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해서 쓴 편지
박소예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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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당혹스러운 순간들이 있다. 나는 유독 그럴 때 대처를 못하는 편이다. 대처를 잘하는 법은 대체 어디서 배워야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배운다고 해도 써먹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 순간 내 머리는 파업을 선언한 채 멈춰버리고 심장소리는 온몸에 울려퍼진다. 나는 바보같이 눈물만 흘리는 게 전부였다.
그런 경험에 대해 아주 가끔 일기장에 쓸 때도 있었지만 지극히 감정적이기 짝이 없는 그 글들은 나조차도 다시 보기 버거웠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이렇게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분하게 쓰여진 편지들은 저자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기 쉬웠고 그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따끔하게 적혀있다. 공감을 자연스럽게 불러오는 글이었다. 더 좋았던건 화를 나게 했던 이들에게만 편지를 쓴 게 아니라 감사한 사람, 미안한 사람에게도 쓴 편지가 담겨있다는 거였다. 하루만에 읽어버린 책은 나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2021년이 얼마남지 않은 시기에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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