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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 - 나의 생존과 운명, 배움에 관한 기록
임승남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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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출판사 대표라 하면, 문학 사회학을 전공한 사람일 것 같았다.
하지만 전 돌베개 출판사 대표 #임승남 작가는 자신을 평범한 이름이라 말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삶은 살아왔다.
5살 전쟁고아로 부모님을 차례로 잃고 소년원 구치소를 집처럼 드나들던 그가 '내 마음의 샘터'라는 책을 우연히 접하며 스스로 인생을 바꿔나간다.
전과 7범이 되고,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고, 실패와 반복을 거듭한다.
그러다 구치소에서 알게 된 대학생 형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낀다.
출소 후 대학생 형의 소개로 출판사 영업을 시작한다.

그는 출판 영업부터 대표까지 역임하며 많은 시대를지낸다.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겪으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바라고, 노동법이 있어도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노동법 책을 안고 투신자살한 전태일을 만난다.
전태일의 '자신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말을 새기고, 전태일 평전을 출판한다.
정부의 감시하에 출판하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다시 징역을 산다.
그런 그가 출판사가 잘 되고 떠나려 하자, 그를 자랑스러워하는 친구가 그를 말린다.
그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 그와 함께 힘든 시기와 어려움을 겪어낸 이들이 함께 있고, 그의 곁에는 늘 책이 있다.
사실이라 말하지 않았다면 믿을 수 없는 한 사람의 생생한 실화이며 생애다.
나는 #이토록평범한이름이라도 를 통해 책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 어떤 사람을 만나고 대하는지에 따라 한 사람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경험을 느낄 수 있었다.
새해에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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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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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특히 '동네 서점'은 왠지 모를 친근함에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는 실제로 약 70년 동안 운영되어 온 일본의 작은 서점이다. 책방주인 유미코 씨는 부모님께 서점을 물려받아 40년을 운영한다. 서점을 40년 넘는 세월을 어떻게 운영했을까. 서점을 좋아하는 작가#가와카미데쓰야는 서점을 좋아해서 서점을 다니며 따뜻한 이야기를 모았다고 한다.

주인공인 오모리 리카는 대형  출판 유통회사에 다닌다. 그녀는 책이 좋아서가 아니라, 누가 보아도 부러울 만한 곳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은 매번 사과와  실수로 하루가 바쁘다.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씨를 만난다. 유미코씨는 #고바야시 서점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생각한다. 우연히 유미코씨는 저렴하지만, 좋은 제품의 우산을 발견한다. 서점과 우산의 스토리를 만들어 연결하고,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판매한다.
 
 오모리 리카는 유미코씨의 행동을 통해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의 일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한때 작은 카페를 했었다. 나는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씨처럼 내가 사랑했던 카페를 지키기 위해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햏다. 몇 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최선이라 말하기에는 부족했던 점들이 많았다. 이 책은 단순히 서점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라기보다, 사회초년생과 창업을 시작하는 이들의 마음가짐을 위해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전자책이 나오면서 종이책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종이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동네 서점 또한 늘 함께 할 것이다.
 
요즘은 동네 서점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는데, 이 책 덕분에 늘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려 주는 동네서점이 더 애틋해진다.

#오늘도고바야시서점에갑니다 #서점이야기 #힐링소설 #출간전서평단
#오늘도고바야시서점에갑니다 #가와카미데쓰야#현익출판#동네서점이야기#책추천#서평이벤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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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8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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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는 한달의 한번 또 어떤 주제로 나를 설레게 할까 이 기다림이 좋다.
샘터 8월호는 경험을 구합니다, 정기구독 서비스 부터, 귀촌체험이 생활이 되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소개한다.
내가 할 수 없는 경험들을 타인의 경험을 들음으로써 간접체험과 대리만족, 어쩌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용기가 생긴다.

늘 첫장의 발행인 김성구님이 말이 좋다.
여름호에서는 몰입을 말한다.

