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 정철의 신작 <인생을 건너는 한 문장>. 글밥도 적고 쉬이 읽혀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책일 수 있겠으나 내겐 가만히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많은 책이었다. 특히 좋은 어른이 꿈이었는데 ‘어른’으로 조정했다는 저자의 말을 보며 꿈을 찾은 순간이 기억난다. 나잇값 하며 어른으로 살기. 녹록진 않지만 마음만 먹으면 매일 한 겹씩은 이룰 수 있는 꿈이다. 이 책과 함께하면 조금은 쉬워질 수 있겠고. 플래그를 붙인 부분 중 일부를 공유한다.‘소설을 뒤에서부터 읽는 사람은 없다’란 문장도 있었는데… 16기 영숙때문에 감동 바삭, 웃음벨 됐음…밤하늘 별 하나가 사라지면 아무도 모르지만, 군부대 총 하나가 사라지면 온 세상이 다 안다.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알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 많은 펜과 그 많은 마이크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p.76파도의 미덕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이고, 파도의 부덕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쉬었다 가도 된다. 나도 바다 끝에 가 봤는데 거기 모래와 바위뿐이더라.-p.77고민을 털어놓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그건 답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 말을 하고 싶은 거다. 고민을 듣는 나는 애서 답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 답은 그 사람 스스로 실토한다.-.p.109갈치와 문장은 토막 내야 먹기 좋다. 문장이 길면 먹기 불편하다. 어찌어찌 먹는다 해도 체하기 쉽다. 맛도 없다. 내가 쓴 문장이 갈치를 닮았다 싶으면 과감하게 도마 위에 올리고 칼을 들어라.p.167너무 막연한 질문이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오늘도 하나뿐인 내가 한 번뿐인 인생을 산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하고 싶은 짓을 하며 살아야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려거든 조금만 기다려라. 인간 복제 기술이 성공하면 그때 두 번째 나에게 그 일을 시켜라. 지금 나는 나 하나뿐이다.-p.216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도 칭찬이지만 오뚝이를 병들게 하는 것도 칭찬이다. 불굴의 의지 같은 말로 오뚝이를 추어올리지 마라. 칭찬이 질문을 막는다. 왜 넘어졌는지. 왜 일어나야 하는지. 관성이 인생을 어디로 데려가는지.-p.250욕망을 좇아 정신없이 달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욕망은 앞 글자가 바뀐다.허망으로. -p.322성장을 향하여 꾸준히 달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은 뒷 글자가 바뀐다. 성공으로 -p.323
움베르토 에코가 극찬했고, 아가사 크리스티를 뛰어넘었다고 평가받는단 역사 추리소설 시리즈. 배움보단 유희로 책을 가까이 했고, 가장 선호하는 장르로 단연 미스터리 추리물을 꼽는 내 눈에 밟힐 수밖에 없지. 게다가 각 캐릭터가 살아있고 프로파일러의 원형을 보는 것 같다는 @csu2700 님의 호평까지. 넘 궁금했지만 20권이 넘다보니 선뜻 시작하기 어려웠는데 결국 ㅋㅋㅋ 이젠 멈출 수 없다. 20권 다 읽게 생겼다ㅋㅋㅋㅋㅋ 영국 역사에 배경지식이 없어서 어려울까봐 걱정했는데 기우였고 온갖 트릭이 난무하는 현대 배경의 추리물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휴머니티 미스터리’란 표현이 와닿는달까.무엇보다 작가의 필력에 반해버렸다. 시체를 발견한 순간도 ‘그는 이렇게 그는 에르미나 위고냉을 찾았으나 곧 다시 잃고 말았다’라고 표현한다. 찾았으나 다시 잃고 말았다…크으~ 대결 장면에서도 ‘매번 막아냈다’ 같은 상투적 표현 대신 ‘왼손잡이가 아무리 칼을 휘두르며 사방에서 공격해 들어가도 그곳에는 이미 젊은이의 검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등장인물과 해당 장면을 더욱 멋지게 그려낸다. 막판에 ‘출생의 비밀’이 너무 드라마틱해 좀 아쉽긴 한데... ‘영광스러운 사생아들’이란 생각도 좀 걸리긴 했고… 그래도 전체적으론 재미있게 읽었다. 얼른 다음 이야기 봐야지.아이들에겐 삶의 권리가 있다. 그러나 어른들은 실수로, 어리석음으로, 때로는 죄악으로, 너무도 간단히 그것을 빼앗고 짓밟는다.-p.211~212“그녀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죠?” 영원한 질문, 영원히 대답이 있을 수 없는 질문이었다. 어째서 무고한 사람이 고통을 겪어야 한단 말인가?-p.345
