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의 비밀
루스 렌들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출근하면서 지하철 안에서 루스 랜들의 <유니스의 비밀>이란 책을 읽었다. 문맹인 한 여인이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기가 하녀로 있는 주인집 가족을 몰살 시키는 얘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남 얘기같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난 문맹은 아니지만 요즘 세상에 문맹과 같은 처지의 컴맹이기 때문에... 게다가 하루에 10시간 이상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사는 컴퓨터 그래픽 업계에 종사한단 말이다! 초기의 나는 프로그램 하나도 제대로 못 까는 일자무식 아니,일컴무식이었는데 2년이상 컴퓨터를 만지면서 이제 어느 정도는 할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막히는게 부지기수고 다른 사람의 손을 빌어야 할때가 많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듯이(그리고 여자는 컴퓨터에 무지하다는 일반인들의 편견을 더 공고히 해 주기가 싫어서) 물어보지 않는다. 게다가 물어보더라도 괜히 '이것도 못 하느냐,너도 참 용하다.그러면서 어떻게 살았냐'는 둥의 비아냥을 참고 들어주기 힘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내가 바로 유니스인 것이다. 고로,나도 살의를 느낀다. 유니스도 글자없는 세상에서 평화롭고 안정되게 살아왔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신의 우월을 과시하고 싶어서 그녀에게 열등감을 심어주려고 했다. 비웃고..조롱하고..가르치려하고... 글자든 컴퓨터든 뭐든 잘 하는 사람들이여! 제발 유니스를 귀찮게 하지 말라. 문맹 혹은,컴맹의 깊은 평화를 자신의 우월에 대한 양식으로 삼지 말며 부디 착하게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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