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림도령 ㅣ 재미만만 우리고전 2
배종숙 그림, 이용포 글, 한국고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3년 11월
평점 :

옛날 고전인 <강림도령>은 초등 중학년 아이들이 잘 읽을수 있게 재미나게 눈높이에 맞춰서 펴낸 <재미만만 우리고전>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랍니다. <재미만만 고전시리즈>는 홍길동전을 비롯해서 허생전, 옹고집전, 강림도령전, 김원전 등 5권이 이미 출간되었고, 장화홍련전과 심청전이 근간으로 곧 출간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강림도령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바로 저승을 넘나드는 저승 차사(差使)랍니다.
저승 차사가 어떤 뜻인지 사전을 찾아보니, 저승차사는 "무속에서 수명이 다한 사람을 잡아 저승으로 데리고 가는 일을 하는 염라대왕의 사자(使者)"라고 하는군요. 그렇다면 강림도령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고, 죽은 사람일까요?
강림도령은 "차사본풀이"라는 제주도 이야기를 어린이들의 눈높이로 풀어 쓴 것이랍니다. 옛날에 제주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무당을 불러서 집 안에서 '귀양풀이' 나 '시왕맞이' 굿을 했답니다. "차사본풀이"라는 말도 이때 무당이 굿을 할때 부르던 노래를 풀어 적어놓은 것이랍니다. "차사본풀이"는 신의 내력을 말로 풀어낸 것인데, 신에 관한 이야기, 즉 신화를 말한답니다. 제주도에서는 신화를 본풀이라고 한다는군요.
따라서 이 이야기는 전라도 광양땅에 전해지는 강림도령 신화입니다.
강림도령의 흥미로운 신화 속으로 들어가봅니다.

김치 고을에 사는 강림은 엄청 잘 생기고 훤칠해서 인기가 많아서 처녀 귀신도 강림을 보러올 정도랍니다. 도깨비랑 씨름을 해도 도깨비를 거꾸러뜨릴 정도로 힘도 세었다니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그런데 마른 하늘에 날벼락치듯, 저승에 다녀오라는 임무가 주어졌네요.
이제 강림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또의 꾀에 넘어가 목숨을 내놓게 생긴 강림도령은 저승에 가서 염라대왕을 데려온다고 큰소리를 치고, 급기야 아내의 지극한 정성으로 저승으로 떠납니다. 저승으로 간 강림도령이 임무를 잘 수행하고 다시 이승으로 돌아왔을까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115페이지에 달하는 전체의 글이 대화체라는 점입니다.
전체의 글밥이 대화체의 화법인지라 이야기가 정말 구수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답니다.
거기다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다양한 글씨체와 문장은 역시나 읽는 이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글씨가 오른쪽 왼쪽으로 흘러가고, 흔들흔들, 들쑥날쑥, 짙어졌다, 연해졌다 합니다.
글씨체가 포인트가 있으니, 저절로 감정을 실어서 재미나게 읽게 되더라구요~

또한 그림도 역동적이고, 사람의 얼굴 표정 하나 하나가 살아움직이는듯 합니다.
특히 윗부분은 그림으로 채우고, 아랫부분은 글로 채운 편집의 방향도 참으로 신선하고 흥미로웠답니다.
그림이 곧 글이고, 글이 곧 그림인듯 하여 이 세상의 모든 책들이 이렇게 다양한 글씨와 그림과 편집체제라면 책을 싫어할 아이들은 하나도 없을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지막 부분에 강림도령이 삼천갑자 동방삭이를 붙잡는 부분을 아이들은 특히 좋아했답니다.
삼천갑자 동방삭이는 삼천년을 살고도 더 살았는데, 삼천년이 더 지나도록 저승에 오지 않으니 염라대왕이 화가 났지요. 그럴 즈음에 강림도령이 묘안을 생각해 내어 장에 가서 숯을 한 가마니 사서 강에서 씻었습니다.
한 가마니를 거의 다 씻어가고 있었는데 마침 그때 동방삭이가 거기를 지나다가 그 광경을 목격하고 물었습니다.
"검은 숯을 백 일 동안 씻으면 하얀 숯이 되는데, 그 하얀 숯은 만병을 낫게 한다고 해서 씻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쯧쯧쯧, 이승에서 삼천 년을 살았지만, 그런 소리는 처음 듣겠네"
그 순간 강림도령은 벌떡 일어서며 " 니가 바로 삼천갑자 동방삭이구나. 저승으로 가자."
그리고 동방삭이를 데리고 저승으로 갔답니다.
이 이야기는 전라북도 남원시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로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은 절대 거스를 수 없다는 옛 사람들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합니다.
신화와 다양한 전설을 버무린 거짓말 같은 강림도령 이야기를 통해 이승과 저승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봅니다.
우리 조상들이 강림도령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는, 죽음이 꼭 두려운 것 만은 아니라는 것을 해학적으로 알려주는성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