전부 내 얘긴데 어떻게 안 읽어…읽기도 금방 읽었다. 내 생각 정리가 오래 걸렸지.📚 “일 잘하는 사람들은 우선순위를 판단하고쓸데없는 일에는 시간과 노력을 쏟지 않는다.”<원씽>을 작년 말에 읽었다. 올 2월을 목표로 세웠던 ‘원씽’ 을 아직도 달성하지 못했다. 거진 1년이 지났는데ㅡㅡ내 인생 그 어느 때보다 열심인데 안 되네? 이 경기에 선방하는 거란 말도 정신승리용으로나 효과있지, 애석하게도 진정 와닿진 않는데 이번에 돌아보니 본질에 충실한답시고 최우선순위를 뒷전에 둬서 이도저도 안 됐고 온갖 불안과 스트레스를 달고 산 것 같다.상기한 문제상황을 자초하는 나의 고지식함과 완벽함에 대한 집착을 직시해봐도 역시 작년에 정한 그 ‘원씽’을 위해 전력질주하는 게 맞고.점검은 끝났다. 앞으로 명심할 것은?📚 일의 가치는 질과 속도가 결정한다!필요한 업무의 품질을 유지하되 최대한 신속하게 결과내기!!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단 기한 내에 확실히 매듭 짓기!!!
그 사람의 취향에 맞는 탁상형 달력을 선물해보자.생각지 못한 선물은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놀라움을 선사한다.더욱이 취향에 맞는 선물은 그 세심함에 감동을 느낄뿐 아니라 친밀감도 높인다.하지만 상대방이 부담을 느끼면 곤란하고,금방 소진되는 물품도 좋지 않은 법.탁상형 달력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할뿐 아니라 일년내내 지척에서 선물한 사람을 떠올리게 하니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선물하기 제격이다.10년 전,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반나절이나 모네의 수련 연작만 바라보고 있던 내게이 달력이 그렇듯이 말이다.아이러니하게도 선물한 이가 내 취향을 고려한 건 아니지만2024년도 다 갔단 생각에 조금 침체될 무렵기분을 끌어 올려주었으니 그야말로 시의적절한 선물이었다.모네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담아낸 달력은 많지만스케줄 체크리스트란을 더한 차별점도 마음에 들고.덕분에 2025년의 사계절은 모네와 함께한다.그의 작품처럼 있는 그대로 빛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다가올 새해에 소소하게나마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준비해 보시길:)
지금도 다시보기하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 <영화당>으로 처음 안 김중혁 작가님. 이동진 평론가에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영화에도 해박하고 줏대도 확실한 그가 영화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길에 쓴 글이다. 읽길 잘했다. 각별히 애정하는 신형철 작가님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 떠올랐기 때문. 딱 하나 있는 아쉬운 점도 그 책과 동일하다. 무엇인지는 글 말미에.이 책에 실린 77편의 글은 영화를 보며 쓴 메모에서 출발했다. 어두운 영화관에서 눈을 스크린에서 떼지 않은 상태로 한 메모면 분명 휘갈겨 썼을 텐데 어떻게 알아보지? 이동진 평론가도 그런다던데 알고보니 비기가 있었다. ‘와콤 뱀부 폴리오’라는 디지털 기기로 모든 글씨가 동영상처럼 저장돼 리플레이하면 어떤 글씨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빠르게 써도 되고, 바로 패드로 옮길 수도 있단다. 오~ 이 편한 세상.5~6페이지 남짓한 글 한 편을 쓰는 과정을 서두에 상세히 소개했으니 그의 글을 특히 애정했거나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참고해도 좋을 듯. 아쉬운 점은 내가 오롯이 소화할 수 없는 책이란 데 있다. 김중혁 작가 안의 뭔가를 건드려 글을 쓰고 싶게 만든 영화 77편 중 내가 본 영화가 열다섯 편에 불과해 완독할 수 없었다. 나도 영화 꽤 봤는데 당황스럽. 에잇. 걍 집에서 영화나 한편 보고 뒹굴거리고 싶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도 보고싶은데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