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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귓속말 - 올레졸레 북녘동화 올망졸망 남녘동화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44
김신복 외 지음, 신혜원 그림 / 사계절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모두 7권으로 구성된 "올레졸레 북녘동화 올망졸망 남녘동화 시리즈" 중 두번째인 <이상한 귓속말>이랍니다.
<이상한 귓속말>을 비롯해서 <잠나라 병정들>과 <그림 토끼들의 운동회> 등 모두 3꼭지로 이루어져 있네요.
이 책의 엮은이들을 살펴보니, 모두 북녘 작가가 글을 쓰고 남녘작가가 그림을 그렸어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남과 북이 합심해서 만든 동화책인 셈입니다.
도종환님은 추천사에서 "부지런하게 일하고 서로 나누며 사는 세상을 꿈꾸는 동화"라고 소개하면서, 북쪽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는 대체로 담백하면서도 잔잔한 재미가 있다고 얘기하는데 더욱 궁금해지는군요.
그렇담 세꼭지의 동화를 차례로 살펴볼까요?
첫번째 <이상한 귓속말>은 자기 의지대로 행동하라는 가르침을 주는듯 싶어요.
어느날 졸음과 싸우고 있는 순학이에게 이상한 귓속말이 따라붙어요. 소곤소곤 속삭이는 소리에 넘어가 옆 친구의 숙제를 베끼고, 자꾸만 나쁜 행동을 합니다. 결국 순학이가 정신을 차리고 귓속말을 떨쳐내려 안간힘을 쓰자 귓속말은 어디론가 도망을 치고 순학이는 비로소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옵니다.
공부에 시달리느라 힘든 아이들의 모습과 숙제를 못해서 쩔쩔매는 부담감 등은 남녘이나 북녘이나 똑같은가 봅니다.
두번째 <잠나라 병정들>은 밤이면 모든 이들의 잠을 재우는 잠솔을 가진 잠나라 병정들 이야기에요. 장난꾸러기 잠병정들이 일과표대로 움직이는 수남이를 일찍 재우려는데 결국 실패하고 맙니다.
어떻게든 잠을 재우려는 잠병정들과 쉽게 잠들지 않으려는 수남이의 필사적인 노력이 너무 대조적이어서 재미있네요. 특히 수남이가 잠들지 않기 위해서 찬물로 세수하거나 큰소리로 글을 읽거나 체조를 하는 일은 공감이 가더군요 .
마지막 <그림 토끼들의 운동회>는 숙제는 자기 힘으로 해야한다는걸 깨닫게 해주는군요.
그림 토끼들이 운동회를 한다는 초대장을 받은 철호는 궁금한 맘에 운동회에 참석하고, 철호의 잿빛토끼가 일등을 해서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마지막 사람찾기 경주에서 잿빛토끼는 자기 주인이 아니라며 철호를 뿌리치고, 철호의 숙제를 대신 그려준 철남이 형을 찾는군요.
세 꼭지의 동화를 통해 북녘 학생들의 학교 생활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는데, 아직은 아이들이 미취학이다보니 제 어릴적 초등학교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생소하고 흥미로웠어요.
또한 문장에서 느껴지던 어투의 차이와 생소한 단어들을 만나니 언어의 단절이 느껴져서 조금 씁쓸하기도 했답니다.
'올레졸레'와 '올망졸망'은 '귀엽고 엇비슷한 아이들이 많이 있는 모양'이라는 같은 뜻의 다른 말이라는데, 이 말을 함께 쓸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