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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휴양지
로베르토 이노센티 그림, 존 패트릭 루이스 글, 안인희 옮김 / 비룡소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일상이 지치고 힘들다고 느껴지면 누구나 한번쯤은 훌쩍 떠나서 휴양지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싶어한다. 만약 그곳이 푸르름이 일렁이는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곳이라면 더욱 안성맞춤일듯 싶다. 지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심신의 피로를 훌 훌 털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게 될 그런 휴양지.
그런데 만약 쉼을 위해 찾아간 휴양지가 외딴 곳에 위치한 신비롭고 이상한 기운이 감돌며, 찾아오는 손님들 모두 무언가를 찾고있는 듯이 보이는 이상한 휴양지라면 어떨까? 바로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마지막 휴양지>가 그런곳이 아닐까 싶다.
<지붕뚫고 하이킥>이라는 TV 시트콤에 소개되어 다시금 주목받고 있어서인지 "지붕뚫고 하이킥 속 화제의 그림책"이라는 광고 문구가 눈에 들어오는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외딴 바닷가 호텔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엮은 책을 만났다. 보통 그림책들은 글을 쓴 작가 가 더 부각되는데, 이 책은 그림을 그린 로베르토 인노첸티가 더 주목받고 있는 성싶어 작가에 대해 잠깐 살펴보았다.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책 디자인이나 극장 포스터 광고 전단지에 그림을 그리면서 젊은 시절 독학으로 그림 그리는 법을 익혀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어린이 책 삽화가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으로 국제적 명성을 쌓게 되었으며, 바로 이 <마지막 휴양지>로 2003년 볼로냐 라가치 상 명예상을 받았고, 이 작품은 2002년 뉴욕 타임즈 선정 최우수 그림책에 선정되었다고한다.
처음 이 책을 읽고서 느낀점은 왜 이렇게 등장인물도 많고, 구성도 산만하고 도대체 등장인물들 사이의 연결 고리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림책에 수록된 삽화들이나 주요 등장인물들은 어디서 본 듯한 그림들인데 낯설고 이색적이었다. 다시한번 표지부터 자세하게 훑어보고 내용을 되짚어본 다음에야 조금씩 조금씩 익숙한 작품들을 깨닫게되었다.
우선 표지부터 자세히 살펴보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저 아무렇게나 끼워 맞춰넣은 그림들이 아니라, 이 책의 주인공인 화가가 휴양지의 바닷가 호텔에 도착해서 머무르고 떠날때까지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그려놓았다. 이 표지 그림만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책 한 권의 내용을 다 이해할듯 싶다.

나른하고 지루한 일상을 보내던 한 화가는 상상력이 갑자기 사라져서 돌아오지 않는다. 화가는 사라진 자신의 상상력을 찾아 나서기로 마음먹고 짐을 싸서 출발하는데, 이상하고 외진 곳에 자리한 바닷가 호텔에 도착한다. 특이하게 생긴 이 외딴 바닷가 호텔은 앵무새가 프런트를 지키고 있고, 신비한 소년이 방을 안내하는 아주 이상한 곳이다. 이곳에 찾아오는 손님들도 아주 특이한 사람들이다. 모두 "이상한 것"을 찾는 이 호텔에는 목발을 짚은 외다리 선장, 병약한 소녀와 간호사, 잿빛 사나이 그레이씨, 키 큰 방랑자 등등... 그들은 과연 무엇을 찾고있는걸까?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하지만 결국엔 자신들의 꿈을 찾으로 온 듯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자신들이 추구하는바를 찾아내고 이상한 호텔을 하나 둘 씩 떠나간다. 주인공인 화가는 떠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사라진 상상력을 되찾게되어 용기를 갖는다.
화가가 잃어버린 자신의 상상력을 찾으러 떠난 곳이기에 "마지막 휴양지"라는 다소 어두운 제목보다는 "이상한 휴양지"라는 다소 호기심어린 제목으로 정하는 것도 괜찮을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