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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감싸는 우리 보자기 ㅣ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 8
허동화 글, 김미영 그림 / 마루벌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보자기를 보면 늘 친정멈마 생각이 난다.
어릴적 학교에 다녀오면 엄마는 늘 일하러 나가셔서 안계시고, 대신에 안방이나 마루에는 어김없이 보자기로 덮혀진 밥상이 놓여있었다. 득달같이 보자기를 치우고 밥을 먹으면서 허기진 배를 달랬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늘 무언가를 싸 주실때는 보자기를 사용하시면서 종이 가방이나 비닐에 비할 바가 못된다고 하시면서 보자기 애찬론을 말씀하신다.

우리 나라 서민들의 일상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보자기가 이제는 하나의 보자기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또한 그 미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니 반갑기도 하다.
보자기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이야기해주는 이 책도 하나의 보자기의 가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느낌이다.

보자기는 무엇인가를 감싸는 물건이다.
예전에는 책 뿐만 아니라, 은수저나 꽃신 등 귀한 것을 싸 놓기도 했다.
또한 결혼을 할때 함을 싸는 중요한 도구였고, 장을 보러가는 사람들의 등에는 어김없이 보자기로 싸서 등짐을 지었다.
밥이 식지 않도록 밥주발도 깨끗한 보자기로 쌌고, 아낙들이 시장에 갈때 물품을 싼 필수 항목이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보자기는 결혼할 때, 장례를 치를 때, 머리를 다듬을 때, 또는 정치인들이 서류를 쌀때 유용하게 쓰인다.
이렇게 보자기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 일상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물건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보자기는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문헌에 의하면, 삼국 시대 가야국 건국 신화에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 보자기에 쌓인 금상자"이야기가 전해진다고한다.
또한 가장 오래된 보자기 유물은 불국사 석가탑에서 나온 비단 사리함 보자기라고한다. 여기에는 화려한 수가 놓여 있는데 1300여 년 전에 만들어졌다니 참으로 오랜 역사를 간직했음을 알 수 있다.
포장지는 한 번쓰고 버리면 그만이지만, 보자기는 여러번 재활용할 수 있어 그 유용성이 좋다. 또한 보자기는 가방처럼 정해진 틀이 없어서 둥근 것 ,삐죽한 것, 네모난 것 등 뭐든지 척 척 쌀 수 있다.
보자기가 모든 것을 감싸듯, 우리도 서로 크게 감싸 안으며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지막으로 이 책을 덮으면서 가장 맨 첫번쩨 페이지에 소개된 법정 스님의 보자기 일화를 다시한번 읽어본다.
법정 스님은 돌아가셨을 때 유언 하나를 남기셨는데, 신문 배달하는 소년에게 보자기 꾸러미를 전해 주라는 유언이었다.
그 하얀 보자기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스님이 평생 즐겨 읽으시던 책 여섯 권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그 보자기를 건네 받은 신문 배달 소년은 스님의 보자기로 인해 다른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를일이다.
보자기의 힘이 이렇게 대단한 것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