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작가님의 최신작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지민의 쌍둥이 언니, 영희 역을 멋지게 소화한 배우 정은혜 님.기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국 드라마 최초의 다운증후군 배우'로 관심을 모았던 그녀는 극중에서 빼어난 그림 실력을 보여준 바 있는데 실제로 배우이기 이전에 현역 화가다.그런 정은혜 님의 조금은 특별한 성장기를 그림으로 담았다는 이 책의 저자는 뜻밖에도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엄마 장차현실 님.정은혜의 엄마이기 이전에 만화가였던 그녀가 그리던 미래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딸은 없었다. 딸의 장애는 그녀를 오랫동안 힘들게 했지만 마침내 털고 일어난 장차현실 님은 앞으로의 계획을 수정했다. 그리곤 사랑스러운 은혜와 때로는 세상을 사랑하고 때로는 세상과 싸우며 살아온 34년을 한 권의 에세이로 세상에 내놓았다.이상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아니, 나 스스로도 내가 좀 희한한가 싶었는데 난 가정의 소중함을 잘 알면서도 내 아이를 낳고 싶단 생각을 한 적은 30대 중반까지 맹세코 단 한번도 없었다. 한 생명을 잘 키워낼 자신도 없었지만 솔직하게 내면을 직시하면... 지독히 많은 겁이 더 문제였다. 출산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그 고귀한 일을 내 사전에서 철저히 지웠었다. 그랬던 내가 조카를 보면서 달라졌으니... 이제는 내가 원한다고 해서 쉽게 이룰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이제 출산이란 것은 나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더 위험한 일이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남얘기가 아닐 수 있단 생각에 더 많은 상념에 빠졌지만 이제 걱정 대출은 그만 받기로 한다. 이러쿵저러쿵해도 난 장차현실님과 정은혜 모녀처럼 끝내 잘 헤쳐나갈 사람이니까.조금 다르다는 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기대하며 내일도 씩씩하게 살아야겠다. 아자아자!!!#도서협찬 #한겨레출판