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속삭임 - 제2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보름달문고 93
하신하 지음, 안경미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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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은 다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SF동화다. 제2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인데 SF란 사실이 왠지 반갑지 않았다. 어린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데 우주만큼 좋은 소재도 없을 텐데 마음 한 켠에 피어오른 이 씁쓸함은 무엇때문일까. 심사평에서 약간의 실마리를 찾았다.

“최근 한국아동문학장에서 가장 뜨거운 문학 장르는 SF다. 한 사회가 기존의 논리로는 설명 불가능한 지점에 도달하거나, 기존 논리로 도무지 돌파할 수 없는 어떤 벽에 부딪혔을 때 SF장르가 소환된다.”-아동문학평론가 유영진 님 심사평 중에서

#스포주의
조카나 가르치는 학생들과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작품은 <달로 가는 길>이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감정 기능까지 탑재해 슬픔의 눈물까지 흘리는 휴머노이드 진이 달의 뒷면에서 폐기처리되는 이야기…마침내 모든 것이 고요해지는 순간까지 유기동물들의 안락사와 겹쳐보였다.

구형 로봇인 진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질 수도 없자 폐기처리해버린 인간은 반려동물을 파양하거나 유기하는 무책임한 인간들과 같았다. 버려지는 마당에 죽을 때까지 기억하겠다는 약속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많은 사람이 이 작품을 통해 생명과 책임감의 무게를 깨닫기를. 단순히 귀엽단 이유로, 자신의 외로움 때문에 충동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함부로 내다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더 이상 너를 책임질 수도 돌볼 수도 없어. 엄마와 아빠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거든. (중략) 네가 할 수 있는 건 우리와 놀고 이 야기하고 사랑을 나누는 거야. 넌 충분히 네 할 일을 했어. 백 살이 넘은 사람은 반드시 인증된 도우미 로봇과 함께 외출해야 해. 넌 도움이 인증이 거부됐어.”-p.82

"아빠, 이제 지구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요.”-p.142

"나는 영원보다 지금을 함께 견뎌 줄 사람이 필요해요."-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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