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딕슨 카에 열광하게 만든 작품.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는 인간의 기억이나 인식이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에서 출발한다. 이웃집 청년과의 사랑에 빠져있지만 전 남편의 끈질긴 구애에 시달리던 와중에 살인 사건을 목격한 아름다운 여성 이브. 그녀는 전남편과 한밤중에 한 방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기 꺼려하여 종국에는 용의자로까지 몰리게 되는데, 유일한 그녀의 증인이 되어줄 전남편마저 의식불명이 된 상태이다. 그러나 그녀의 편이 되어주는 냉철한 지성! 킨로즈 박사가 나타나 사건을 파헤쳐 나간다. 결국 그녀가 처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데... 과연 그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열쇠는 바로 하나. 그녀의 기억.
하나의 사건. 그리고 얼마 후 일어나는 그와 똑같은 사건. 목이 잘린 남자는 그리 흔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우리는 병렬적으로 전개되는 두 사건에서 똑같은 형태로 목이 잘려나가 뎅겅대는 남자를 만날 수 있다. 제목인 '사라진 시간'은 첫번째 사건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깡그리 잊어버린 주인공의 시간들을 말하고 있다. 그가 자신을 찾아나가면서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는 첫장면의 충격을 점점 커다란 의문으로 키워나간다. 사건으로 인해 말을 못하게 되는 이 남자에게 왠지 모를 호의가 싹터 그의 편이 되는 순간 마침내 터지는 큰거 한방... ^^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격하게 흘러가는 사건의 흐름에 몸을 맡겨보시길. 반전은 기본.사족 : 성공했다면 어땠을까?
그녀를 찾아라~! 그날, 아내와 싸우고 집을 뛰쳐나온 그날, 즐거운 저녁 한때를 같이 보낸 그녀를 찾는 것만이 용의를 받고 있는 이 남자가 살 길이다. 단순한 설정으로 보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치밀한 구성이 필요한 플롯이다. 많은 목격자가 있지만 원하는 증거는 찾을 수 없고, 그 어딘가에 숨어 있을 헛점이나 거짓말을 찾아야만 한다. 이 소설은 숨가쁘게 달리고 있다. 곤경에 처한 남자의 사형집행일을 향해, 그리고 환상 속의 여인을 찾기 위해. 반전이 있다는 것은 아무도 믿지 말라는 이야기. 점점 다가오는 사형집행일과 함께 속타는 용의자와 그 친구들의 마음이 되어 읽어보기를. 손의 땀 닦으실 준비 하시고. ^^
나선형 계단은 발조심을 해야한다. 걸핏하면 굴러떨어지기 일쑤이니까. 자. 먼저 이 저택의 평면을 잘 이해해야 한다.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나는지는 트럼프실과 베란다 사이에 있는 나선계단에 그 함정이 숨어있으니까. 물론 그게 다는 아니지만. (2층과 3층의 평면도도 있었으면 좀더 친절했을텐데...) 나이먹은 아줌마가 바라보는 청춘남녀 두쌍의 이야기도 그 시각이 재미있다.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범죄의 동기는 거의 두가지로 좁혀진다. 돈과 사랑. 정말 명언이 아닌가~!팬더추리걸작시리즈를 보려면 아무래도 그림과 어투를 적절히 수준에 맞게 변환해서 읽는 기술이 필요한 것 같다. 어린이용으로 번역되어 나온 책이라 아쉬움이 더욱 크지만 이렇게라도 보기 어려운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을 고맙게 여긴다.(영어를 마스터하기 전에는 이거라도 감지덕지아닌가... ㅡㅡ;;) 하지만 역시 어린 시절 즐겨 읽던 팬더시리즈를 다시 접하는 기쁨 역시 절대 놓칠 수 없지.
토미와 터펜스. 귀여운 부부가 그야말로 좌충우돌, 이리 쿵 저리 쿵... 탐정놀이로 보일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사건은 다들 해결이 된다. 참으로 감탄스러운 사실은, 그들 사이의 미묘한 암호나 메시지를 서로가 너무나 잘 알아듣고, 적절한 행동을 취한다는 것이다. 정말 쿵짝이 잘 맞는달까. ^^ 그들의 취미는 탐정소설 모으기 및 탐독. 그리고 따라하기. 그래서 그들 둘만의 암호는 어떤 상황에서건 서로에게 제대로 전달이 된다. 탐정소설의 데이터베이스화라고도 불러도 될만큼, 그들의 탐정플레이는 수많은 소설 속 탐정들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든 굴러간다. 두 사람의 재기발랄함과 행복함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소설이다. 읽고 나면 왠지 웃음이 머금어지고 우리의 토미와 터펜스가 대견해지는 느낌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다른 일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