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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사회 -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평점 :
공정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공정을 외친다는 것은 불공정 사회 속에 살아간다는 것을 말한다. 결핍과 부재 속에서 우리는 공정을 외친다. 욕구가 만약 충족되고 풍요로운 상태라면 그것을 외치지 않을 것이고 자유와 평등이 보장된 사회라면 자유와 평등을 외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누군가가, 언제, 어디에서, 공정을 말한다는 것은 공정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공정을 이야기하는 사회. 왜 이런 징후가 나타난 것일까.
이미 정의롭고 평등하고 자유로움을 보장받고 있다고 당연하게 여긴다고 그게 반드시 당연한 사실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유와 평등를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로 인정하기는 하지만 현실에서 자유와 평등이 당연하게 사실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결국 공정은 정의의 실현을 방해하는 요소를 전제하기에 허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불공정사회는 자유와 평등 그리고 정의가 민주 주의의 기본 가치라는 사실에서 출발하며 책은 이런 정의를 어떻게 실현할까가 아닌 부정적 자유처럼 정의를 제한하고 침해하는 사회적 조건에 대해 말한다. 민주주의 이념속에 우리사회가 정의롭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작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은 공정을 가장많이 말하지만 하는 일마다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는것인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 왜 이 정권은 유리한 정치적 자원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통합에 실패한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과 질문 또한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단으로 갈라지고 사회 분열이 일어나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공정을 이야기하는지, 이런 현실의 요구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우리는 좌우의 구별을 떠나 우리 정치 집단에 오래 뿌리 박힌 오랜 병폐를 병폐로 인식하지 못한 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왔지만 사실은 당연한지 아니면 부조리한 건지를 모른 채 살아온 것이다. 이제 불공정 사회병리적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극복해 좌우의 대결이 아닌 공정사회 실현이 필요할 때인 것이다.
책은 불공정사회에서 제기되는 정의에 관한 9가지 질문으로 구성되어있다. 첫째, 합법적인 것은 반드시 정당한가. 둘째, 능력은 불평등을 정당화하는가. 셋째, 뛰어난 사람은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가, 넷째, 내 것은 정말 나의 것인가. 다섯째, 부는 집중되어야 생산적인가, 여섯째, 경쟁은 효과적인 분배 방식인가. 일곱째, 연대는 언제 연고주의로 변질하는가, 여덟째, 정의는 이념 갈등에 중립적인가, 아홉째, 신뢰는 더는 사회적 덕성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9개의 질문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도 당연시 생각하는게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고 사회 곳곳에서 불공정의 위험 징후가 표출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 능력주의는 오히려 부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공고화하는 현상을 보이는가하면,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승자독식의 학벌주의에 물음표를 붙여야 하고 저신뢰사회로 현재사회를 규정할 때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국민 상호간의 신뢰는 구축이 될 수 있을까.
갈수록 세계화, 다양화 되는 사회와 그 가치 속에 여전히 특정 집단이 사회적 가치를 지배하고 독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내가 분배받은 소득 또한 사회적 협동의 산물로 내가 번 돈 중에 남은 걸 절약하면 미래에 투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정만 무작정 외칠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원인을 찾고 부정적아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비판적인 의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을 보는 내내 현재 우리 사회가 어떤지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게 사실은 당연하지 않았고 될대로 되겠지가 아니라
제대로 하도록 외치고, 꼬집고,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것을. 현 상황을 인정하고 제대로 보고 어떤 한 주장에 휘둘리기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각자 도생이 아닌, 신뢰할 수 있고 힘이 되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