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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지구
패트리샤 매클라클랜 지음, 프란체스카 산나 그림, 김지은 옮김 / 미디어창비 / 2020년 2월
평점 :
종종 '지구' 라는 우리의 행성을 의인화 하게 되면 순박한 여인의 이미지를 많이 보게 됩니다.
지구 = 땅, 이라는 의미에서 땅의 신 가이아가 연상되어서 그럴 수도 있을듯 하고
우주에서 우리를 살게 해 주는 유일한 터전이라 '어머니'가 연상되어서 그럴 수도 있을것 같아요.
내친구 지구 라는 이 책에서도 전형적인 의인화된 지구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제목에 걸맞게 여신이나 어머니 보다는 해맑은 소녀의 모습이라 보는 순간 미소가 나올만큼 사랑스럽습니다.
묘하게도 그러면서도 포근한 색감과 부드러운 곡선 위주의 그림을 보면 한없이 따뜻하고 지혜로운 어머니 지구를 떠올리게 하네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읽어보세요.
번역하신 분의 책 소개 말. 이 책에 너무나도 딱 들어맞는 문구에요.
마치 문학과도 같은 아름다운 책..
아이 역시도 구경할 것 많고 손댈 곳 많아서 천천히 보게되는 책이지요.
다 보고 나면 지구에 대한 사랑이 잔잔하게 흘러나오게 됩니다. 지구의 날 기념책이라는데 의미 있는 도서네요.
요즘 유행하느 페이퍼커팅 북이에요. 플랩과 페이퍼커팅 기법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서 이 책을 더 돋보이게 해줍니다. 다음장으로 넘기면 또 플랩이나 페이퍼커팅 부분이 유연하게 연결되어 재미나요.
아이가 흥미로워 하며 계속 손을 댑니다.
너무 어린 아기는 찢을까봐 무서우니!! 3,4살 정도 유아부터 보면 좋을것 같아요.
글밥은 많지 않아서 읽어주기 편해요.
조금 더 큰 아이들은 플랩,커팅을 감상하고 그림에서 여기저기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보기 좋고요.
단순해 보이면서도 할일이 많은 책 입니다 ㅋㅋ
그림의 스케일이 크고 시원스러우면서도 감성적이고 세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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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스토리는 없습니다.
이 책은 지구 라는 이 거대한, 유기체 같은 존재를 한바퀴 빙 돌고 있습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속의 생물들에 마치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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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하지만 거인 이라기 보다는 자연 그 자체 라는 느낌이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 있어요.
우리가 사는 지구는 인간만이 살고 있는 곳이 아니라고,
수많은 생물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장한장을 넘길 때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 해줍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를 넘어 '우리'가 살아 가는 위대한 지구의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책 입니다.
나중에 저는 그림책 카페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유아기 이후 몇십년간 그림책을 놓다가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다시 보게 되며,
그림책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하고 싶더라고요.
아이들만 보는 글 적은 책이 아니라,
어른들이 보기에도 배울만 하고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말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멋지고 훌륭한 책들이 정말 많거든요.
이 책 역시도 아이가 보기에도 좋지만 어른인 제가 봐도 너무 좋았답니다.
책장에 소중히 간직해 두고 어느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그런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