“몸과 마음의 배터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을때, 충전의 회복력을 끌어올리는 좋은 방법은 바로 ‘몰입’입니다. 산만한 일들의 스위치는 꺼버리고, 하나의 일에 집중할 때 충전의 속도는 확실하고, 빨리 끌어올려질 것입니다. 독서에 몰입하거나 걷기, 달리기에 집중하다 보면 머릿속이 맑아지고 새로운 아디어도 몽글몽글 다시 솟아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것을 ‘몰입의 즐거움’이라고 하지요. 건강의 비결이 결국 잘 먹기, 잘자기, 잘싸기와 같이 아주 단순한 일이듯 정지된 삶을 ‘활력의 삶’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은 몰입의 즐거움에 있다는 것을 믿고 함께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매년 날씨가 더워지는 날이면, 입맛이 떨어지니, 기운 빠지는 날의 연속이다.
특히, 이번 여름은 코로나와 함께 하느라, 더없이 힘든날의 지속이었다.
그럴때, 좋아하는 일 하나를 찾아 몰입하다 보면, 그 순간 만큼은 모든 일들을 잊고, 다시 충전 되는 듯한 기분을 얻고는 했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때, 몰입에 빠졌고,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과정동안 미래의 꿈과 행복에 빠져들고는 했다.

이런 경험이라면 ‘내돈내산’ 하겠어요! 앙케이트에서 눈에 띄는 것은 마스크 벗고 걱정없이 센트럴파크 산책하기 였다.
워낙 걷고,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 내가 절실히 공감했던 문구이다.
산책길에서 나는 풀냄새, 나무냄새, 바다 냄새를 좋아하는데 야외에서도 마스크 벗을 수 없는 일상의 연속은 숨막히고, 평범한 생활의 감사함을 잊고 살았음을 새삼 깨달았다.

여름호에서 경험을 구합니다에서 기억에 남는 경험은 서울토박이 신호부부의 낭만적인 귀촌 연습니다.

노년에는 귀촌하여, 좋아하는 일과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 어르신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는일로 밥벌이 하며, 내가 먹을 먹을거리를 작은텃밭에 가꾸며 소소하게 살고 싶은 아련한 꿈을 간직한채 살고 있다.
그런데 20대의 젊은 부부는 꼭 노년의 삶이 라는 편견을 깨주고, 지금의 현실을 바꾼 행복이 부러움과 동시에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앞으로 몇년 후에도 가능할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덕분에 귀촌체험이라는 것과 청년창업 지원금, 그리고 취미를 직업으로 만든 이 멋진 20대 부부를 알게되었다.
전남 곡성을 가게되면, 청록사진관을 꼭 한번 들러 보고 싶다.

샘이 깊은 물(가까운 거리에서 오늘을 기록하는 마음)은 코로나의 현실과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진작가 박기호씨는 위험을 무릎쓰고,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코로나병동 현장사진을 기록했다.

“위험을 무릎쓰고 코로나 병동에 자원해 들어간 것은 기록에 대한 의무감 떄문이었다. 병동 출입이 워낙 위험하고 철저히 통제되어 사진 한장 제대로 찍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제가 먼저 세브란스병원에 재능기부를 제안했어요. 우리가 사는 오늘도 언젠가 후손들의 역사가 될 겁니다. 그러니 오늘의 이 혼란과 극복의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해놓는 것도 작가의 의무입니다.”

“종군기자로 유명한 로보트 파커는 -당신의 사진이 흡족하지 않다면, 그건 당신이 충분히 가까운 거리에서 찍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작가 박기호는 충분히 가까운 거리에서, 코로나 세상의 민낯을 성실하게 기록하고 있다.”

드라마작가이 마음산책(늦깎이 드라마작가 지망생의 ‘늦지 않은 꿈’ 또한 공감과 희망을 느껴졌다.

