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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 ㅣ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5
에디스 네스빗 지음, 해럴드 로버트 밀러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8월
평점 :
어릴때 시골에서 자랐기에 모래 놀이를 무척이나 많이 하며 놀았지요.
그러나 그 무수한 모래 속에 모래 요정이 살고 있을거란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질 못했어요.
이제는 모래 놀이를 하기에는 나이가 들어버린 어른이 되었지만,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 세계 명작 한 편을 읽으면서 유년시절의 그 모래놀이가 유난히 떠오릅니다. 어쩌면 그때 모래 속에 모래 요정이 살았을지도 모를일입니다.

보물창고의 세계명작전집 시리즈 제 5권은 온 국민들의 추억 속에 자리 잡은 애니메이션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원작이자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에디스 네스빗의 첫 판타지동화인 <모래요정과 다섯아이들>입니다.
영국의 한 시골 마을로 이사 온 다섯 남매가 소원을 들어주는 까칠한 모래요정 '사미아드'를 만나서 겪게 되는 소동을 그린 작품으로, 번번이 수포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소원을 통해 인간의 허영심과 욕심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답니다.
전체 3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읽는 내내 판타지 동화답게 결코 지루하지 않았답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에디스 네스빗은 영국 여류 아동 문학가이며, 배스터블가의 어린이들의 모험을 그린 연작이 유명합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보물 찾는 아이들>, <다섯 아이들>, <마법의 성> 등이 있으며, <모래 요정과 다섯 아이들>은 작가의 첫 판타지 동화랍니다.
작가가 살던 빅토리아 시대의 동화들은 대개 학교생활이나 종교 이야기를 그린 교훈적인 작품들이 유행했는데, 네스빗은 어린이들의 일상과 고민을 동화 속에 끌어들여서 아이들의 실제 생활모습이나 감정을 생동감있게 묘사했답니다. 실제로 작가는 남편이 사망하자 네 아이를 홀로 키운 경험이 있답니다. 어쩌면 이 경험들이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테지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다섯 남매인 시릴, 앤시아, 로버트, 제인, 램은 채석장이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로 이사를 합니다.
자갈 채취장에서 구덩이를 파고 놀던 아이들은 우연히 온몸이 갈색 털로 뒤덮인 모래요정 사미아드를 만나게 됩니다. 사미아드는 두 눈은 달팽이 눈처럼 긴 뿔 위에 붙어서 망원경처럼 들락날락 거리고, 귀는 박쥐 귀처럼 생겼으며, 거미 몸통처럼 땅딸막한 몸은 부드러운 털로 빽빽이 덮여있었답니다. 팔과 다리도 털로 기득했고, 손은 꼭 원숭이 손 같았으니 그야말로 기괴한 모습의 요정입니다.
그러나 이 사미아드는 인간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신기한 능력을 지녔으며, 하루에 한 가지만 소원을 들어줍니다. 게다가 해가 지면 마법이 끝난다는 조건으로 매일 아이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기로 약속을 합니다.
아이들은 사미아드 덕분에 저마다 각기 다른 달콤한 꿈을 꿉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외모, 상상할 수도 없이 많은 돈,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 성에서의 하루 등 그동안 꿈꿔 왔던 일들을 상상하면서 지루하기만 한 일상에서 벗어납니다. 하지만 사미아드의 고약한 심보 때문에 아이들의 소원은 꼬이고, 아이들은 날마다 크고 작은 소동에 휘말리고 말지요.
사미아드 덕분에 잠시나마 행복했던 아이들은 사미아드 덕분에 다시 불행해졌습니다. 사미아드가 아이들의 새로운 소원을 들어줄때마다 몸을 부풀려서 몸이 터지는 고통을 느꼈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다시는 소원을 빌지 않는 착한 아이들이네요.

부록으로는 모래 요정의 못다한 이야기라는 글이 수록되어 있는데, 알수록 더욱 궁금해지는 작가와 작품 이야기를 실었어요. 아버지의 존재가 없는 네스빗의 작품들 이야기며, 주인공들이 모두 어린이라는 점, 네스빗 자각의 영향을 받아 탄샹한 작품등 다양한 배경지식을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특히 작품 속 숨은 역사 찾기라는 부분은 네스빗이 살던 영국의 켄트 주의 산업혁명기의 모래와 자갈 채치 모습을 그대로 담아서 당시 아이들의 놀이터가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답니다.
이렇듯 세계명작 한 권을 읽으면 한 권의 책에 담겨있는 당시의 생활모습과 문화, 나아가 역사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유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