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난 가족. 그러나 그 상태로 모여 앉은 이들.통증은 그들을 지옥 속에 살게 만들었지만 그로 인해 외면할 수도 없는 게 아닐까.매일 아침은 찾아오고 저녁이 되어도 밝은 빛이 가득한 세상이지만 그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각각의 어둠이 있다. 세상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굴러가지 않는다. 숨은 턱 끝에 자주 차오르고 간신히 공기를 머금은 채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르는 아주 작은 먼지같은 빛을 기다린다. 각자의 내면에 가라앉은 것을 번갈아 읽으며 그들의 고통을 느낀다. 따끔거리고 차가운 가시가 책 위로 삐죽삐죽 돋아나온 느낌이었다. 밝은 조명 아래서 읽고 있는데도 블랙홀같은 곳으로 빨려들어갔다. 서로에게 향했다가 끝내 스스로를 찔러버린 가시를 이제는 서로가 잘라내줄 수 있기를 바라며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