샘터 여름호는 - 경험구합니다는 코로나로 꿈을 잃은 우리에게 다시 희망의 씨앗을 품게 한다.
그러나 모두가 아픈 지금의 현실을 기록하여, 잊지 못하게 하고, 숫자는 나이에 불과하다라는 흔한 말이지만, 흔하지 않은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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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 3 - 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 땅의 역사 3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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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3 군상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은 조선일보에 ‘박종인의 땅의 역사’를 연재중인 여행전문기자가 쓴 책이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은 수험서로는 불량하고, 교양서로는 불온한 책이다.
학교에서 배운 조금은 지루한 역사가 아니라, 작가가 직접 땅을 밟고 찾아낸 역사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책이다.

작가의 말에는 이책을 읽는 법, 대하는 방법이 나와있다.
참고로 나는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작가가 어떤 의도로 글을 썼는지, 어떻게 이 책을 대하면 좋을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조선시대에 벌어졌던 여러가지 일들에 관한이야기다. 필터로 맑게 걸러낸 ‘찬란한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 필터에 남아 있는 찌거기들을 보려고 한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거나 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은폐됐거나 왜곡 되었던 참 많은 군상들의 민낯을 대면하려고 한다.

묙차는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정치와 정치인(사람이 하늘이니라)
2장 개혁과 반동(소리내어 울 곳이 없구나)
3장 전쟁과 군상(장엄했으며 처절하였니라)
4장 상남자(그 발자국기 너무도 깊으니)

영조시대에 많은 고문과 형벌이 폐지되었다. 인두로 발바닥을 지지는 낙형과 사금파리 더미 위에 꿇어 앉힌뒤 피의자 무릎을 바위로 짓이기는 압슬형이 대표적인 잔혹형벌로 인정돼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
(사금파리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깨진 사기 조각 이다.)
포도청에서는 주리를 트는 전도주뢰형 또한 금지되었다.
그런데 영조보다 앞선 숙종때, 박태보(1654~1689)는 하나만의 고문으로도 무서운 이 형벌을 하룻밤 만에 한꺼번에 받고 죽었다.

도대체 어떤 그 죄를 지었길래 그는 그토록 끔찍한 형벌을 한꺼번에 그것도 하룻밤만에 받고 죽었을까?
설사 대역죄라 할지라도, 사람에게 이렇게 잔혹한 형벌을 내린 왕은 어떤 심정으로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형벌을 가했을까?

1674년 8월 18일 현종이 죽고, 열세 살의 숙종이 왕위를 이어 받았다.
이 가운데 기사환국은 희빈 장씨와 왕비 민씨(인현왕후)에 얽힌 사건이다.
숙종은 왕비 민씨와 혼인 후 8년 동안 아이가 없었고, 태어난지 석달 된 후궁 장씨의 소생 아들 이윤을 적장자로 선언하고 장씨를 희빈으로 삼았다.
남인은 희빈 장씨를 지지했고, 노론은 왕비 민씨를 지지 했다.
집권세력인 노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숙종은 야당인 남인을 등에 업고 이를 강행했다.
주요관직의 노론을 대거 몰아내고 남인으로 채웠다.
그해 4월 25일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져 있던 서인 86명이 연명으로 이를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
총애하는 여자와 고대하던 아들을 반대하는 상소를 젊은 박태보가 대표로 집필한 것이다.

숙종은 삼경(오후11시~오전1시) 전에 인정문 앞에 형구를 준비하라고 명하고, 내시는 한방중에 준비가 불가능하다고 하자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도 친히 국문하겠다고 친국을 강행했다.
박태보는 누가 썼냐고 물으면 반드시 내가 썼다고 하라고 당부했다.
이미 왕은 기필코 죽이려는 의도가 보인듯 박태보에게 낙형과 압슬형(열세번 짓이기고 지지는 걸 1회로 침)모두 스물여섯 차례 몸이 지져지고 무릎이 짓이겨졌다.
박태보는 살가죽과 살이 문드러지고 벗겨져 피가 얼굴에 가득 흘러도 오히려 얼굴을 바로 잡고 안색을 바꾸지 않았다고 한다.
목숨만 살려달라는 영의정 권대운의 상소에 숙종은 박태보에게 진도 유배형을 내리고, 강을 건너 노량에 닿아 그곳에 머무르며 아버지 박세당이 “어쩌겠느냐. 그저 조용히 마지막을 빛내라”고 어루만졌다.
박태보는 “가르침을 좇겠다”고 답하고 아버지가 울면서 나갈때 숨이 끊어졌다 한다.통제가 없는 권력이 보여준 야만성과 권력과 결탁한 자들이 야만 앞에서 보인 비겁함이 만든 잔혹사였다.

