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행복 톤 텔레헨의 어른을 위한 철학 동화
톤 텔레헨 지음, 김고둥 그림, 유동익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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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아이란 단어는 언제나 나의 관심을 끈다.
철학도 마찬가지지만 동시에 거리감도 느끼는데
철학 ‘동화’라고 해서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일로 읽어야 하는 책이 많아지니 읽는 재미가 덜하고
가벼운 책이어야 그나마 손이 가는지라 더 그랬다.

저자 톤 텔레헨은 네덜란드의 국민작가로 한다.
의사로 일하면서 시인으로 활동하다 동화작가로 전향했다고.
<고슴도치의 행복>은 네덜란드에서만 10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는 그의 철학 동화 시리즈 중 하나로
관계, 자존감, 외로움, 번아웃 등에 관한 고민으로 잠 못 드는 어른아이들에게
톤 텔레한이 내린 마음 처방전이다.

시리즈의 주인공은 귀뚜라미, 코끼리, 다람쥐 등 다양한데
첫번째 주인공은 고슴도치다.
다른 동물들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는
자신의 가시가 탐탁지 않지만
자신을 고슴도치답게 만드는 가시야말로 그의 정체성.
따라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전개될 것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난 도대체 뭐지…’ 싶을 때 보면 작은 위로가 되어줄 것이고
자신에 관한 충분한 사색,
두 번 다시 쓰지 않을 물건 버리기,
함께할 동료 구하기 등과 같이
자아정체성을 파악하는데 유효할 구체적 방안도 구할 수 있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실천을 하느냐 마느냐지.

61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잠과의 싸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모든 일이 내 맘처럼 되지 않을 때 상기하면 좋을 것 같다.

주어진 현실을 수용해야 하지만
방식과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항해서 싸울 수 있다고 언젠가 개미는 말한 적이 있었다. 잠하고도 싸울 수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싸우더라도 항상 승리하는 것은 잠이었다. 그래서 고슴도치는 어느 따뜻한 여름날 저녁에 집 앞에 앉아 잠이 들었다.”-p.152

이미 물은 엎어졌다. 방치한 채 한탄만 할 것인지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인지는 나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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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가짜 정의에 열광하는가
김태형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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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그동안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태극기 부대와 서북지법 사태를 일으킨 2030 폭도들을 조금은 납득.. 아니, 조금은 진심으로 연민하게 되었다.

비합리를 넘어 비상식적으로 보였던 그들의 신념과 행보는
한마디로 생존불안 때문이었다.

오늘날 한국의 노인 세대는
해방 이후 좌우 정파 대결과 한국전쟁,
연이은 독재 정권의 탄압과 학살을 모두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느 편에 서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처절하게 체득했기 때문에
극우 세력, 군대, 국가폭력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지 않는한
이들은 보수 이념으로부터 해방될 수 없다.
태극기부대 알바를 하시는 분들은 조금 다른 얘기지만
생계를 위한 선택임을 고려하면 생존불안과 직결된다.

청년 세대는 말할 것도 없다.
돈 되는 능력만 인정받는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성장해 극한 경쟁과 생존불안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력감과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청년들은 개혁하려는 의지는 없고, 개인 간 경쟁이 공정하기만 바랄 뿐이다.
이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가치, 개인주의의 필연적 결과다. 생존불안이 공동체보다 자기 자신을 우선시하게 만든 것이다.

오늘날 보수와 진보의 싸움은 개인주의 대 우리주의의 싸움이라 볼 수 있다. 건국 이념인 ‘홍익인간’, 곧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가치에서 출발한 한국인은 공동체를 중시하는 ‘우리성’을 지닌 민족이고. 그렇다면 그 핵심 가치인 정의로움을 바탕으로, 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희망차게 마무리짓고 싶지만
개인주의와 생존불안은 심화될뿐이니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책 전반에서 찰떡 예시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속 장면을 차용해 이해를 돕는 데 효과적이었다. 딱 하나가 걸렸는데 247페이지, ‘기본소득 때문에 일을 안 한다’는 자본가 계급, 지배층의 논리이자 편견이라는 대목이다. 그런가? 근로소득이 없어야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노동을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 실례들이 존재한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라든지, 정교한 반박이 보완되었다면 더할나위 없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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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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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탄생의 순간부터 인류의 출현과 진화까지 총망라한 과학 교양서 #거의모든것의역사_빌브라이슨
이 책, 정말 읽어볼 만하다! #강력추천

우주가 생긴 지 137억 7천만 년 됐다고 추정한다니까
그 장구한 세월의 역사를 약 500페이지 분량에 담은 건데
확신의 문과인 나도 이해가 비교적 쉬웠다.
심지어 사진 자료 하나 없는데 말이다.

참고로 과학 교양서의 고전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도 쉽다는 평이 많지만 난 이해 안 되는 부분들이 몇 문단씩 있어서 통째로 넘기다 이렇게 읽는 건 의미가 없겠다 싶어 8장에서 하차한 바 있다. 이 책이 <코스모스>보단 훨씬 넓고 얕아서 상대적으로 쉬운 걸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빌 브라이슨의 글이 조금 더 쉽고 위트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으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정말 많다. 일례로, 빅뱅이라 일컫는 우주 탄생의 순간 벌어진 일들을 상세히 알게 됐다. 격동하던 최초의 1초 동안에 물리학을 지배하는 중력과 다른 모든 힘이 생겼으며 1분도 지나지 않아서 우주의 지름이 수천 조 킬러미터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온도가 100억 도에 이를 정도로 뜨거워짐에 따라 핵반응을 통해 원소들이 만들어졌고, 최초의 3분 동안에 우주에 존재하거나 존재하게 될 모든 물질의 98퍼센트가 생성됐다는 사실 등 말이다.

