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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의 탄생 - 포스트-포스트 시대의 지식 생산과 글쓰기
김성익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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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연구자의 아래 글. 사회의 이런저런 문제점을 지적하는 수많은 글 중에 단연 돋보이는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스스로가 삶을 바꾸어 내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리고 그 변화는, 달려야만 한다고 재촉하는 세상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단 멈춤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렇다면 우리를 몰아치는 힘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의 성격이나 우리 문화의 특성 같은 것이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우리에게 강제력을 행사하는 사회란 기실 우리가 무언가를 "행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양식들이며, 생활양식의 총체라는 의미에서의 문화 역시 결국에는 "실천의 체제"에 다름 아니다. 그것을 사회라 하건 문화라 하건, 우리 바깥의 어떤 것이 있어서 우리를 이렇게 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사회를 그리고 문화를 구성한다. 따라서 관건은 사회를, 문화를, 또는 내가 알지 못허는 어떤 존재의 악함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실천을, 즉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에 있다. - P280

그렇다면 우리는 끈질기도록 아무것도 안 한 것이 아닐까? 엄청나게 많은 말들이 있었던것 같지만 그 말들이 사실은 전혀 새롭지 않은, 같은 내용의 중얼거림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우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나는 가끔 이 침묵과 무위를 급진화하면 어떨까 하는상상을 한다. 무용한 움직임을 멈추고 무의미한 말을 만들지 않는 것.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이 세계를 지속시키거나 더 나쁘게 만드는 일들을 멈추는 것.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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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버쓰데이 백희나 그림책
백희나 지음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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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어제저녁‘보다 앞선 시점에, 유쾌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로 이해했다. ‘어제저녁‘에 ‘달샤베트‘ 책이 잠깐 나오는 것처럼, 이 책에는 ‘어제저녁‘ 주민들이 반갑게 등장해서 백희나 유니버스를 만들어간다. 두 권을 나란히 꽂아 놓으니 매우 아름답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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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지는 마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3
김멜라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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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밤에 잠이 안 오는 나에게 최근 읽었던 어떤 책보다 명확하게, 그 상태로도 괜찮다는 위로를 준 책이다. 이 책에 실려있는 여러 에세이 중 <교훈 듣기 딱 좋은 나이>는 이렇게 시작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헤매던 시절이 있었다. -p.100(이하 모두 이북 기준)


처음 읽을 때는 그저 공감하며, 나도 나도 이랬는데!!!의 감정으로 읽었다. 다시 읽어보니 모범적인 기승전결의 4단계를 따르고 있는 에세이라는 생각이 든다.



1. 작가의 화두: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전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에 대한 할아버지의 답변: "다 타고난 팔자대로 사는 거야."



2. 교훈에 거부감을 느꼈던 어린 날에서 시작하여, 결국 삶의 지침이 될 만한 구절을 찾기 위해 자서전과 평전을 탐독하는 어른이 된 작가. 그 탐색의 여정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정리된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대학 시절 읽었던 니체의 <반시대적 고찰>을 다시 보다가 나를 설명하는 듯한 구절을 발견했다. 

'위대한 것을 이룰 능력이 없는 위대한 것의 애호가.'

그게 바로 나였다. -p.108


3. 할아버지의 생과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과학자 마리 퀴리의 전기를 경유하며 얻은 나름의 답변. 


어떻게 살긴, 지금처럼 책 읽고 글 쓰며 사는 거지.-p.112



4.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를 이루게 된 현재의 삶과 파트너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을 고백하며 글이 마무리된다. [책 전반에 파트너 온점 님에 대한 애정이 가득 표현되어 있다. 작가(일반명사로서)는 동반자에게 사랑을 전달하기 위해 책 한 권을 써내려 갈 수도 있는 존재인 것이다! 새삼 감탄스럽고, 살짝 부럽기도..ㅎㅎ]



3번에서의 도약은, 역시 아름다움에서 그 동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 사람의 빛나는 이상이 그 삶을 글로 읽는 나의 마음과 태도까지 높아지게 했다.

-p.111


주로 책에서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나에게, 고민의 내용과 방식, 나름의 해답을 찾는 과정까지 모두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아르헤리치는 암이 재발해 병원으로 가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신을 웃기는 법을 알아? 인간이 계획이 있다고 말하는 거래."

하지만 어느 곳에서든 나는 임시로 그곳에 머물 뿐 그 일을 지속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 임시 거처에서도 나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잘 해내고 싶은 욕심에 무리해 일했고, 나중에는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졌다. 멀리 나가도 되돌아올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해 책을 읽었으나 책 속의 위인들은 내가 닮은 점을 찾아내기에는 지나치게 특별하거나 비범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대학 시절 읽었던 니체의 <반시대적 고찰>을 다시 보다가 나를 설명하는 듯한 구절을 발견했다.
‘위대한 것을 이룰 능력이 없는 위대한 것의 애호가.‘
그게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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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지는 마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3
김멜라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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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계>를 읽고 팬이 되어 작가님 에세이도 바로 주문해서 읽었다. 왠지 내 또래이거나 한두 살 위일 것만 같은 작가님.. 특히 <교훈 듣기 딱 좋은 나이> 챕터로 위로받았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어떻게 살긴, 지금처럼 책 읽고 글 쓰며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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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 2020 화이트 레이븐즈 선정도서 그림책이 참 좋아 64
김성미 지음 / 책읽는곰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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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잘 안 하는, 낯 가리는 4살 아들에게 어떤 교훈이 있기를 바라며 읽어주었으나.. 아들은 스토리보다는 주인공들 외엔 색칠이 되어 있지 않은 그림들에 더 흥분하면서, 도시 풍경에 곱게 색을 입히고 나름의 추가 일러스트를 그려 넣기 바빴다ㅎㅎ 어찌 되었든 아들에게 기쁨을 주었으니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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