잔혹한 고문에도 뜻을 굽히지 않은 박태보라는 위인이 있었다.

연산군의 폭정에 대신들이 기생은 공물이며 논쟁은 금지라는 말에 “지당하십니다”를 외치기 두 달 전 환관 김처선이 죽었다.
김처선은 “임금 네 분을 섬겼지만 전하처럼 행동하는 이는 없었다”고 연산군에게 직언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연산군은 그를 화살로 쏴 넘어 뜨리고 다리를 잘라버리고는 일어나라고 명했다. 김처선은 “상감은 다리가 없어도 걷소이까”라 힐난했다. 연산군이 그 혀를 잘라버리고 배를 발라버렸는데, 죽을떄 까지 말을 그치지 아니하였다.(조신, 소문쇄록기록, 1525) 그의 최후에 대한 기록은 이게 전부다.

정선은 인왕산 골짜기에 살았다.
상놈은 아니었지만, 명문도 아니었다. 영조는 정선의 그림을 좋아했다. 과거에 합격하지 않고 학문에 뛰어나지도 않은 이 화가를 영조는 끝까지 지원해주었다.
지방 현감도 세차례나 시켜주었다. 세자 때 부터 이름을 들어 알고 있던 이 화가를 영조는 이름 대신 겸재라고 꼬박 꼬박 호를 부르며 가까이 했다.
그의 그림은 근졸하다. 화려하지 않고 질박하다.
상상 속 장소 대신 눈 앞 개울과 앞산을 그린다. 들로 산으로 나가 정치를 보이는 대로 그린다. 그 사실적인 스케치에 보일 듯 말 듯 기교가 섞여 들어가, 많은 사람이 ‘조선 진경 산수’라 부르는 독특한 화풍이 창조 됐다.

땅의 역사 3에는 우리가 아는 위인, 이름이 생소한 위인도 등장한다.
그 사이 존경스러움이 느껴지고, 간사함에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역사에 대해서 무지하지만, 땅의 역사를 통해, 우리땅에 얽힌 진실의 역사를 배우고, 생각하는 시간들 이었다.
이책 한 권쯤은 곁에 두고, 오래도록 묵히면서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한다.

이 책은 수험서로는 불량하고 교양서로는 불온하다. 이땅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이 책은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조선시대에 벌어졌던 여러 가지 일들에 관한 이야기다.
필터로 맑게 걸러낸 ‘찬란한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책에서는 그 필터에 남아 있는 찌꺼기들을 보려고 한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거나 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은폐됐거나 왜곡돼왔던 참 많은 군상들의 민낯을 대면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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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월간 샘터 2021년 07월호 No.617 우리 동네에서 만나요! 월간 샘터 617
샘터 편집부 / 샘터사(잡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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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7월호는 우리 동네에서 만나요!’ 라는 주제로 전북 무주, 경남 남해, 인천 창영동, 경기 파주, 서울 상수동, 경기 수원, 경북 상주를 소개한다.

이 곳들은 흔히 알려진 인싸 들이 소개하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그들만의 추억을 담은 특별한 장소을 소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좀 과장하자면 우리 동네는 할머니 반, 고양이 반이다. 뒷집 문방구 할머니, 앞집 상추 할머니, 옆집 젊은 할머니, 그 옆 호호 할머니, 거기에 따봉 할머니까지. 고양이처럼 침착하고 고요한 할머니들은 홀로, 때로는 함께 골목에 모여 계시곤 했다.

한 동네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면 어떤 느낌일까.

