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1열> 시즌3는 그가 살렸다고 볼 정도로 발군의 진행자라 여기는 봉태규 배우. 자연스러운 진행은 뛰어난 공감능력과 경청하는 자세 덕분이니 인격과도 무관하지 않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으로서 가정에 충실한 모습부터 사진작가인 아내를 하시시 박 작가님이라 부르며 존중하는 모습까지, 내 기준에 꽤 괜찮은 어른의 일면을 갖춘 그였기에 읽어보기로 한 책이다.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한 사람의 아들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살아가는 인간 봉태규의 이야기는 스물네 살 청년 김용균 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한 이후의 일로 시작된다. 그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다른 노동자들이 당신의 아들처럼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해달라고 오늘도 외치고 있단 사실을 전한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담론일 수 있음을 알고 연대해야 다 함께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고,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그리고는 자신이 선택한 적 없는 가족이 남겨준 어린 날의 상처와 이를 치유하기 위한 자신의 노력을 털어놓는데… 누구보다 원망했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야…본인이 아빠가 되고 나서야 이해하게 된다는 치트키를 여러 번 쓴 바람에 베갯잇을 흠뻑 적셨다.자신이 선택한 가족에게는 상처를 주고 싶지도 않고, 사랑받는 가족구성원이 되고도 싶은 봉태규의 노력은 계속된다. 행복하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을…그래도 헛되진 않을 거다. 서른을 훌쩍 넘긴 봉태규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통해 가장 무섭고 올바른 훈육을 경험하게 되었듯이.마지막으로 '괜찮은 어른'이란 뭘까?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에 책임을 다하면서 스스로도 지킬 줄 아는 사람?솔직히 나의 현재는 내가 생각하는 '괜찮은 어른'에 미치지 못한다.당신이 어떤 정의를 내리든 그에 부합하는 삶을 살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