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작가정신이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만남을 통해 한국 문학의 근원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시리즈 '소설, 잇다'의 두 번째 작품.이번에는 1946년에 발표한 소설 <도정>으로 호평받았으나 남편인 시인 임화의 그늘에 가려지고 월북 이력까지 더해져 오랜 시간 잊힌 지하련 작가와 2015년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시작으로 다양한 수상경력을 보유한 임솔아 작가가 만났다. 솔직히 별 생각 없이 읽었다간 수록된 단편들의 진가를 파악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다행히 이 시리즈가 친절하다. 작가소개도 간단한 이력이나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작가가 근대 문학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재창조했는지까지 에세이 한 편으로 상세히 알려준다. 여기에 문학평론가의 해설(심지어 본편보다 더 매력적)까지 더했으니 이보다 더 친절할 수 있을까.외로움을 아는 사람이라면인간의 가장 진실한 표정이 궁금하다면한국문학을 사랑한다면 무엇보다 박혜진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궁금하다면일독해보시길 (개인적으론 시리즈의 첫 책 #우리는천천히오래오래 가 더 좋았다)체향초 : 고향에 머물며 겪은 일을 간단하게 묘사한 글부박하다 : (형) 천박하고 경솔하다.사랑 없는 이념은 공허하고 이념 없는 사랑은 부박하다. 쉽게 공허해지고 그보다 쉽게 부박해지는 것이 인간의 삶일진대, 사랑이 동반된 이념을 실천하고 이념을 잊지 않은 채 사랑하기 위해 지하련은 우리에게 "가장 독립한 인간"이 될 것을 요청한다. 그에게 가장 독립한 인간이란 스스로가 허락하지 않으면 결코 타협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사랑에 있어서도, 사람에 있어서도.-박혜진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