아득할 것  같지만, 언젠가 할머니가 된다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아직 많지 않은 나이지만, 문득 어린 친구들을 볼때면, 조금이라도 더 살아온 삶에 대해 말해주고 싶을때가 있다.

동시에 나도 동네 할머님들과 친해져서 조언도 듣고 싶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때가 있다.

 

50년 가까이 문방구를 운영하시던 할머니는 발렌타이 데이에 초콜릿을 사러 갔다가 그런 건 없으니 대신 연양갱은 어떻겠느냐는 주인 어르신의 진지함과 당당함에 혼자 웃은 일이 있다.

p22 인천 창영동 / 오래된 건물들이 주는 아늑함, 안병진님 글 중에서

  나는 내가 만난 길고양이들이 순간을 충실히 살며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머무는 동안 만큼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후회 없이 사시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떠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상실이자 터전을 허망한 순간 같지만 나는 그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기록하며 그림으로 남긴다.

-서울 상수동/사람과 이야기, 고양이가 있는 풍경 - 박상은님 글 중에서

 

 나이를 먹는 것이 꼭 서글픈 일만은 아닌 것 같다. 그리운 순간들이 많아진다는 건 추억 부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말이다.

p41 경기 수원/엄마와 추억이 깃든 행궁동 뒷골목-전명원

 

각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일상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이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동네로

 동시에 지금 나의동네에도 애틋한 감정을 심어주는 듯 하다.    

 보듬이는 두 손으로 보듬어 안는 찻그릇으로, 마음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때면 난 보듬이를 꺼낸다.

보듬이가 이름처럼 내 마음을 보듬어주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기댈 수도 없고 오로지 나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시간을 보듬어준다.

나만의 차 명상법이다.

양손으로 머그잔을 감싸고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잠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어느 순간 나에게 다가온 외롭고 힘든 시간들을 잘 다독여야만 다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나에게 차를 마시는 시간은 고스란히 위안과 위로가 된다.

P73 나를 보듬어주는 차 한 잔의 온기/티 큐레이터 이슬기님 글 중에서

    

출근 전 15분의 여유를 가지고, 찻잔을 보듬으며, 마음을 보듬는 시간은 오늘 하루를 감사하며, 버티는 힘을 준다.

그런 마음이 통하듯 이 글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7월호 샘터에서는 내 안의 여러 가지 마음을 발견하는 것이 좋았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특별함, 차를 보듬는 시간, 꾸준히 즐기는 취미가 독서인 요가강사 겸 프리랜서 아나운서 서현진님의 글까지.

이 외에도 지구 별  우체통, 반려 식물 처방, 브랜드 스토리 읽을 때마다, 와닿는 글들이 많이 소개 되었다.

필리핀에서는 아이들이 7번째 생일에 큰 의미를 둔다고 한다.

집안에서 부모님의 사랑만 받다가 유치원이라는 첫 사회생활에 놓인 아이들은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있다.

아이들에게 힘든 유치원 생활을 들을때면, 안쓰럽다가도, 스스로 이겨내는 모습이 대견할때가 있다.

내가 느끼는 일상의 특별함이, 다른 누군가도 느끼는 감정이란 것이  좋았다.

그리고 마치 여러가지처럼 뻗은 마음을 하나씩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짧은 글 속에서 좋은 문장들을 발견 할 때 마다, 좋아하는 보라색 펜으로 밑줄을 긋고, 천천히 읽고, 또 읽어 내려갔다.

이번 7월 샘터에서는 커피한잔의 가격으로 그 이상의 특별함 삶들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남겨진 것들...
버려진 집들에서 내가 어릴 적에 형들하고 쪼그려 앚아 먹었던 양은 밥상을 발견하면 반가웠고, 버려진 다림질 방망이를 보면 그걸 가지고 동네 아이들과 전쟁놀이를 했던 생각이 났다. 버려진 성냥갑을 보면 다섯 살 때 불장난하다 집 한쪽을 태워 먹었던 기억이 났다.
그렇게 공간과 마주하고 있으면 거짓말처럼 그 공간들이, 때로는 남아있는 사물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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