모르는 소강기에 접어들었답니다.)
처음에는 소설가가 심중과 먹성을 2000% 이해하는 와이프를 얻었다며, 맘속으로 비꼬면서 읽었다. 나중에는 약혼자 버리고 자기랑 내지(일본)로 가자고, 거기서 너 하고픈 거 해라는 ‘친구’로서의 제안을 낼름 하는 모습에 답답했다. 소설의 끝자락에서야 이야기의 배경, 식민지 타이완을 의식했다. 미식은 딱히 와닿지 않았다. 활자로 묘사된 이국음식안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그래도 근래에 온사케를 즐겼던 건 이 소설 영향이긴 해.
위계가 내포되어 있는 애정 관계에선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위치로 상처를 주는 플롯 별로 안 좋아한다. 여자 남자 관계에서는 특히. 왜냐하면 난 자꾸 가난한 여자주인공에게 이입을 해서 공감성 수치? 공감성 굴욕?을 느낀다. 그런데 이 여자들 사이에선, 대만에 잠깐 여행 온 그러므로 떠날 힘이 있는 일본인 소설가에게 이입을 해버렸다. 마치 이들 관계가 연장되기 위해선 그의 제안이 타당했다고 생각하며.
그런데 정말로 한 번도 안 물어봤네. 보호받고 싶냐고, 수호천사가 되어도 괜찮냐고. 둘은 어느 여학교에 방문했을 때 그들처럼 친밀한 내지인-본섬인 여학생들을 소개받는다. 나중에 통역사는 소설가에게 두 여학생의 관계에 빗대어 둘의 관계를 이해시킨다. 대만인 친구를 지켜주고 싶은 일본인..
여권 신장 의식도 있고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한 반감도 있는 깨어있는 지식인인 소설가는 무심코 일본이 대만에게 선사한 문명에 대해 감탄한다. 벚꽃, 철도, 음식... 여기에 통역사는 침묵한다. 그리고 재차 노멘 가면을 쓴다. 기민한 소설가는 친구가 가면을 덧쓸 때마다 알아차리지만 혼자서는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두 여자의 딸들이 이 여행기를 출판하고 번역했다는 설정이다. 1938의 기록이 21세기로 넘어와 우리 독자들을 만났다니, 가슴이 아리더라. 진짜 막 있었던 일 같고...ㅋㅋㅋ 나는 통역사의 남편이, 소설가가 통역사에게 선물한 옷을 버렸다는 얘기를 그 딸이 번역 후기에 지나가듯이 남김으로써, 둘의 이야기가 사랑으로 매듭지어졌다고 생각한다. 남편이 굳이 친구가 맞춰준 아내의 옷을 버린다? 아니지, 전 연인의 선물이니 거슬린 거지. 기모노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난 남편이 뭔갈 느꼈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