우주뿐 아니라 모든 생명과 인체의 신비도 새삼 경이로웠다. 자기 복제를 못하는 단백질을 복제하는 데 DNA가 필요하다. 단백질은 DNA 없인 존재할 수 없고, DNA는 단백질이 존재의 이유인 것이다.

📚 “모든 것이 다른 모든 것을 필요로 한다면 그렇게 다양한 종류의 분자들의 공동체는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었을가? 마치 부엌의 모든 음식 재료가 스스로 합쳐진 후에 스스로 구워져서 케이크가 만들어지느 것과 같은 일이다. 더욱이 케이크가 더 필요해지면 스스로 나누어져 더 많은 케이크가 생긴다.”-p.342

👩‍💻워낙 신기하니 과학책을 읽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창조주의 존재를 재고해 보았다.

남세균이라는 존재도 처음 접했다. 청녹색 조류가 녹조의 주요 원인인 줄만 알았지, 바닷물의 수소를 먹이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그 과정에서 부산물로 산소를 만들어내 지구상에 충분한 산소를 제공함으로써 생명체가 진화할 수 있게 한 존재였을 줄이야.

최신 연구결과까지 모두 반영한 책이라 우리에게 익숙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나 네안데르탈인 외에 새롭게 발견됐다는 고대 인류 얘기도 나오는데 그게 한둘이 아니더라. 근데 완전히 새로운 인간종이라면서 구체적으로 기존의 고대 인류와 무엇이 다른지는 알려주지 않아 좀 아쉬웠다. 어쨌거나 안타깝게도 진화론 연구는 딱히 진척이 없는데 배워야 할 건 엄청 많아질 것 같다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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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시 2026 - 소음 속에서 정보를 걸러 내는 해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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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적대적인 국가들로부터 국가의 존속을 지키는 데 급급하다 보니, 시민 개개인의 행복을 챙기는 선진국 같은 행정을 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중략) 따라서 시민 개개인은 한국이 각자도생의 사회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다른 사람들의 달콤한 말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p,29

👩‍💻대한민국은 정책이 아무리 오락가락해도, 정보 비대칭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아무리 심화돼도 여전히’ 부동산은 배신하지 않는다’란 명제가 유효한 곳이다. 내집마련, 재테크, 노후와 떼려야뗄 수 없는 이슈인만큼 공부가 될 것 같아 읽게 된 책인데 나처럼 지역별 부동산 호재와 악재를 알려주기를, 일종의 투자 지침서를 바라는 독자의 성에는 차지 않을 것이다. 제목부터가 <한국 도시 2026>인데 부동산 정보를 기대한 나도 문제가 있다, 허참!

하지만 제대로 읽기만 한다면 향후 선거 전후로 쏟아질 건축 관련 공약들 중 실현가능한 것을 골라내는 눈이 생길 수도?! 나의 경우, 5호선 김포 연장에 대한 기대를 접었는데 과연...?

이 책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전국의 동향을 인구, 산업, 교통 등의 분야별로 살펴보고, 2부에서는 3대 메가시티와 6개 소권별을 최신 데이터와 저자의 현장 분석으로 살펴보면서 각 지역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맨 뒤에 ‘지명 찾아보기’를 넣어 관심지역 정보만 골라볼 수 있게 구성한 점이 좋았다. 덕분에 다음과 같은 자문자답도 신속히 할 수 있었고.
2026 지방선거 때도 김포 서울편입설이 다시 뜰까? (아마) 5호선 김포 연장은 과연 실현될까? (아니) 이 동네에는 희망이..?(없어 이사 준비해) ....

한국 도시는 앞으로 매년 연말에 시리즈로 출간될 예정이라는데 업데이트할 내용이 그리 많을까..?
세상이 좀 느리게 변했으면 좋겠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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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교실 밖 경제학 - 경제 교과서를 뒤집는 7가지 질문 생각하는 돌 27
서재민 지음 / 돌베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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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선 안 가르쳐주는 ‘진짜’ 경제 이야기 (by. 현직 중학교 사회 교사)

이 책을 읽기 전까진 공리주의하면 트롤리 딜레마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원칙만 두리뭉술하게 떠올랐었는데 의미가 좀 선명해졌다.

📚 ‘공리’라고 하면 여러분이 공공의 이익이라고 잘못 이해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공리는 개인의 업적에 따른 이익이라는 의미입니다. 공리주의는 어떤 행위의 옳고 그름이 약간의 이익과 행복, 쾌락을 늘리는 데 얼마나 이바지하는가 하는 유용성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았어요. 유용성은 나에게 얼마나 이득이 되는가를 말하며, 이게 바로 ‘가성비’예요. 그래서 좀 더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공리주의가 아닌 ‘효용주의’로 번역하자는 학자들도 있어요.”-p.20~21

👩‍💻 어떠한가? 오해하기 쉬운 공리의 뜻부터 이렇듯 쉽게 풀어주니 좋지 않은가.

저자에 따르면 경제 교과서는 호모 이코노미쿠스 (무한한 욕구를 가지며 모든 상황에 합리적 선택을 하려는 인간상), 공리주의, 자본주의, 경제학이라는 네 개의 기둥으로 쌓아올린 성이고 이 책은 그 성벽 곳곳의 빈틈과 성벽 너머 가려졌던 세상을 보려는 시도라고 한다. 즉 경제 교과서에선 다루지 않지만 사회와 경제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경제 이야기를 10대의 눈높이에 맞춰 쓴 경제 교양서인 것.

교과 내용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알고 아이 스스로 사고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길 바란다면 살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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