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스 웨이 - 넬슨 만델라의 삶, 사랑, 용기에 대한 15개의 길
리처드 스텐절 지음, 박영록 옮김, 넬슨 만델라 서문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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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았지만, 읽으면서 큰 충격을 받은 책을 꼽으라면 김훈의 <칼의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리 문단에 벼락같이 내린 축복' 이라는 동인문학상 심사평처럼 작가의 뛰어난 문학성 때문만은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오감이 자극되는 놀라운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여진'이라는 이름의 여인이 명량해전을 앞둔 이순신 장군을 찾아와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장군 또한 건장한 남성이었으니 그럴 수 있겠다 싶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충격이 완화되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충무공 이순신은 흠결 하나 없는 완벽한 영웅으로 모셔져 있는 탓이다.

나중에 확인 결과 여진이라는 여인은 실제 인물이 아니었지만, 그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것이 장군이 직접 기록한 일기에 기록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후대에 이러한 기록들을 모두 삭제시키고 가공한 것이 <난중일기>이다.

'박제화' 시킴으로써 '인간이 아니므니다'로 만들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게 함으로써, 반 만년 기나긴 역사 인물들 중 오늘을 살아가는 후손들이 그의 전 생애를 통해 배워가고 닮아갈 인물이 하나도 없도록 만들어버리는 병신같은 짓을 오늘까지도 계속한다.

리처드 스텐절의 <만델라스 웨이>(Mandela's Way. 2009)는 얼마 전 작고하신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 대통령 넬슨 만델라에 대한 평전이다.

평전이라고는 했지만 부제가 '삶, 사랑, 용기에 대한 15개의 길' 이라 되어 있어서, 무슨 자기개발서처럼 보인다.

유난히 자기개발서를 싫어하는 나이지만, 내 서재에 만델라에 대한 책이 이 뿐이라서 별 기대감 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이 책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만델라라는 위인에게서 키워드 15개 뽑아 대충 정리한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백 여 페이지로 '인간 만델라'에 대해 어쩌면 이렇게 잘 정리할 수 있지?

이 책의 저자인 리처드 스텐절은 만델라의 자서전을 도와서 쓴 사람이고, 마치 만델라가 기나긴 감옥 생활 동안 동료 죄수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인격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가져왔던 것처럼 그의 신뢰와 사랑을 받은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만델라의 전 생애를 상징하는 열 다섯 개의 특징을 정성껏 도출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만델라의 삶에 대한 전 지식을 동원하여 공들여 쓴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만델라의 이러한 점을 나 또한 삶 속에서 배울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까지 심어주었다.

'복잡한 사람' 이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는 다음의 문장으로 시작한다.

"넬슨 만델라는 아마도 지구의 마지막 진정한 영웅일 것이다."

그 후에 열 다섯 개의 타이틀로 그의 생애를 정리한 다음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만델라는 결점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결점을 극복했기 때문에 위대하다."

나는 이 책을 평생 동안 곁에 두고 거듭거듭 읽기러 작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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